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내용 바로가기

다이내믹 부산 제1663호 문화관광

부산문화 ‘쌈 싸먹는 이야기’ 왁자지껄∼

201회째 ‘쌈수다’ 8인 진행자로 변화··· 더 다양한 문화예술인 수다꾼으로 초대

내용

지난 6일 화요일 저녁 사람들이 한둘 들어오며 나누는 새해인사 겸 수다가 바로 열띤 이야기로 이어졌다. 201회 '쌈수다'가 시작됐다.

2015년 처음 열리는 쌈수다에는 부산축제조직위 사무처장 서영수 씨가 초대손님으로 왔다. '쌈수다' 분위기가 바뀐 탓일까. 부산축제에 대해 하고픈 말들이 많았던 걸까. 쌈에는 앉거나 서거나 하며 참가자들이 가득 들어찼다. 부산불꽃축제를 비롯, 부산의 축제에 대한 이야기는 불꽃 튀기는 이야기꽃으로 폈다.

부산의 예술인을 초청, 시민들과의 수다 장을 여는 문화카페 '쌈'은 도시철도 수영역 지하상가에 있다(사진은 올해 처음 연 201회 '쌈수다'. 이날 초대손님 (사)부산문화관광축제조직위원회 사무처장 서영수 씨).

부산지하철 수영역 지하상가의 끝자리에 있는 카페 같은 공간 '쌈'. 70㎡가량 그리 여유롭다 할 수 있는 공간은 아니다. 20명 가량 앉을 수 있는 탁자와 의자가 전부다. 마주한 벽에는 2주마다 무료로 전시되는 신진 작가들의 미술작품들이 반긴다. 이번 주는 경성대 텍스타일학과 학생들의 섬유디자인 작품들이 제 각각의 질감을 내뿜으며 벽면을 채우고 있다. 2010년부터 한 차례 빠지지 않고 매주 화요일 오후 7시30분 열리고 있는 '쌈수다'는 부산에서 10년 이상 활동하고 있는 30~40대 문화예술인을 재능기부로 한 명씩 초빙, 시민들과 수다를 떠는 행사다. 부산춤꾼 김옥련 씨를 시작으로 지금까지 200명 정도의 문화예술인이 쌈수다를 다녀갔다. 성악가·배우·국악인·무용가·화가·사진작가에서 감독·연출가·문화기획자들이 초대손님으로 왔다. 파워블로거·보이스컨설턴트·분장사 등 다양한 직업인도 시민들과 '수다'를 떨었다.

'쌈수다'의 성공은 5년간 빠짐없이 진행을 맡아온 전 부산예술대 김상화 교수의 역할이 컸다. 그의 부산문화계 폭넓은 교류와 뛰어난 섭외력으로 수다 떨 손님은 끊이지 않았다. 이야기가 진지해 지면 우스개 질문을 던지기도 하고 때론 날카로운 지적으로 화재를 끄집어내 수다를 이끌었다. 딴죽걸기, 끼어들기, 이쁜 여자초대 손님 띄워주기, 중구난방 등등. 이야기하다 보면 주제는 산으로 가기 일쑤지만 수다기에 마냥 즐겁다. 비공개 오프라인 원칙을 살려 사적이거나 황당한 이야기에서부터 때론 격앙된 목소리의 시사적인 사회 비판까지 질문과 대답의 경계가 없다. 때문에 한시간 반 수다시간은 늘 부족하다. 그러나 서둘러 결론 내기는 급한 일이 아니다. 모자란 이야기는 뒤풀이 술수다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문화예술인들과 술잔을 기울이며 나누는 진솔한 이야기가 재미있어 술수다 자리를 더 반겨 참석한다는 사람들도 더러 있다.

문화매개공간 '쌈'은 부산교통공사가 무상으로 제공한 공간이다. 예비사회적기업인 부산국제어린이영화제 문화예술사업단 VIKI가 비어있는 상가를 문화공간으로 활용하자며 오랜 시간 부산교통공사를 설득, 제공받았다. 인터넷 카페 회원들과 방문자들의 기부금으로 운영한다. '쌈'(Suyeong Station Art Mediate Space)은 전시공간을 필요로 하는 젊은 신진 작가를 위한 전시회와 문화예술 강좌, 문화행사를 기획·진행하는 문화카페다. 보통 때는 소액의 기부금을 내고 음료를 마시며 자유롭게 책을 열람하거나 쉬어가는 북카페로 365일 시민들에게 열려있다.

'쌈수다'는 부산에 숨은 재주꾼 발굴과 레퍼토리 획득을 가장 큰 성과로 여긴다. 200여 명을 수다자리에 앉혔으니 발굴이라면 발굴이다. 단순한 수다를 넘어 네트워크로 이어지기도 했다. 2010년 10월 쌈수다에는 연극배우 변지연씨가 참석했다. 뒤 이어진 술수다에서 우연히 "연극 해보면 안돼요?"라는 한 시민의 물음에 "하면 되지요."라는 대답이 오고갔고 이것이 시발이 되어 그해 12월 어린이부터 60대까지 다양한 사람들이 모인 '시민극단'이 탄생했다. 이듬해 5월 부산국제연극제 중 '10분 연극제'에 참가하여 화목상을 수상하고 정기공연을 하는 성과를 냈다.

쌈의 살림은 쌈의 장, 쌈장이 한다. 2대 쌈장을 맡고 있는 남혜련씨는 "쌈은 예술가와 예술가, 예술가와 시민 또 시민들 끼리를 이어주는 매개공간이다. 누구에게나 열려있는 문화쉼터이다. 어떤 모임도 대관이 가능하다. 모임장소가 필요한 분, 자발적 전시 기획을 하고픈 분은 언제나 환영한다"며 지하철 수영역을 지날 때 무시로 드르륵 문 열고 들어오시라 했다.  

200회를 마감하고 시즌2로 시작한 쌈수다는 김상화 씨가 1인 진행에서 한발 물러났다. 8명의 진행자가 돌아가며 사회를 맡는다. 진행자의 개성에 따라 '쌈수다'도 계속 탈바꿈할 예정이다. 한 주도 거르지 않고 이어져온 만남은 기록으로 묶어 세 권의 책으로 남았다. '문화매개공간 쌈에서 만난 부산예술가들 작은 공간 큰 이야기' 그 4번째 이야기가 오는 8일 출간된다.  

쌈은 '쌈수다'라는 고유의 문화레시피를 탄생시켰다. '쌈수다'에 함께하면 다양한 사람이 재료가 되고 다양한 문화가 쌈장이 되어 한 입 가득 부산문화를 그대로 쌈 싸먹는 버라이어티한 이야기 밥상이 차려진다. 문화 쉼터이고자 했던 쌈이 문화재창조 공간이 된 셈이다. 지난 5년의 두께로 빚어온 쌈의 문화적 가치는 숱한 레퍼토리를 만들며 부산에서 빼놓을 수 없는 문화공간이 됐다. 부산의 문화를 맘껏 수다 떠는 가운데 또 어떤 '쌈'이 나올지 내심 기대 되는 이유다.

작성자
박성미
작성일자
2015-01-15
자료출처
부산이라좋다
제호

부산이라좋다 제1663호

첨부파일
부산이라좋다의 모든 콘텐츠(기사)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이전글 다음글

페이지만족도

페이지만족도

이 페이지에서 제공하는 정보에 만족하십니까?

평균 : 0참여 : 0

댓글은 자유로운 의견 공유를 위한 장이므로 부산시에 대한 신고, 제안, 건의 등 답변이나 개선이 필요한 사항에 대해서는 부산민원 120 - 민원신청 을 이용해 주시고, 내용 입력시 주민등록번호, 연락처 등 개인정보가 노출되지 않도록 주의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상업광고, 저속한 표현, 정치적 내용, 개인정보 노출 등은 별도의 통보없이 삭제될 수 있습니다. 부산민원 120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