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내용 바로가기

다이내믹 부산 문화관광

"아직도 부산시민의 사랑에 배고프다!"

올 정규시즌 우승 이끈 프로농구 부산KT 전창진감독

내용

솔직히, 첫 만남은 두려움이었습니다.

격렬한 항의, 거친 입담, 코트에서 보여주는 거침없는 전창진 감독의 모습이 그다지 친절할 것 같지는 않았기 때문입니다. 예상대로 다소 까칠했습니다. 게다가 광적인 야구사랑과 비교되는 농구에 대한 부산시민의 무관심에 당시 전 감독은 큰 섭섭함을 표시했습니다. “사직체육관에서 부산 관중 1만 명이 내지르는 함성을 들으며 경기를 해보고 싶다”는 바람과 함께…….
 

1년 2개월 여 만에 다시 만났습니다.

지난 인터뷰 때 감독의 속내도 살짝 엿본 터고, 특히 KT 소닉붐이 정규시즌 우승을 차지했으니 100%는 아니더라도 분위기는 꽤나 괜찮을 거라고 기대했습니다. 사실 부산KT의 이번 정규시즌 우승은 그 누구도 예상치 못한 일대 사건입니다. 불과 2년 전 시즌 꼴찌였던 팀이었으니 말입니다. 물론 전창진 감독 부임 첫 해인 지난해 이미 조짐은 있었습니다. 비록 4강 플레이오프를 통과하지는 못했지만 시즌 막바지까지 끈질긴 승부근성을 보이며 40승을 달성했고 정규리그 2위를 차지했었지요. 그래도 골찌팀이 2년 만에 정규리그를 우승하다니, 게다가 한 시즌 최다승(41승) 기록까지 세웠으니, 놀라운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전창진 감독이 결국 해 냈구나 싶었습니다. 게다가 최다승 기록을 작성하던 그 날, 부산 사직체육관에는 1만2천693명이 객석을 꽉 채워 한 경기 최다관중 기록도 갈아치웠습니다. 자, 이 쯤되면 천하의 전창진 감독이라도 부산, 부산시민에 대한 섭섭함을 털어내지 않았을까요?
 

예상은 완전히 빗나갔습니다.

"관중이 증가하고는 있지만 그래도 4백만 시민 치고는 많이 들어오는 건 아니죠! 야구에 비하면 형편없죠! 조금 서운한 부분도 있습니다.”

역시 명감독들은 통하는가 봅니다. 그 순간, 히딩크감독이 생각났습니다. “나는 아직 배고프다!”  

그러나 확실히 1년 전과는 다른 느낌이었습니다. 전창진 감독은 10여분 남짓, 짧은 인터뷰 시간 동안 부산 팬들에 대한 감사의 인사를 세 차례나 전했습니다.    

“이번시즌 우승을 원주에서 확정을 지었습니다. 홈팬들에게 우승의 맛을 못 보여드려 아쉬웠지요. 그래서인지 팬들도 그 기분을 만끽하기 위해 한 시즌 최다승 기록을 작성하는 날 많이 오셔서 참 고맙게 생각합니다. 선수들도 그런 분위기를 만들어준 부산 팬들에게 고맙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부산KT 소닉붐은 올 시즌 홈 경기에서 유난히 강한 면모를 보여준 것이 사실입니다. 그래서 야구만큼은 아니더라도 농구장을 찾는 고정 팬들이 꾸준히 늘고 있습니다. 전창진감독 부임 이후 완전히 달라진 팀 칼라가 관객들을 불러 모으고 있는 셈입니다.
 

전창진 감독도 동의했습니다.

“부산의 스타일이지요! 부산사람들이 와일드하고 거칠고 끈기 있지요. 그런 부분이 저희 팀과도 맞아 떨어지는데, 전력이 떨어진다해도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물고 늘어지는 근성, 그런 것들이 부산시민들의 스타일과 비슷하지 않은가 생각합니다.”

그게 바로 전창진 감독 본인 스타일 아니냐는 추임새성 질문에 바로 “제 스타일이지요!”라며 호응에 주었는데요. 이처럼 잘 맞는 궁합이니 누구도 예상 못한 우승에 최다승의 신화까지 쓰게 된 것이겠지요!

“여러 차례 우승을 해 봤지만 이번이 제일 값진 우승입니다. 아무도 예상 못한 일이었지요.  이전 우승 때는 가능성이 있는 팀들이었고. KT는 6위 정도로 겨우 턱걸이로 플레이오프에 올라갈 정도로 대부분 예상을 하셨을 겁니다. 그런데 정규리그 우승까지 했으니 이 기쁨은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일입니다. 지도자 입장에서 제일 큰 기쁨입니다.”
 

그렇습니다. 부산 KT는 분명 달랐습니다.

특출 난 스타플레이도 없고 올 시즌 또 유난히 선수공백도 많았습니다. 김영환 선수가 상무에 입대했고 조성민선수는 아시안게임 대표팀에 합류했습니다. 또 김도수선수는 오른 발등 부상, 송영진선수마저 왼 엄지 부상으로 경기를 치를 수 없었습니다. 그러나 KT 선수들은 강한 체력과 조직력으로 이른바 ‘벌떼농구’의 진수를 보이며 우승을 거머쥔 거지요. 역시 호랑이 전창진감독의 탁월한 지도력 덕분이라고 이야기할 수밖에 없는 대목입니다. 그러나 전창진감독은 우승 원동력을 선수들에게 돌렸습니다.

“작년에 선수들이 40승을 한 경험이 올 시즌에 힘이 됐습니다. 자신감이지요. 저 뿐만 아니라 모든 감독들이 훈련은 항상 계획한 대로 하고 있습니다. 다만 그걸 받아들이는 선수들 입장이 어떤 감정을 가지고 훈련을 하느냐가 중요합니다. 선수들이 훈련을 잘 받아들이고 따라하고 이겨내려고 한 것이 좋은 성과를 낸 힘이 됐습니다.”

그렇다면 선수들의 생각은 어떨까요?

시즌 MVP 박상오 선수 “훈련할 때 엄청난 집중력을 원하십니다. 한마디로 제대로 하라는 거지요!”

주장 조동현 선수 “감독님을 만나고 제 몸무게가 10kg이 빠졌습니다. 다이어트가 필요 없는 거지요. 훈련양은 상상을 초월합니다.”
 

역시나 그랬습니다.

상상을 초월하는 강도 높은 훈련에 단 한순간도 놓치지 않겠다는 강한 집중력, 거기다 헌신적인 팀워크까지. 전창진식 농구, 바로 그 힘이 부산KT가 이룬 신화창조의 원동력이 된 것입니다. 그리고 4강 플레이오프를 앞둔 훈련장에서 만난 감독과 선수들의 표정 그 어디에서도 정규시즌 우승의 감동은 찾아볼 수 없었습니다. 정말 독한 사람들이다 싶었습니다. ^^

초등학교 4학년 때 처음 농구를 알고부터 지금까지 다른 꿈은 꿔본 적이 없다는 농구마니아. 맡은 일에 최선을 다하고 자신을 믿어준 이들에게 좋은 결과를 보여주는 것이 꿈이라는 타고난 승부사. 좋은 선수들을 길러내고 그 선수들이 더 훌륭하게 자랄 수 있는 여건을 만들고 싶다는 천생 지도자. 하지만 경기장 밖에서는 모든 선수들이 따르고 존경하는 자상한 ‘형’.

어떠십니까? 어디선가 본 듯 하지 않습니까!

겉은 무뚝뚝하기 그지없지만 속은 한 없이 여린 부산 사나이, 바로 그것입니다.

누가 뭐래도 전창진은 우리시대 한국 프로농구를 대표하는 인물입니다. 그 최고의 감독과 한 시즌 최다승이라는 한국 프로농구 신기록을 세운 KT가 부산의 이름을 달고 뛰고 있습니다.  부산시민 여러분, 그 가슴 뿌듯함을 사직체육관에서 마음껏 맛보아야 하지 않겠습니까!

작성자
박영희
작성일자
2011-04-05
자료출처
부산이라좋다
제호

첨부파일
부산이라좋다의 모든 콘텐츠(기사)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이전글 다음글

페이지만족도

페이지만족도

이 페이지에서 제공하는 정보에 만족하십니까?

평균 : 0참여 : 0

댓글은 자유로운 의견 공유를 위한 장이므로 부산시에 대한 신고, 제안, 건의 등 답변이나 개선이 필요한 사항에 대해서는 부산민원 120 - 민원신청 을 이용해 주시고, 내용 입력시 주민등록번호, 연락처 등 개인정보가 노출되지 않도록 주의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상업광고, 저속한 표현, 정치적 내용, 개인정보 노출 등은 별도의 통보없이 삭제될 수 있습니다. 부산민원 120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