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 부산비엔날레’ 아직 못 보셨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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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미술문외한의 커밍아웃……
오늘에야 고백하건데, 여러 예술 가운데 가장 감상하기 어려운 장르가 바로 미술입니다. 개인적 이력과 경험으로 본다면 이런 말을 하기가 부끄러운 것이 사실입니다. 16년 전 부산문화계 소식을 모아 전하는 문화정보프로그램으로 방송작가 경력을 시작했으니 말입니다.
기억이 날까 싶을 정도로 오랜 일이지만 설레는 ‘첫 경험’인 만큼 당시 기억은 생생합니다. 어렵고 지루했지만, 고막을 때리는 현장의 클래식음악을 들으며 가슴 쿵쾅거리는 울림을 느꼈고 살아있는 배우를 바로 눈앞에 둔 그 어색함이 이루 말할 수 없는 낯간지러움을 느끼게 했지만 대사 하나 없는 무언극에도 감동의 눈물을 흘린 적이 있었습니다. 그랬는데, 그랬는데 말이지요. 도무지 이 미술이라는 장르는 참 다가서기 어려웠습니다. 회화든, 조각이든, 설치미술이건, 퍼포먼스건...이 가슴이 동하지를 않는 겁니다. 작품을 보고, 제목을 보면 그제서야 겨우 ‘아하!’하는 이해 정도가 다였습니다. 그렇게 저는 첫 번째 기회를 놓쳤습니다. 미술이 주는 그 어떤 감동으로 가기 위한 기회.
다시 찾아온 기회……현대미술을 내 가슴에!
자독벤 데이비드의 작품 <진화와 이론> - 2010 부산비엔날레의 주제 ‘진화 속의 삶’을 가장 쉽게 표현한 작품.그리고, 2010년 가을, 부산비엔날레가 열리고 있습니다. 지난달 11일에 개막한 비엔날레의 주제는 ‘진화 속의 삶’입니다. 원래 현대미술이라는 장르가 그렇지만 주제조차 부담스럽게 난해합니다. ‘아! 올해도 남의 잔치로 끝내야 하는가?’ 그러나 다행스럽게도 비엔날레가 많이 달라졌다고 합니다.
부산작가 임영선씨의 작품 <티벳-히말라야>.우선 작품 수를 줄이고 대형 작품을 늘려 오래 두고 감상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한마디로 겉핥기식으로 보지 말자는 거지요. 또 그 작품들이 대중적이라는 겁니다. 쉽게 보자는 거지요.
전시관람 워크북을 보고 있는 어린이 관람객들.게다가 그래도 어렵다는 분들을 위해서는 매일 해설프로그램을 마련해 이해를 돕고 있습니다. 이른바 ‘도슨트’라고 불리는 해설안내인들이 관람객들을 안내하고 있는데요. 평일과 일요일에는 하루 세 차례, 금요일과 토요일에는 하루 다섯 차례씩 만날 수 있습니다. 또 이달 말까지 매주 토요일 오후 4시에는 작가와의 만남도 열고 있습니다. 참 다채롭지요!
도슨트 해설 프로그램.부산비엔날레가 청소년관람객들을 위해 만든 워크북 <비글호의 부산비엔날레>.여기서 끝이 아닙니다. 특히 단체관람온 학생들을 위해 교육용 워크북을 개발해 제공하고 있는데 인기가 대단하다고 합니다. 초등학교 6학년부터 고등학교 3학년까지 이용할 수 있도록 했는데 쉬운 문체와 친근한 캐릭터들이 등장해 학생들의 흥미를 끌고 있습니다.
이런 노력에 힘입어서 일까요! 올 2010 부산비엔날레, 흥행이 괜찮다고 합니다. 지난 4일 현재 6만1천여명이 다녀갔다고 하는데 지난 2008년 같은 기간과 비교해 1천5백여명 정도가 더 많은 수라고 합니다. 해서 저도 16년 전, 놓쳐버린 기회를 잡기 위해 이번 주말 부산시립미술관으로 나가보려 합니다. 여러분도 함께라면 더 좋겠지요!
※2010 부산비엔날레
9월11일(토)~11월20일(토) 23개국 252명 338점 전시
부산시립미술관, 요트경기장, 광안리해수욕장, 부산문화회관, 부산시청전시실,
금련산갤러리 등
- 작성자
- 박영희
- 작성일자
- 2010-10-05
- 자료출처
- 부산이라좋다
- 제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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