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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내믹 부산 제859호 문화관광

일하는 노년이 즐겁네요

63세 최고령 여성 택시기사 정두리씨

내용
 험하기로 소문난 택시기사 생활을 여자의 몸으로 35년째 하고 있는 이가 있다. 환갑 진갑을 넘긴 나이도 잊고 일을 하는 즐거움과 신명으로 행복한 노년을 보내고 있는 부산지역 최고령 여성 택시기사인 정두리씨(63·해운대구 반여1동)가 그 주인공.  흔치않은 여성 기사 중 할머니기사는 부산에서 정 할머니가 유일하다. 이런 희귀성 때문에 승객의 대부분은 환갑은 넘어 보이는 모습에 한 번 놀라고, 과연 노인네가 운전을 잘할 수 있을까 라는 걱정을 무색하게 만드는 능수능란한 운전솜씨에 두 번 놀라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정 할머니가 운전대를 잡은 것은 35년전인 28세 때. 여자도 일을 가져야 한다는 선친의 권유에 운전면허증을 땄다. 면허증 취득 이듬해 시발택시를 구입해 본격적인 택시기사로 나섰다. 그렇게 시작한 운전이 평생을 함께 한 천직이 됐다.  “우리 아버지가 깨인 분이셨거든. 여자도 못할 거 없다면서 밀어주셨지. 그때야 운전 배우는 여자도 없었지만 택시기사는 꿈도 못꿨었지. 내가 차를 몰고 나가면 `야, 저기 봐라. 여자가 운전한다\"\고 사람들이 막 쳐다봤지.”  20대 꽃다운 나이에 시작한 운전을 정 할머니는 천직으로 생각한다. 단 한번의 사고도, 교통법규 위반도 없는 모범운전자로 녹색면허증 소지자이기도 한 정 할머니는 30년을 채우곤 잠시 운전대를 놓게 된다. 6개월 가량 집에서 쉬었지만 잠도 안오고 소일거리가 필요해서 지금 소속되어 있는 일광택시(금정구 금사동)를 찾아갔다.  회사측에서도 처음에는 곤란하다는 입장이었고 동료 기사들도 탐탁치 않은 표정이 역력했다. 두 말 없이 “일단 시켜보고 마음에 안들면 짤라도 좋다”는 조건으로 시작했다. 4년이 흐른 지금은 사정이 완전히 달라졌다고. 동료 기사들은 서로 정 할머니와 짝이 되기 위해 노력한단다. 지각 결근은 물론이고 딱지 한 장 떼는 법이 없는 꼼꼼하고 완벽한 일처리에 자극이 되기 때문이라고 한다.  노인들이 탔을 때 자신을 부러워하는 것을 보면 “이 일을 하기를 정말 잘했다”는 생각에 자신이 자랑스럽다는 정 할머니. 그래도 나이가 있는 만큼 가끔 힘에 부칠 때가 있어 `언제까지 계속할 수 있을까\"\ 은근히 걱정이 생기는 것도 사실이다.  “늙었다고 집에만 있으면 안되지. 일을 해야지. 젊은 새댁이 타면 항상 말해줘. 한 살이라도 젊었을 때 당신도 내 나이에 할 수 있는 일을 준비하라고.”  일하는 할머니 택시기사 정두리씨의 노년이 청년 못지 않게 빛나고 있다.
작성자
부산이야기
작성일자
2000-06-09
자료출처
부산이라좋다
제호

부산이라좋다 제859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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