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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내믹 부산 제1652호 문화관광

금정산에 들어서니 가을이 농익고 있었다

쿨부산 나들이객 유혹하는 금정산 단풍 산책로

내용

금정산은 부산의 진산으로 부산시민들이 즐겨 찾는 친구 같은 산이다(사진은 범어사 경내에서 금정산 단풍모습).

부산의 가을을 처음으로 맞이하는 곳, 금정산. 금정산은 부산의 진산으로 부산시민들이 즐겨 찾는 친구 같은 산이다. 금정산은 고당봉, 상계봉, 백양산, 구덕산, 승학산 등으로 이어지다가 다대포와 몰운대를 거쳐서 대한 해협으로 빠져든다. 그 사이 사이에 원효봉, 의상봉, 대륙봉 등 많은 봉우리와 나비바위, 부채바위 등 기암괴석을 품고있다. 동쪽으로 금정구, 서쪽으로 북구, 남쪽으로 동래구, 북쪽으로 경남 양산시와 경계를 이루고 있다.
금정산은 광활한 산세만큼이나 등산로가 거미줄처럼 얽혀 있어 코스도 다양하다. 산행시간은 2시간부터 8시간 이상 소요되며 항상 사람들로 붐빈다.
지난 25일 금정산에 올랐다. 인적 드문 평일에 오르는 것도 즐거운 일이겠지만 단풍으로 물든 산길은 사람들로 붐벼야 제 맛일 것. 도시철도 범어사역을 빠져 나와 시내버스를 타고 범어사에 도착해 경내로 들어섰다. 토요일이라 사람들이 가득하지만 사찰 경내는 고요하고 적막했다. 몇 걸음 내딛자 붉은 빛으로 물들기 시작한 단풍이 옅은 미소를 던진다. 연녹색의 송림 사이로 오색 빛으로 조화를 이룬 각양각색의 나무들이 나들이객을 유혹하기 시작한다.
범어사계곡을 지난다. 다시 한 발짝 가을을 재촉하는 애잔한 가을의 향내를 풍기는 숲 속에 들어섰다. 주변에는 온통 계곡 물소리다. 시간에 따라 흘러가는 물소리 사이로 시간을 잃어버린 낙엽들이 상념들로 가득 차 있다. 상념을 담은 돌계단을 밟고 계곡을 오른다. 돌계단은 북문으로 나를 안내하고, 그 길을 무념무상인 상태로 따라 오른다. 비취 빛 하늘을 올려 보다 다시 시선을 땅으로 옮겨 본다. 지난여름 치열했던 삶을 보여주는 낙엽의 숨소리가 나를 금정산정 북문으로 인도한다.
북문 앞으로는 금정산의 고당봉으로 이어진다. 주위에 억새평원이 펼쳐져 온 산이 억새물결로 일렁인다. 고당봉이 올려다 보이는 성곽 중간 지점에 주저앉는다. 아침부터 설레며 준비한 간식거리를 내놓고 동행한 이들과 나눠 먹었다.
고당봉으로 오르기 시작한다. 금정산은 천구만별(千龜萬鼈)의 산이라 불린다. 고당봉을 중심으로 넓게 퍼져있는 바윗돌들이, 천 마리 거북과 만 마리 자라의 형상으로 자리하고 있다는 것이다. 흘러내리는 땀을 한 줌 떨쳐 내고 다시 힘을 내어 나무계단을 따라 올라간다. 정상이 가까워진다. 정상 부근에 이르자 암벽이 가로막는다. 암벽 속을 헤치고 묵묵히 길을 오른다.
오른쪽으로 북문과 금정산성이 한 눈에 들어온다. 왼쪽으로는 부산 시내가 드넓게 펼쳐진다. 고모당(姑母堂)을 지나 고당봉(801.5m)위에 선다. 바람소리가 거세어진다. 자연의 위용을 보여준다. 자연 앞에 인간이 작아짐을 느끼게 한다. 잠시 휘청거리는 몸을 세우고 아래를 내려다본다. 오른쪽으로 금정산의 주능선이 아스라이 펼쳐져 있고, 북문과 금정산성이 한 눈에 들어온다. 왼쪽으로 시선을 돌리자 산을 휘돌아 흐르는 낙동강과 김해의 산들이 병풍 두르듯 일렬로 늘어서 있다. 발아래 펼쳐진 숲들은 깊어가는 가을의 맨살을 보여준다.
고당봉 정상을 가득 채우고 있는 인파를 뒤로 하고 내려오는 길. 느린 걸음으로 걷는 사람들. 자연 앞에 겸손해진 모습을 발견한다. 다시 북문광장에서 원효봉으로 길을 오른다. 금정산 주능선이 길게 이어진다.
길을 따라 곳곳에 암벽들이 불쑥불쑥 솟아나 있고, 암릉을 벗어나 북문에서 올라오는 주능선에 서면 원효봉이 보인다.
금정산은 주능선을 경계로 동쪽 사면은 깎아지른 절벽이다. 기기묘묘한 바위 암벽들이 억새와 단풍으로 어우러지며 매혹적인 풍경을 연출한다. 원효봉을 지나 성곽을 따라 오르내리다 보면 의상봉이 나온다. 이를 지나면 금정산성 제4망루, 무명암이 보인다. 거대한 암벽 능선이 산세의 장엄함과 의연함을 그대로 보여준다.
원효봉을 넘어 안부에서 성터를 따라 가면 억새밭을 지나게 된다. 억새꽃이 역광을 받아 눈부시게 빛난다. 억새밭에 바람이 불면 하얀 포말이 공기 속으로 번져간다. 장관이다. 원효봉에서 의상봉, 나비암을 거쳐 동문까지 1시간이면 가능하다. 동문의 산행 마무리는 식물원이다. 식물원으로 내려와 가슴에 가득 담은 가을의 향기를 음미하며, 다시 일상으로 돌아왔다.
부산의 가을을 만나기 위해, 찾아갔던 금정산. 늘 새로운 가을을 선사해주는 금정산. 이 가을을 가족과 그리고 동료들과 즐기길 권하고 싶다.

작성자
글·임춘영/사진·문진우
작성일자
2014-10-29
자료출처
부산이라좋다
제호

부산이라좋다 제1652호

첨부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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