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심에서 즐기는 신비한 바다 탐험
국내 최초·최대 해양자연사 전문박물관… 온갖 종류 해양생물 25,000점 전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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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양도시 부산. 바다를 가까이 두고 살지만 사실 바다 속에 대해 아는 것은 많지 않다. 바다가 넓기 때문이기도 하고 물 속을 마음대로 들어갈 수 없기 때문이기도 하다. 하지만 부산에는 직접 바다 속으로 들어가지 않아도 바다를 속속들이 알 수 있는 박물관이 있다.
해양자연사 분야 전문박물관인 '부산해양자연사박물관'은 세계 100여개 나라의 희귀종·대형종, 한국 특산종 등 해양생물 2만5천여 점을 전시하고 있다.1994년 개관… 동래 금강공원 내 자리
해양자연사 분야 전문박물관인 '부산해양자연사박물관'은 미래 인류의 자산인 해양에 대한 올바른 인식을 드높이기 위해 지난 1994년 문을 열었다. 세계 100여개 나라의 희귀종·대형종, 한국 특산종 등 해양생물 2만5천여 점을 전시하고 있다. 국내 최초·최대 규모 해양자연사 분야 전문박물관이다. 또한 부산 어촌의 역사와 문화를 알리기 위해 2007년 부산어촌민속관(북구 화명동 소재)을 분관 형태로 개관했다.
박물관에는 상시근무 직원과 봉사활동을 하는 17명의 해설사들이 박물관을 찾는 관람객들이 박물관을 보다 알차게 둘러볼 수 있도록 안내한다. 해설시간은 주중 10시·11시·13시, 주말 10시·11시30분·13시30분·15시로 현장에서 접수하거나 전화로 미리 신청 할 수 있다.
부산해양자연사박물관은 동래 금강공원 안에 있다. 금강공원 입구에서 오른편으로 약 400m 거리에 자리한다. 가는 길에는 임진왜란 때 순국한 영령들을 모신 임진의총과 부산민속보존협회 건물이 있다. 부산민속보존협회 맞은편에 박물관이 조용하고 아담한 자태를 드러내고 있다.
개관한지 20년이 지났지만 직접 들어가 본 적은 오늘이 처음이다. 금강공원을 찾을 때마다 간판만 보고 그냥 지나쳤던 것이다. 한편으로는 '어디 나 같은 사람이 한 둘일까?' 하는 생각에 조금은 머쓱한 기분이 줄어들었다. 막상 박물관에 들어서니 많은 사람들이 관람을 하고 있었다.
어린이해양체험관 신설… 교육프로그램 다양
박물관은 1관과 2관으로 나눠져 있으며 각각 4층 건물이다. 웅성거리는 소리가 들리는 2관 2층 전시실로 발걸음을 옮겼다. 지난해 11월 새롭게 신설한 '어린이해양체험관' 전시실에는 어린이들이 해설가와 함께 재미있는 공부를 하고 있었다. '엉금엉금 용궁탐험대-별주부와 함께하는 용궁탐험' 프로그램이다. 전래동화 '별주부전'을 소재로 해양생물에 대해 흥미를 유발하고 어린이의 지적·정서적·사회적 발달을 돕도록 구성된 교육 프로그램이다.
"깊고 깊은 바다 속 용궁에 사는 용왕님이 이름 모를 병에 걸렸어요. 용왕님의 병을 낫게 해 줄 약은 어디에 있을까요? 별주부와 함께 신나는 용궁탐험을 떠나 볼까요?"
해설사의 목소리에 어린이들 눈을 반짝이며 귀를 기울이고 있었다. 어린이해양체험관은 어린이의 눈높이에 맞춰 토끼마을, 산호마을, 거북이마을, 용궁마을 등 다양한 체험을 할 수 있도록 전시·연출하고 있다.
부산해양자연사박물관은 '별주부와 함께하는 용궁탐험' 뿐만 아니라 어린이와 학생들을 위한 교육프로그램을 다양하게 운영하고 있다. 이날도 '창의 체험교육실'에서는 백조기 해부체험 교육이 한창이었다. 어린이들은 제 손바닥만한 백조기를 직접 해부하면서 물고기의 구조를 직접 눈으로 관찰하고 공부했다. 그 외에도 매주 주말이면 나이에 맞춘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들을 진행한다. 교육프로그램은 부산해양자연사박물관 홈페이지(sea.busan.go.kr)에서 신청 후 참가할 수 있다.
6m 가오리 비롯해 다양한 해양생물 전시
교육프로그램뿐만 아니라 부산해양자연사박물관은 볼거리가 넘쳐난다. 박물관 1관 2층은 기획전시를 진행하는 특별전시실과 영상과학실이 있다. 특별전시실에서는 해마다 7~8회 기획전시가 이어진다. 3월5일부터 4월13일까지는 전국의 회화작가들이 산과 강, 바다를 그린 그림을 전시하는 '산·강·바다 특별전'이 열린다.
영상과학실은 매주 토요일과 일요일 오후 2시 영상물을 상영한다. 토요일은 다큐멘터리, 일요일은 영화를 상영한다. 일요일 오전 10~11시에는 박물관의 대표 교육프로그램인 '일요해양자연사교실'을 진행한다.
3층은 산호류관과 한국산패류관, 가오리류관, 상어류관, 물새·극해수류관, 파충류관, 대형어류관, 두족·극피류관, 해양생물공예품관 등이 있다. 산호류관으로 들어서니 산호들이 화려한 자태를 뽐내며 줄지어 전시돼 있다. 우리가 흔히 식물이라고 생각하고 있는 산호가 촉수와 위장이 있는 동물이며 산호의 화려한 색은 갈충조라는 식물플랑크톤 때문이라는 친절한 설명이 눈에 들어온다.
대형어류관에서는 세상에서 가장 헤엄을 잘 치는 물고기인 돛새치를 볼 수 있다. 등지느러미가 돛처럼 생겨서 돛새치라는 이름이 붙었다고 한다. 가오리관에는 길이 6m, 몸무게 1.5t의 대형 가오리를 전시하고 있다. 제 키의 몇 배가 넘는 거대 가오리에 관람객들은 연신 탄성을 질렀다.
해양공예품관 나전칠기 작품 돋보여
피부에 가시가 있는 해양생물인 극피류관을 찾으면 바다의 무법자로 불리는 불가사리를 만나볼 수 있다. 불가사리는 UN 및 국제해양기구가 세계 100대 유해생물로 지정할 만큼 생태계를 파괴하는 생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모든 불가사리가 그런 것은 아니다. 몇몇 종의 불가사리들이 해양생물을 무자비하게 먹어치워 어민들에게 피해를 주지만 나머지 불가사리는 죽은 물고기의 사체를 먹어 바다를 청소하고 오염을 막아주는 순기능을 한다.
해양공예품관에서는 조개껍데기를 이용해 만든 나전칠기 작품들이 화려한 빛을 내고 있었다. 특히 오륙도 전경을 담은 나전칠기 작품은 크기와 섬세함이 돋보인다. 4층 열대생물탐구관에서는 우리나라에서는 흔히 볼 수 없는 살아있는 열대 파충류들을 볼 수 있다. 살아있는 동물들에 신이 난 아이들은 저마다 카메라로 사진을 찍느라 바쁘다.
부산 유일 화석전시관 인기 높아
제1관 관람을 끝내고 제2관으로 넘어가면 잠시 쉬어갈 수 있는 휴게실과 기념품 판매장이 1층에 들어서 있다. 2층은 패류관과 관상어류관, 갑각류관, 어린이해양체험관, 시각장애인관이 있다. 시각장애인관은 시각장애인들을 위해 직접 손으로 만지고 느낄 수 있도록 전시돼 있으며 전시물 설명 또한 점자로 적혀 있다.
패류관에는 전시품 중에서 가장 큰 조개의 이름을 묻는 퀴즈가 적혀있다. 패류관뿐만 아니라 각각의 전시관에는 관람객의 궁금증을 유발하는 퀴즈들이 곳곳에 있는데 전시물을 관람하며 퀴즈를 맞히는 재미도 쏠쏠하다.
3층은 어류관, 한국수계자연관, 산호류자원관으로 구성돼 있다. 어류관에는 전 세계 각 해역에 서식하고 있는 어류들을 분류해 체계적으로 전시하고 있다. 한국수계자연관에서는 우리나라 수계에 따른 수산생물자원들을 볼 수 있다. 물속 세상을 그대로 옮겨다 놓은 듯해서 마치 물 속에 들어와 있는 것 같다.
4층에 자리한 화석관은 박물관에서 꽤 인기가 좋은 전시관이다. 부산에서 화석을 볼 수 있는 유일한 곳이기 때문이다. 화석관에서는 지구의 역사를 공부할 수 있다.
5억년 전 고대생물의 흔적부터 공룡 멸종~인류 출현~고생대~중생대~신생대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화석들이 있다. 현재 지구상에서 가장 오래된 화석도 볼 수 있다. 영화에서만 보던 공룡이 살았던 시대가 무려 1억8천만년 전이라고 하니 5억년 전은 가히 상상도 할 수 없는 시대다.
박물관을 돌아 나오니 박물관 입구의 너른 마당에 전시물들이 눈에 들어온다. 물 위로 힘차게 뛰어오르는 범고래와 작은 바위만한 화석 그리고 고래를 잡는 포경포가 있다. 범고래는 귀여워 보이는 외모와 달리 바다를 지배하는 최고의 포식자로 일명 '킬러고래'라고도 한다. 돌고래과에서 가장 큰 범고래는 5.4t의 강력한 등 근육을 가지고 있어 해수면 위 6m까지 뛰어오를 수 있다고 한다. 다시 한 번 동물에 대한 경외심이 든다.
주말 가족나들이 장소로 제격
눈을 돌리자 포경포가 보인다. 고래를 잡을 때 작살을 발사할 수 있도록 만든 것이 바로 포경포다. 1960~70년대 우리나라도 고래잡이가 번성했었다. 주로 밍크고래와 같은 소형 고래들을 잡았다. 하지만 세계적으로 고래가 멸종 야생동물이 되고 1986년 우리나라가 국제포경위원회(IWC)에 가입하면서 고래잡이가 금지됐다.
화석은 경북 의성군에서 발굴된 스트로마톨라이트 화석이다. 스트로마톨라이트는 섬캄브리아기 화석으로 지구에 산소를 공급했던 미생물의 화석으로 지구 생명 탄생의 근원을 밝힐 수 있는 중요한 자원이라고 한다.
바다 속 세상이 궁금하다면 이번 주말 부산해양자연사박물관을 찾아가 보는 건 어떨까?
- 작성자
- 부산이야기 2014년 3월호
- 작성일자
- 2014-03-07
- 자료출처
- 부산이라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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