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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내믹 부산 제1666호 문화관광

가구, 승효상이 디자인하고 꾼들이 만들다

건축가 '승효상 가구전' 가나아트부산 5일∼3월7일

내용

가나아트부산에서는 오는 5일부터 3월7일까지 부산 출신 건축가 승효상이 디자인한 가구전을 연다. '수도원'이라는 주제로 열리는 전시는 승효상의 건축연구소 이로재 창립 25주년 기념으로 마련됐다. 그가 추구하는 가구철학인 절제미가 극대화된 가구들로 구성됐다.

이번 전시는 그 동안 승효상의 건축에 녹아있던 가구와 철물, 소품들을 통해 그가 구축하고자 하는 건축의 원리와 가구를 통해 건축의 본질을 공유해 보는 전시다. 수도원장의 책상과 의자, 수도사들을 위한 식탁, 평신자들을 위한 장의자, 승방탁이 전시장을 채우고 있다. 수도원을 밝히는 조명등, 승방을 여는 문고리 등 오래 전에 디자인한 것들도 모았다. 전시된 가구들은 모두 목재로 제작됐다. 나무의 결과 향기 등 목재의 본질을 살린 가구들은 너무 소박해 마음을 내려놓고 한참 바라보게 한다.

건축가 승효상, 승효상 디자인·목공예가 박태홍 제작 '수도원장 저탁'.

승효상이 디자인한 가구, 조명, 철물, 소품들은 감천문화마을프로젝트 작업의 목공예가 박태홍, 뉴라이트 조명연구소의 조명가 윤병천, 전통 소목장의 대가 소목장 조화신, 쇳대박물관 관장이자 최가 철물점의 주인 최홍규 등 각 분야의 내로라하는 장인들이 제작하여 완성도를 더했다. 전시오픈 당일에는 이번 전시와 관련한 승효상 건축가의 강연 '스스로 추방된 자들을 위한 풍경'도 있을 예정이다.

건축가 승효상은 기질부터 부산사람임을 자처하는 '부산사람'이다. 그가 태어난 곳은 부산 서대신동. 어렸을 때 살던 집은 마당을 한가운데 두고 일곱 가구가 모여 사는 집이었다. 마당에서 바라본 풍경, 마당을 중심으로 벌어진 사건들에 대한 기억은 근원의 회귀와 같이 그로 하여금 마당 한가운데처럼 비워진 형태, 비움의 아름다움을 지향케 했는지 모를 일이다. 골목길 문화와 가진 것이 적어 나누고 살 수 밖에 없는 달동네를 좋아한다. 그런 연유로 금호달동네와 감천문화마을을 사랑한다. 그런 승효상이 디자인한 가구는 절제와 검박의 아름다움이 돋보이며, 채움보다는 비움, 높음보다는 낮음의 실천이 있다. 함께 나눌 수 있는 공간, 건축에서 공공적 가치를 키우는 것이 '빈자의 미학'의 핵심이고 그의 건축철학이다.

비우고 낮추는 건축을 지향했지만 소박한 건물만 짓지는 았았다. 거대한 파주 출판문화단지 프로젝트를 지휘하고, 중국 만리장성 주거단지 상징건물과 베이징 소호(SOHO)몰으 ㄹ설계하는가 하면 광주비엔날레 총감독을 맡기도 했다. 단연 아시아를 대표하는 건축의 거장이라 할 만하다.  

승효상은 15년간의 김수근 문하를 거쳐 1989년 건축연구소 이로재(履露齋)를 개설했다. 대표적인 건축물로는 '문화유산답사기'의 저자 유홍준의 자택인 '수졸당'이다. 이후 그의 평생의 건축 철학이 되는 '빈자의 미학'을 구현한 첫 작품이다. 빈자의 미학이란 가난한 사람의 미학이 아니라 가난할 줄 아는 사람의 미학이며 옛 종묘와 같이 '비움의 아름다움'이 있는 미학이다.

승 건축가는 김수근 문화상, 한국건축문화대상 등 여러 건축상을 수상하였으며 미국 건축가협회에서 명예상(Honorary Fellowship)을 수상하였다. 또한 건축가로서는 최초로 국립현대미술관에서 주관하는 '2002 올해의 작가'로 선정되어 '건축가 승효상전'을 가졌다. 2013년부터 서울시 총괄건축가로 임명돼 서울시에서 이뤄지는 모든 건축물에 대한 정책과 실행을 자문하고 있다.

이웃집, 주변환경과 조화를 이루는 건축을 지어야 한다는 철학을 지닌 그이기에 그 집으 ㄹ채우는 가구들, 집기는 또한 말할 것도 없이 소박해야 한다고 한다. 소재의 특성을 살리고 기능에 충실하면 장식적인 요소는 군더더기로 사라진다. 그의 가구들이 종국에 서과 면으로 남는 이유다. 불필요한 것들, 과장된 것들을 덜어낸 절제의 미학이 오롯이 남아 수도원에나 어울릴 법한 가구로 모은, '승효상 가구전'이다.

▶가나아트부산 744-2020

작성자
박성미
작성일자
2015-02-04
자료출처
부산이라좋다
제호

부산이라좋다 제1666호

첨부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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