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6·25참전용사, 부산에 잠들다
한국을 사랑한 레몽 조셉 베나르 씨 유해 UN기념공원 안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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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요 아리랑을 즐겨 부르고, 집안에 항상 태극기를 걸어둔, 한국을 사랑한 프랑스인 고(故) 레몽 조셉 베나르 씨(사진)가 부산에 잠들었다.
6·25전쟁에 참전한 프랑스 군인이었던 베나르 씨의 유골이 지난 15일 오전 11시 UN기념공원에 안장됐다. 안장식에는 베나르 씨의 부인과 아들 2명, 손자 1명 등 유족 4명과 평소 친분이 있던 가수 이승철 씨, 주한 프랑스 대사관 관계자 등 20여 명이 참석했다.
프랑스의 참전용사 고 레몽 조셉 베나르 씨의 유골이 지난 15일 남구 UN기념공원에 안장됐다(사진은 유족들과 가수 이승철씨가 유골함을 안치하고 있는 모습).1950년 11월29일부터 1952년 1월1일까지 1년 여간 6·25전쟁에 참전한 베나르 씨는 프랑스로 돌아간 뒤에도 한국을 잊지 못했다. 그는 생전 가족들에게 "한국의 전우들이 내 목숨을 두 번이나 살렸다"며 "부산 UN기념공원의 전우들 곁에 묻어달라"는 유언을 남겼다. 하지만 유언을 지키기란 쉽지 않았다. `재한UN기념공원의 설치 및 유지를 위한 대한민국과 UN 간의 협정'에 따라 전쟁 중 죽거나 부상을 당해 치료 중 숨진 전몰 용사들만 UN기념공원에 안장이 가능했기 때문. 하지만 참전용사와 유족들은 인도주의적인 차원에서 안장을 허용해 줄 것을 UN기념공원 측에 꾸준히 요청했다. 그 결과 최근 국제관리위원회가 열려, 참전용사들도 사후 UN기념공원에 안장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이날 이승철 씨는 "베나르 씨가 한국에서 영면하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부인인 니콜 씨는 "남편의 마지막 유지를 따를 수 있어서 감사하다"며 "64년간의 결혼생활이 여기서 끝나 안타깝지만 당신이 자랑스럽다"고 말하며 베나르 씨를 떠나보냈다.
- 작성자
- 조현경
- 작성일자
- 2015-05-28
- 자료출처
- 부산이라좋다
- 제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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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이라좋다 제1680호
- 첨부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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