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을 예술로 … 전복과 키치, 팝아트 거장 앤디 워홀 부산 오다
‘앤디 워홀 라이브전’ 25일부터 내년 3월20일까지 부산시립미술관서
'마오쩌둥'·'비너스'·'자화상' 등 400여 점 선보이는 대규모 전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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팝 아트 거장 앤디 워홀의 작품을 만날 수 있는 '앤디 워홀 라이브전'이 부산을 찾는다. 부산시립미술관과 부산일보가 부산일보 창간 70주년 기념으로 기획한 이번 전시는 부산시립미술관에서 25일 개막, 내년 3월 30일까지 이어진다.
부산 전시에는 미국 피츠버그 앤디 워홀 미술관 소장작품이 대거 선보인다. 국내 최초로 공개되는 작품을 비롯해 워홀의 시대별 다양한 작품들과 삶의 흔적들을 총 망라하는 대규모 전시다. 일상을 예술의 영역으로 끌어오고, 기존의 가치관을 뒤집고 변용한 그의 예술적 지향을 입체적으로 느낄 수 있는 자리다.
앤디 워홀 작 '마릴린'(왼쪽)과 '마오쩌둥'.앤디 워홀의 유년시절을 보여주는 사진은 물론이고 특유의 자화상 사진들부터 상업 디자이너로 활동한 뉴욕 시절의 드로잉, 캠벨수프 시리즈를 포함한 팝 아티스트로서의 명성을 얻기 시작한 1960∼70년대 실크스크린 작품, 마릴린 먼로, 마오쩌둥, 마이클 잭슨, 무하마드 알리, 믹 재거 등 유명 인사들의 초상화 40여 점, 워홀이 제작한 영화, 타임캡슐이라는 일생의 기록물 190여 점까지 시각예술 전반에 걸쳐 혁명적인 변화를 주도한 그의 작품 약 400여 점을 만날 수 있다.
앤디 워홀은 "나는 신비로운 존재로 남기를 바란다"고 자주 말했다. 이 말은 아티스트로서의 지향을 보여주는 내면의 고백이다. 1928년 미국 펜실베니아주 피츠버그에서 체코슬로바키아 이민 노동자 가정에서 태어나 1945년 피츠버그의 카네기 공고대학에 입학, 시각디자인을 전공했다. 1949년 졸업 후 뉴욕으로 건너가 '글래머' '하퍼스 바자'같은 패션 잡지의 일러스트레이터로 일했다. 1955년부터 1958년까지 '뉴욕 타임즈'에 아이 밀러 구두회사의 광고를 매주 제작, 게재하는 등 능력을 인정받았다.
워홀은 상업미술가로 활동하면서도 꾸준히 개인전을 열고 작가로서의 행보를 이어갔다. 1952년 '트루먼 카포티의 글에 기초한 15개의 드로잉', 1956년 '황금 슬리퍼'전, 1961년 백화점 쇼윈도에 만화와 신문광고 이미지를 이용한 회화작품 5점을 전시했다. 1962년에는 사진에 기초한 실크스크린 기법을 개발해 LA에서 '32개의 캠벨 수프 캔'전을 열면서 그의 작품세계를 관통하는 키워드, 즉 대량생산 상품과 실크스크린 판화라는 자신만의 기법을 가진 팝 아티스트로의 이력을 시작했다.
이후 그는 더욱 독자적인 행보를 걷는다. 1964년'팩토리'라는 작업실을 열어 공장에서 물건을 생산하듯 조수들을 이용해 작품을 대량생산하기 시작한다. 또한 이곳에서 실험적인 영화를 제작하기도 하고, 그가 매니저를 맡은 록밴드 벨렛 언더그라운드가 연주하기도 했다.
그는 당대 대중의 생활을 가장 잘 반영하는 대상을 작품의 주제로 삼았다. "나는 그저 일상적인 것들을 좋아한다. 그것들을 그릴 때, 나는 특별하게 그리려고 하지 않고 지극히 평범한 것으로 그리려 할 뿐이다"라는 그의 말은 일상성 속에서 비범한 예술적 성취를 이룩한 그의 예술가적 본능을 보여준다. 수프, 비누같은 상품, 엘비스 프레슬리나 엘리자베스 테일러같은 스타의 사진을 미술작품으로 재탄생시켰다. 그는 사회문제에도 민감하게 반응했는데, 뉴욕 박람회 기간에는 '열세 명의 지명수배자'를, 마릴린 먼로가 자살했을 때는 '마릴린 먼로', 케네디 암살 사건 이후에는 '재키'를 만들었다. 일련의 작품들은 부와 명성, 풍요의 이면을 이루는 죽음에 대한 워홀의 관심을 반영한 것이다.
앤디 워홀은 대중문화와 일상생활의 어휘를 미술에 끌어들인 팝 아트로 자기 세대와 소통하고 당대를 반영한 작가다. 그는 독특한 성격과 스타일로 현대인의 욕망과 가능성을 정직하게 끌어내 보여줬다. 워홀의 작업은 회화와 판화, 예술작품과 상품의 경계를 무효화시켰다. 그는 작품과 생활로, 고급예술과 저급한 대중문화, 상류사회와 전위예술가를 융합시켰고 이들 각각을 이전과 다른 눈으로 보게 만들었다. 기존의 체제에 대한 전복과 새로운 미술과 인식의 탄생은 앤디 워홀의 작품을 여전히 빛나게 하는 지점이다. 자화상 2점, 캠밸 수프, '비너스' 등 총 4점은 한국에서 최초 공개된 작품이다.
▶'앤디 워홀 라이브전' 11월 25일∼2016년 3월 20일 부산시립미술관. 기간 중 매주 월요일 휴무. 관람시간 오전 10시∼오후 8시. 입장 마감 오후 7시. 관람료 성인 1만2천원, 청소년(만13∼18세) 1만원, 어린이(만7∼12세) 7천원. 만65세 이상 어르신과 장애인 국가유공자 등은 5천원. 공식 홈페이지 www.art-mon.co.kr
- 작성자
- 김영주
- 작성일자
- 2015-11-25
- 자료출처
- 부산이라좋다
- 제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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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이라좋다 제1706호
- 첨부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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