범 내려온다 악한 기운 내쫓는다
신수유물 소개전 '바다를 건너간 조선 호랑이' 부산박물관 6월 12일까지
- 내용
호랑이해 임인년을 맞이한 지 어느덧 3달째가 되고 있다. 봄바람이 살랑거리기 시작하지만 코로나로 인해 움츠러든 마음을 펼치는 게 쉽지 않다. 악한 기운을 내쫓는 호랑이의 용맹함을 감상하며 다시금 힘차게 기지개 펴보길 바란다.
△대일 교역을 위해 제작한 그림으로 추정되는 `새끼를 등에 태운 호랑이'.부산박물관은 호랑이해를 맞아 신수유물 소개전 `바다를 건너간 조선 호랑이'를 2층 부산관 내 미술실에서 오는 6월 12일까지 개최한다. 이번 전시에는 미공개 `조선 호랑이' 그림 3점이 출품됐다. 조선 후기 일본으로 수출하기 위해 제작한 그림 2점과 화가 김준근의 그림 1점이다.
호랑이는 예로부터 공포의 대상인 동시에 용맹함을 상징하는 신령한 동물로 숭상돼 왔다. 사람들은 호랑이가 액운을 물리친다고 믿어 그림이나 공예품의 소재로 애용했다. 호랑이 그림에는 장수를 뜻하는 소나무나 번영을 의미하는 대나무를 함께 그려 가정의 안녕과 행복을 빌었다. 새끼를 지킬 때 가장 사나워지는 모습을 반영해 집안에 악한 기운이 범접하지 못하도록 새끼를 돌보는 호랑이 그림을 간직하기도 했다.
18세기 이후 `조선(朝鮮)'과 화가의 자호(字號)가 적힌 호랑이 그림이 다수 발견되면서 `조선 호랑이'가 세계 곳곳에 전해졌음을 알 수 있다. 특히 일본에는 야생 호랑이가 서식하지 않아 조선에서 제작한 호랑이 그림이 영험한 힘을 가진다고 믿고 선호했다. 조선시대 대일교섭 창구 `왜관'이 위치한 부산은 일본에서 조선 그림에 대한 수요가 늘어나자 `대일교역용 회화' 제작의 큰 축을 담당했다.
이번 전시에서는 19세기 후반 다양한 풍속화를 그려 부산과 원산 등 개항장에서 외국인에게 판매한 기산(箕山) 김준근(金俊根)의 호랑이 그림을 만나볼 수 있다. 높게 자란 대나무와 꼬리를 쳐들고 산에서 나오는 호랑이 모습을 수묵으로 표현했다. 유사한 화풍의 `대나무와 호랑이' 작품 1점과 새끼 호랑이를 등에 태운 어미 호랑이가 소나무 앞을 지나가는 모습을 그린 작품도 감상할 수 있다.
전시는 오전 9시~오후 6시 관람 가능하며 매주 월요일은 휴관이다. 부산박물관 홈페이지(museum.busan.go.kr/busan) 참고.
※ 문의:051-610-7111
- 작성자
- 강아랑
- 작성일자
- 2022-03-15
- 자료출처
- 부산이라좋다
- 제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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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이라좋다 제202205호
- 첨부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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