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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내믹 부산 제1673호 문화관광

현대미술 거장 이우환, 시립미술관에 전용관

10일 '이우환 공간' 개관… 회화·설치 작품 20여점 상설전시
전시관도 단순명료한 점·선 화풍 반영한 '작품'

내용

세계 미술계가 주목하고 일본, 유럽에까지 정평이 나 있는 미술거장 이우환의 작품세계를 부산에서 일상처럼 만나볼 수 있게 됐다. 부산광역시와 부산시립미술관(관장 조일상)은 오는 10일 시립미술관 부지 별관에 '이우환 공간(Space Lee Ufan)'을 개관한다.

이우환 작가가 '이우환 공간'에 전시될 작품을 마무리하고 있다(왼쪽). 부산시립미술관 내 '이우환 공간'이 오는 10일 개관해 시민들에게 공개된다.

'이우환 공간'은 부산시립미술관과 벡스코 제2전시장(신관) 사이, 해운대신도시와 광안대교를 잇는 고가도로 앞에 들어섰다. 이 작가는 당초 부산시가 추천한 부산시민공원 내 미술관 자리를 굳이 물리고 고가도로가 지나가고 공중화장실로 쓰이던 거친 곳에 문화의 생명력을 불어넣어 '작지만, 힘이 있는 작업실'이 되길 원했다.

상업적 느낌이 나는 일반 갤러리와 차별화하기 위해 이름도 이우환 갤러리에서 '이우환 공간'으로 바꾸었다. 전시장 기본설계에서부터 건물 높이 조정, 내부벽체 이동, 마감자재 결정뿐 아니라 작품 한 점 한 점을 설치하는 섬세한 작업까지 직접 진행했다.

'이우환 공간'은 부산시가 사업을 추진한 지 5년 만에 세상에 빛을 보게 돼 개관식 이후 시민에게 공개된다. 연면적 1천400.83㎡ 규모에 전시공간은 지상 1층과 2층이다. 1층은 '관계항' 등의 조각작품 중심으로, 2층은 '대화, 점으로부터, 선으로부터, 바람과 함께' 등 회화작품과 영상물을 전시한다. 앞뜰에 설치된 작품을 비롯, 이 화백의 1960년대 초기작부터 2015년 신작 등 총 20여 점을 볼 수 있다.

본 건물은 2010년 일본 나오시마 섬에 세계적인 건축가 안도 다다오의 설계로 지어진 '이우환 미술관'에 이은 세계에서 두 번째로 지어진 이우환 전시관이다. 외관은 검은색 유리벽과 콘크리트로 된 단순한 직육면체 모양이다. 작가가 추구해온 점·선의 미학 개념을 건축으로 표현한 또 하나의 미니멀한 작품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이우환은 한국의 살아있는 블루칩 화가다. 1936년 경남 함안에서 태어나 중학교 시절을 부산에서 보냈다. 서울대 미대를 중퇴하고 1956년 일본으로 건너가 철학을 공부하며 일본 전위 예술운동인 모노하(物派)의 이론과 실천을 이뤘다.

1970년을 전후해 한국화단에서 단색화를 추구하는 모노크롬 운동이 일었다면 일본에는 이우환을 필두로 모노파(派)가 형성됐다. 이 사조는 예술작품을 '만든다'라는 창조의 개념보다 있는 그대로의 자연 혹은 세계와 만나 작품과 교감하고 조응하기에 중점을 둔다. 2011년 뉴욕 구겐하임 미술관에서 열린 이우환 회고전과 지난해 베르사유 궁전이 초대한 대규모 조각 전시는 세계적으로 큰 주목을 받았다.

이우환 작품의 재료들은 유리와 철판, 돌, 강철, 목재 등이다. 전시장 1층 '관계항' 연작, 돌과 철판이 마주보거나 깨진 유리판 위에 돌덩이가 올라앉았다. 자연의 돌과 인간이 만든 철판이라는 이질적인 사물들을 만나게 해 둘 사이의 관계를 '조응'해 보거나 그 사이가 주는 공간의 여백 속에서 교감해 보라는 의미다.

듬성듬성해 보이는 붓 자국은 이우환의 창작세계에 매우 의미가 있다. 일필휘지한 붓작업으로 '점으로부터', '선으로부터', '바람과 함께' 시리즈가 탄생했다. 그림에서 반복되는 점들은 흰 빛의 여백 위에서 생명력으로 꿈틀댄다. 점들이 더욱 긴밀해지고 속도와 방향성을 얻으면서 선이 됐다. 이어 선은 진동과 자율성이 증폭되어 바람이 된다. 마침내 숨어있던 빈 공간에서 힘과 생명이 탄생한다.

이우환의 빠르고 단순한 붓놀림, 바위와 철판의 만남은 오래도록 자신만의 시간과 미학적 관념을 바친 오롯한 결과물이다. 그 농축된 사유의 세계가 오는 10일 이후 시민들과 만난다.

▶문의 부산시립미술관 744-2602

작성자
박성미
작성일자
2015-04-01
자료출처
부산이라좋다
제호

부산이라좋다 제1673호

첨부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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