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시보

   부산박물관 '한국 금석문 탁본전'

부산박물관에는 옛 선인들의 문자 향기가 가득하다. '한국금석문탁본전'이 2월8일까지 열리고 있는 것. 고구려 광개토대왕비 탁본<사진>이나 밀양 사명대사비 등 유명 금석문 탁본 100여 점을 전시한다.

탁본은 비석에 먹물을 바른 뒤에 종이를 대고 천천히 두들겨서 비석에 새겨진 글자를 종이에 찍어 내는 것. 원래 비문(碑文)은 선현들의 자취와 행적을 돌에 새긴 것으로 당대 명문장가와 명필가들이 썼다. 따라서 여기에 기록된 내용들은 각 시대의 역사를 잘 반영하는 중요한 자료다. 그런데 비문은 오래돼서 읽을 수가 없어서 탁본을 통해서 내용을 파악하는 것이다. 일본이 한반도를 지배했다는 임나일본부설도 광개토대왕릉비의 비문을 통해서, 좀더 정확히 말하자면 탁본을 통해서 사실이 아닌 것으로 밝혀지기도 했다.

눈 여겨 볼 작품은 동아대박물관에 있던 광개토대왕비 탁본이 압권이다.

광개토대왕비는 높이가 6m가 넘는 대작. 부산박물관 천장높이가 4m라서 바닥에까지 깔아 놓았다니까 그 자체가 장관이다. 사명대사비는 한번씩 땀을 흘리는 비석으로 유명. 또 국사 교과서에나 나오는 신라 적성비(국보 제198호), 백제 사택지적비(충남유형문화재 제101호), 통일신라의 쌍계사진감선사대공탑비(국보 제47호) 같은 귀중한 비석의 탁본을 구경할 수 있다.

(610-714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