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립미술관 봄 첫 기획전 '안창홍 개인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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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시립미술관이 새봄을 맞아 첫 기획전으로 중진작가 '안창홍 개인전'을 5월5일까지 연다.
안창홍 작가는 부산출신으로서 서울에서 활동하고 있는 중진.
이번 전시는 '시대의 초상'이라는 주제로 열리는 대규모 개인전으로 스물 다섯 번의 개인전을 연 관록과 작가의 확고한 주제의식을 깊이 들여다 볼 수 있는 기회다.
4m가 넘는 큰 그림 '베드 카우치' 연작을 비롯해서, '가족사진' 연작, '자연사 박물관' 연작, '헤어스타일 콜렉션' 연작, '사이보그' 연작, '49인의 명상', '자화상' 등 총 160여점의 작품들을 보여준다.
안 작가가 그려내는 인물은 사실 당혹스럽다. 침대 옆에 있는 보조의자인 '베드 카우치'에 누워있는 사람은 편안함이나 안락함과는 거리가 멀다. 안 작가의 작업실이 있는 경기도 양평 마을에서 농사를 짓는 70대 할아버지 등이 실제모델이다.
작가는 "칠순 농부의 육체는 가혹하고 변덕 많은 대지의 담금질에 생애를 바쳐 온 전사로서의 숭고함과 연륜이 어우러져 아름다웠다. 오랜 세월, 밤낮 없는 노동으로 단백질이 빠져나간 근육과 주름들이 숱한 격랑을 겪으며 노년기에 접어든 자연의 장엄함을 보는 듯했다"고 말했다.
2004년 부산비엔날레에서 선보였던 '49인의 명상' 시리즈도 눈길을 끈다. 30년이 넘은 빛바랜 사진 속 주인공들은 생사를 알 수 없는 익명의 사람들이다. 폐업한 사진관에서 입수한 증명사진 위에 물감으로 눈을 감기고, 입술을 붉게 칠하고 얼굴 머리 가슴에는 나비를 그려 넣었다. 과거 속의 인물, 정지되어 있는 형상을 현재로 불러들인 것. 49점을 한 줄로 걸면 무려 35m나 되는 대작이다.
작가는 "사람들의 모습에는 시대가 담겨있다. 사람들의 면면을 통해서 우리 시대의 정신을 읽으며, 오늘의 삶을 성찰한다"고 말했다.
이밖에 파랗고 큰 눈을 동그랗게 뜨고 관객들을 응시하는 사람, 거칠게 깨어진 피부에 전기회선 감은 사람 등 더욱 섬뜩한 느낌을 주는 인물들이 이어진다. 작가의 냉소적이고 차가운 시선이 처음에는 부담스럽다. 그러나 "인간의 본질과 따스함을 불러일으키기 위한 반어법"이라는 작가의 말을 듣고보면 달리 보인다. (740 4245)
- 작성자
- 부산이야기
- 작성일자
- 2009-03-04
- 자료출처
- 부산이라좋다
- 제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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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이라좋다 제1361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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