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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내믹 부산 제1665호 문화관광

가볍게, 유쾌하게∼ 일상 살짝 비틀어 보기

‘라이프 이즈 코미디’전, 양재영 특별전 ‘십이간지 오디세이전’

내용

2000년대 들어 모방예술, 흉내내기 등이 새로운 문화 코드로 등장하면서 문화에 대한 감수성도 크게 변했다. 악의 없는 재담, 말장난, 익살을 통해 대중성과 경계가 없어진 예술은 이제 웃음과 유머를 인간적인 것으로, 인간적인 것을 예술적인 것으로 받아들이게 됐다. 최근 젊은 작가들이 보여주는 패기, 가벼움, 유치함, 익살스러움 등은 현실비판이자 현실참여의 또 다른 모습이기도 하다. 영웅의 모습을 까발리고 종이로 만든 인형에 집착하며 세상에 하나뿐인 문구를 고집하는 전시를 가볍게 즐겁게 둘러봤다.

'라이프 이즈 코미디'전
센텀시티 신세계갤러리 2월28일까지 

힘겨운 몸짓으로 바닥에 바짝 몸을 숙인 스파이더맨. 배는 불룩 나오고 슈트가 헤어져 발가락, 발뒤꿈치는 밖으로 다 삐져나왔다. 'LIFE IS A COMEDY'전이 열리고 있는 신세계 센텀시티 갤러리, 엄마 손을 잡고 전시장을 찾은 아이는 슈퍼히어로의 낯선 모습에 처음엔 웃다가 이내 왜 저러지 하는 표정으로 한참을 바라보고 섰다.

'LIFE IS A COMEDY'전(아이가 신기한듯 스파이더맨을 바라보고 있다).

다음달 24일까지 열리는 'LIFE IS A COMEDY'전은 젊은 작가들의 가벼운 웃음기로 새해를 맞아 그냥 한바탕 크게 웃으며 시작하자는 '웃기는' 전시다. 부산지역을 비롯한 전국 12명의 젊은 작가들이 회화, 조각, 드로잉, 영상, 설치 등 50여 점을 통해 저마다 '웃음'에 대한 비상한 미학을 펼쳐 보인다. 그동안 예술에서 직접 드러내지 않았던 유머, 위트, 풍자, 그로테스크 한 기법으로 일상의 의미들을 살짝 비틀어댔다.

왼쪽부터 박우성 작 '아이언맨', '스파이더맨', 손현욱 작 '배변의 기술'

전시작품명부터 예사롭지 않다. '나는 엄마에게 속았어요' '내가 니를 어찌 키웠는데', '술고래가 되어 보새', '배변의 기술', '잡초호신술비전-초식42', '스마일을 좋아하는 겁쟁이 헐크', '새 천년 생명 체조-핵폭발 시 대처 요령' 등. 한참 웃다보면 왠지 뒤끝이 아린다. 웃음 뒤에 가려진 풍자가 엿보이기 때문이다.

박우성, 유은석 작가는 인간 이상의 힘을 발휘할 것 같은 히어로의 인간적인 모습을 선보였다. 왜소한 체구에 배 나온 아이언맨, 작은 생쥐를 보고 겸연쩍 미소 짓는 헐크, 자기관리라곤 도무지 모르는 스파이더맨 등으로 실소를 머금게 한다. 김제민과 박용식, 손현욱, 조흰곰은 식물과 동물을 의인화하여 술 마시는 동물들, 헬스하며 몸 만드는 잡초를 만들어냈다. 의도적으로 웃음을 유도하려는 목적이 분명한 이 전시는 종내는 웃음에 대한 미학이 풍자와 조롱에 있음을 드러낸다.

약해 보이지만 약하지 않은 서민들의 참 모습과 경계와 간극 사이에서 생기는 허술함, 인간의 허영과 욕망들을 보여준다. 강하기만 할 것 같은 영웅들의 실체, 근엄함 속에 가려진 속물근성, 살아남기 위한 자의 엉뚱한 처세술이 오늘날 우리 삶을 되돌아보게 한다.

▶신세계갤러리 745-1508
 

양재영 특별전 '십이간지 오디세이전'
롯데 광복점 갤러리 2월26일까지

양재영 작 '브레맨의 음악대'.

2015년 주인공 '양'과 12동물이 자동차캐릭터로 탄생했다. 롯데백화점 광복점 갤러리가 2015년 양의 해를 맞아 '양재영 특별전 – 십이간지 오디세이'전을 연다.

페이퍼토이 작가 양재영이 재기 넘치는 상상력으로 '열두 마리' 동물로 만든 자동차 캐릭터는 어린이들을 모험 가득한 여행으로 이끈다. 양 작가의 손을 거쳐 쥐(鼠), 소(牛), 호랑이(虎), 토끼(兎), 용(龍), 뱀(蛇), 말(馬), 양(羊), 원숭이(猿), 닭(鷄), 개(狗), 돼지(猪) 등의 12간지 동물은자가용, 소방차, 택시, 엠뷸런스, 트레일러 등 다양하고 재미있는 자동차로 변신했다. 어릴 적 좋아하던 애니메이션 주인공인 아톰, 미키마우스, 브레맨의 음악대, 레오 등도 개성 넘치는 모습으로 전시장에 나왔다. 모두 종이로 만든 입체인형이다.

또한, 전시연계 미술프로그램으로 ART & PLAY 수업을 준비했다. '12간지 동물자동차 만들기'는 5~12세 어린이가 대상이며 문화센터 데스크에서 방문 접수를 받는다. 좋아하는 캐릭터를 직접 만들어 보는 재미와 더불어 내가 만들었다는 자부심도 생긴다. 평면적인 구조에서 입체적인 모형을 만들어내는 공작시간은 집중력과 창의력 향상에 아주 좋아 교육적인 효과도 쏠쏠하다.  

양재영의 페이퍼토이는 최근 일고 있는 키덜트문화의 한 모습이다. 키드(아이)와 어덜트(성인)를 합친 키덜트(kidult)는 재미(Fun), 유치함(childish), 판타지 등의 가치가 대중문화의 하나로 나타난 콘셉트이며 이를 즐기는 어른들을 칭한다. 영화, 소설, 패션, 애니메이션, 장난감 등 동심의 세계를 성인이 된 후에도 나만의 문화공간으로 가지고 싶은 마음이 만들어낸 문화다. 이 중 종이라는 재료는 약하고 파손되기 쉽다. 어린 시절의 좋아했던 만화 주인공들과 행복했던 기억들이 세월이 지나고 어른이 되면서 그때 가슴 속에 품었던 영웅들이 종이처럼 소멸 되어가고 변해가는 우리들의 마음을 순수시대로 남겨두고파 종이로 작품으로 만들기 시작했다고 작가는 말한다.

'양재영 특별전– 십이간지 오디세이'전은 어린아이들에게는 무한한 상상력과 호기심의 세계를 보여주며 어른들에게는 어릴 적 향수를 자극하는 부분이 있어 모두가 즐거워할 전시다.

▶롯데백화점 광복점 갤러리 678-2610

작성자
박성미
작성일자
2015-01-29
자료출처
부산이라좋다
제호

부산이라좋다 제1665호

첨부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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