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기도 반할, 금정산 '둘레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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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박2일 ‘지리산 둘레길’ 편 보셨나요? 지리산 허리를 빙 둘러 만든 길을 1박2일 멤버들이 코스를 나눠 탐방하는 거였는데, 보신 분들은 한번 가보고 싶다는 생각 간절했을 겁니다.
‘둘레길’이 갖는 매력은 크게 힘들지 않게 걸으며, 산의 매력을 만끽할 수 있는 숲길이라는 거겠지요. 지리산 둘레길은 좀 힘들어 보였지만, 등산에 비할 바는 아닐 겁니다.
부산의 진산 금정산에도 둘레길이 생겼습니다. 정확히 말하면 일부 구간만 길을 열었으니, 생기고 있다고 해야 겠네요. 부산시는 2013년까지 금정산뿐만 아니라 백양산까지 잇는 둘레길 50km를 만들고 있는데요. 이 가운데 1단계로 금정산 둘레길 첫 구간을 지난달 완공, 최근 개방했습니다. 범어사 아래 상마마을에서 구서동 롯데캐슬까지 9㎞ 구간입니다.
금정산 둘레길 첫 구간은 임산부와 노약자도 쉽게 걸을 수 있는 평지입니다. 금정산 올라보신 분은 아시겠지만, 범어사에서 오르는 등산코스는 깔딱고개를 수시로 만나기 때문에 임신부와 노약자가 오르기 힘듭니다. 범어사에서 산만 한번 바라보고 내려오는 수밖에 없죠.
이제는 둘레길을 설렁설렁 걸어보십시오. 키 큰 나무가 빽빽이 들어선 길을 가볍게 걷다보면 상쾌한 바람과 숲 향기를 느낄 수 있을 겁니다. 정상을 향해 죽자 사자 정신없이 오르는 등산과는 달리, 터덜터덜 걸으며 이것저것 생각도 정리할 수도 있고요.
금정산 둘레길 곳곳에는 토르(화석암반), 마삭줄 자생지 같은, 다른 곳에서 볼 수 없는 독특한 자연경관도 만날 수 있는데요. 그 때마다 친절한 생태해설판이 설치돼 있습니다. 숲길 곳곳에는 천연나무로 만든 벤치와 운동기구가 있어 쉬어갈 수도 있고요. 고령자와 임산부에게 좋은 운동, 초등학생에게 유익한 자연생태학습에 대한 정보도 제공하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도심 주택가에서 쉽게 접근할 수 있어, 큰마음 먹지 않고 츄리닝 차림으로도 갈 수 있다는 게 큰 장점입니다.
어떻습니까? 이 정도면 승기도 반할 둘레길이라 할만하죠. 지금은 이런 숲길이 9km밖에 없다는 게 아쉽지만, 조금만 기다리시면 원 없이 걸을 수 있는 숲길이 생깁니다.
부산시는 올해 안에 범어사~구서동~부산대~금강공원~만덕1터널을 잇는 15km 구간의 숲길을 만들고, 내년에 범어사~부산인재개발원~화명수목원~만덕1터널을 잇는 17km 구간을 완성할 계획입니다. 2013년에는 만덕1터널에서 백양산 허리를 두르는 둘레길 18km를 조성할 계획이구요. 다 합치면 모두 50km의 둘레길이 완성되는 겁니다. 기대되시죠?
금정·백양산 둘레길을 조성하고 있는 부산시 푸른도시가꾸기사업소 정판수 소장은 “금정산 둘레길은 수직적 등산 개념이 아닌 수평적 걷기 개념의 숲길로 고령자와 임산부 등 다양한 시민들이 이용하는데 초점을 맞췄다”고 하네요. 그리고 “금정산과 백양산을 잇는 순환형 숲길 네트워크가 2013년까지 조성되면 다른 둘레길 부럽지 않은 명품 둘레길로 거듭날 것”이라고 강조합니다. 더 궁금한 게 있으면 부산시 푸른도시가꾸기사업소(888-7124)로 문의하세요.
봄이 오고 있습니다. 힘들고 지친 몸과 마음, 금정산 둘레길 걸으며 추스르보면 어떨까요. 스스로에게 “얼굴 좀 펴게나, 이건 봄이지 않은가”라고 말하면서요.
- 작성자
- 구동우
- 작성일자
- 2011-02-25
- 자료출처
- 부산이라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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