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선포 사진전 `용호동의 기억'
18일까지 영광도서 갤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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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없음 주선포 사진전 `용호동의 기억'
18일까지 영광도서 갤러리
남구 용호동은 한때 금기의 땅이었다. 불가촉 천민으로 터부시되던 한센병 환자들의 집단 거주지였던 이곳은 70, 80년대 개발의 시대에도 한동안 소외되었던 잊혀진 땅이었다. 한센병 환자들이 떠난 오늘날 용호동은 고급 아파트촌이 속속 들어서면서 부산 최고의 주거지로 각광받고 있다. 그러나 아직도 용호동에 대한 기억은 쉽게 잊혀지지 않고 있다.
사진설명: `용호동의 기억' 전 전시작품 중 2001년 용호동.
용호동에 대한 아픈 기억을 차곡차곡 담은 주선포 사진전 `용호동의 기억'이 13일 영광도서 갤러리에서 개막했다. 부산지방법원 동부지원 공무원인 작가가 담은 용호동은 우리가 애써 지우려했던 70년대의 기억들을 생생하게, 그리고 아프게 되살려낸다. 주민들이 떠난 빈 마을은 황량하다. 어디로 떠났을지 모를 한센병 환자들이 마른 울음을 토해냈을 이불더미는 쓰러져가는 슬레이트 지붕 위에서 바닷바람을 맞고 있다. 인기척 없는 빈 골목에는 오줌을 누는 땅강아지 한 마리조차 보이지 않는다. 이들은 어디로 간 것일까.
한때 이 곳에 기대어 곤한 숨을 내쉬던 이들이 버리고 떠난 흔적을 좇는 작가의 시선은 못내 담담하나, 빈 골목을 훑으며 토해내는 울음이 목울대를 차고 오른다.용호동에서 터를 닦았던 이들에 대한 애잔한 연민이 가득하다. 2000년부터 올 8월까지 8년동안 찍은 사진 30점이 선보인다. 전시기간 18일까지.
※문의:영광도서갤러리(816-9500)
김영주(yjkim@busan.go.kr)
- 작성자
- 부산이야기
- 작성일자
- 2007-11-14
- 자료출처
- 부산이라좋다
- 제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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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이라좋다 제1294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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