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영혼에 주목한다
갤러리 봄·갤러리 폼 신진작가 지원 프로그램
- 내용
갤러리 봄과 갤러리 폼. 혹시 오타가 아닐까 생각할 수도 있겠다. 아니다. 두 화랑은 완전히 다른 곳이다. 갤러리 봄은 부산진구 부암동에, 갤러리 폼은 해운대구 우동에 있다. 엇비슷한 음성기호가 통하였던 것인지, 지금 두 곳의 갤러리에서는 엇비슷한 성격의 전시회가 열리고 있다. 부산의 미래 화단을 짊어지고 갈 젊고 유능한 작가를 발굴해 소개하는 자리다.
갤러리 폼에서 전시하는 김다인 작품.갤러리 폼에서 마련한 ‘Emotional attitude’전은 신진작가 김다인, 백지연, 천아름의 감성적이고 감각적인 개성을 보여주는 전시다.
세 명 작가는 자신에 대한 물음과 사회적 관계성에 대한 고민에서부터 시작한다. 정체성의 불확실성과 다가 올 미래에 대한 불안감, 여러 가지 채널을 통해 세상과 소통해야만 하는 복잡 미묘한 감정적 상태를 작품으로 보여주고 있다.
김다인의 ‘머리’ 연작‘은 언뜻 보기에 삽화적인 산뜻함을 주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숨 막히는 머리싸움을 연상시킨다. 커다란 머리 뒤에 수없이 많이 붙어 있는 머리통은 우스꽝스럽고, 한 몸통에 여러 개의 머리들을 달고 있는 비정상적인 인간을 보여준다. 점잖고 우아한 행동 이면에 정치적이고 부도덕하며 비인간적인 모습을 감추고 살아가고 있는 동시대의 많은 인간들의 모습을 풍자적으로 표현했다.
백지연은 자신의 내면에 격정적으로 일고 있는 감정적 변화의 흔적을 즉흥적으로 드러낸다. 휘갈겨지듯 굵고 과감한 선들은 작가의 숨 막히고 격정적인 감정을 전달한다. 겹쳐진 선들의 얼굴 초상은 사회를 향한 외침을 극대화 시키고 있고, 직관적으로 그려 낸 선들은 인물의 심리적 격앙된 상태를 보여준다. 미완의 이미지처럼 느껴지는 실제와는 거리가 먼, 부리부리한 눈과 벌름거리는 코, 할 말을 못하게 닫혀버린 입을 가진 초상은 작가 자신의 모습인 동시에 외부세계를 보는 사회적 텍스트로 이해할 수 있다.
천아름은 붉은색 꽃망울처럼 보이는 화면을 가득 채운 붉은 점과 냉소적 의미의 상징성을 가지고 있는 검은색 까마귀의 극적인 색상 대비를 통해 작가와 사회에 놓인 냉소적인 관계를 보여준다.
화면 곳곳에 등장하는 까마귀는 작가를 바라보고 있는 사회적 시선이나 관계들의 냉소적 분위기를 표현한 소재로 등장한다.
세 명의 작가의 작품은 대가의 작품에서 찾아 볼 수 있는 세련되고 장식적인 요소는 다소 부족하지만 작가로써의 순수함, 감성적이며 정신적인 태도에 대한 강한 집중력을 보여주고 있어 앞으로의 작업에 기대를 갖게 한다.
갤러리 폼은 해운대구 우동 롯데갤러리움 1층에 있다. 전시기간 30일까지. (747-5301)
서양화가 정문식의 '영초길211번'.갤러리 봄(부산진구 부암동)은 신진작가 지원전 여섯 번째 전시로 서양화가 정문식 개인전을 오는 21일부터 연다.
갤러리 봄 신진작가 지원전은 부산지역 신진작가를 육성하기 위해 해당 년도 미술대학 졸업생 중 유망작가를 선정, 개인전을 열어주는 신진작가 육성 프로그램이다. 지난해부터 시작, 올해로 2년째 진행하고 있다.
이번에 초대된 정문식 작가는 지난 2월 동의대학교 미술대학을 졸업한 신진 작가. 그는 대학 재학 중인 2005년 ‘얼룩’전(효민갤러리)을 시작으로 십여 차례 그룹전에 참여하며 활동을 시작했다. 자연과 인간의 공존을 주제로 환상적인 색채와 화면 구성을 선보여 주목받았던 작가다.
‘워터 월드’라는 타이틀로 열리는 이번 지원전에는 자연과 인간이 공존하는 환상도시를 표현한 작품 10여 점을 선보인다. 도시와 물, 자연이 어우러져 빚어내는 몽환적인 분위기가 독특하다.
갤러리 봄은 도시철도 2호선 부암역 4번 출구 앞에 있다. 전시기간 오는 30일까지. (704-7704)
- 작성자
- 김영주
- 작성일자
- 2011-04-15
- 자료출처
- 부산이라좋다
- 제호
-
부산이라좋다 제1471호
- 첨부파일
-
- 부산이라좋다의 모든 콘텐츠(기사)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