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원 친절체험 우수사례(6)-하정희(부산진구 부전1동)
우표 토큰 판매로 친절 실천
- 내용
- “혹시 여기 우표도 팔아요?” 한 아주머니가 내게 다가오며 조심스럽게 말을 건넸다. 동사무소에서 우표를 찾는 아주머니가 한편으로는 우스워 보였고, 한편으로는 그 기분이 이해가 되었다. 공무원이 되기 전, 가끔 등본을 우편으로 보낼 때가 몇 번 있었다. 그때는 `동사무소와 우체국이 서로 가까이 붙어있다면 얼마나 편할까\"\하는 생각을 한 적도 있었다. 동사무소에 들렀다가 다시 우체국으로 가려니 너무 번거로웠기 때문이다. 동사무소에서 우표를 찾는 아주머니의 눈빛은 마치 예전의 나의 생각을 읽는 듯했다. `제발 팔았으면\"\하는. 하지만 나는 아주머니의 눈빛을 의식하면서도 가볍게 `아니오\"\라는 말로 대답할 수밖에 없었다. 등·초본을 발급하는 동료에게 옛 기억과 함께 그 일에 대해 지나가는 소리로 얘기했다. 그랬더니 자기에게도 비슷한 경험이 있다고 얘기했다. 순간 우리 두 사람은 상대방의 눈빛을 통해 서로 비슷한 생각을 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러나 재원 마련과 과감히 실천하지 못하는 게으름, 또 관공서에서 수익사업을 한다는 의혹에 대한 두려움 등이 앞서 잠시 망설였다. 그러나 곧 그 동료와 함께 우표 판매에 대한 구체적인 방법을 강구하게 되었다. 우리는 우선 민원발급 수수료 자율 납부제에서 남은 7천원과 주머니돈 6천원을 모아 우표 1백장을 구입했다. 그리고 근처에 있는 화장품 가게에서 포장상자를 얻어 나름대로 우표함을 만들고 민원대에 비치해 판매를 실시했다. 우리의 두려움을 없애주기라도 하듯 우표는 예상밖으로 잘 팔렸다. 하루에 10장에서 30여장까지 판매됐다. 그러던 어느 날, 몸이 불편한 할머니 한 분이 인감증명서를 발급받으러 왔다. 서울에 거주하는 아들이 취업관계로 할머니의 인감증명서가 필요했던 것이다. 증명서를 곧바로 서울로 보내야 했던 할머니는 민원대에 있는 우표함을 발견하고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동사무소에서 이런 것까지\"\. 할머니는 우편봉투에 풀칠을 하며 `고맙게도…\"\라는 말을 연발했다. 매일 우체국에 들리는 직원이 있어 접수시키는 것은 그 직원이 맡았다. `세상에 이리 고마운 일이…\"\라며 인사를 하던 할머니의 환한 웃음에 그날은 내내 흥겨운 하루가 되었다. 우표 판매에 자신감을 얻은 나는 또 다른 것을 착안해 실행에 옮겼다. 우표와 더불어 토큰을 판매하는 것이었다. 토큰 1백개를 구입해 민원대에 비치했다. 이것도 반응이 좋았다. 민원인의 煇?불편을 덜어주는 이런 작은 일로 동사무소의 분위기가 밝게 변하기 시작했다. 민원인의 웃음과 `고맙다\"\는 인사로 사무실 분위기가 화기애애해졌고, 예전에는 민원인에게 먼저 인사하는 것이 괜히 쑥스러워 눈치만 보던 직원들이 요즘은 서로 기다렸다는 듯이 먼저 일어나 큰소리로 인사를 하고 있다. 대민친철봉사는 멋진 구호나 거창한 행사, 강제적 수단을 통해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깨닫게 됐다. 민원인이 느끼는 생활의 불편을 민원인의 눈높이에서 하나하나 개선, 해결해 나갈 때 민원 만족감도 커져 갈 것이다. 하 정 희/부산진구 부전1동
- 작성자
- 부산이야기
- 작성일자
- 2000-06-09
- 자료출처
- 부산이라좋다
- 제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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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이라좋다 제872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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