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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내믹 부산 제202418호 시민생활

살기 좋은 우리 동네, '15분 도시'가 만든다

멜버른에서 엿보는 15분 도시 부산

내용

21-1cw20 멜버른 원경
21-2cw13 멜버른 서브A
21-3 cw13멜버른 서브B 

호주 빅토리아 주 정부는 지난 2017년부터 멜버른 개발 비전과 전략을 담은 '멜버른 계획 2017-2050(Plan Melbourne 2017-2050)'을 추진하고 있다. 멜버른 계획의 핵심은 시민 누구나 800m 생활반경에서 모든 일상생활을 누릴 수 있게 만드는 '20분 동네(20-minute neighbourhoods)다(사진은 멜버른의 풍경과 일상).



 "15분 도시에서 살면 뭐가 좋을까?"
 해답을 찾기 위해 멜버른으로 향했다. 부산과 삼십년지기 자매 인연을 맺어온 호주 빅토리아 주(州)의 주도(州都), '세계 살기 좋은 도시 지수(Global Liveability Index)'에서 매년 높은 점수를 기록하는 곳, 그리고 부산처럼 15분 도시 모델을 도입하고 있는 도시. 어쩌면 15분 도시에서 살면 뭐가 좋냐는 질문에 대한 해답을 가져올 수도 있다고 생각했다.
 멜버른행 비행기 안에서 15분 도시에 대해 다시 한번 알아봤다. 15분 도시란 시민 누구나 걸어서 혹은 자전거를 타고 생활·일·상업·의료·교육·여가 등을 15분 안에 누릴 수 있는 새로운 개념의 도시 모델이다. 
 프랑스 파리 제1대학의 카를로스 모레노 교수가 2016년에 주창한 이론을 2020년 안 이달고 파리시장이 구체화하면서 유명해졌다. 역사 속 위대한 이론이 그러했듯, 15분 도시 모델도 수많은 세월 동안 다양한 사람이 내놓은 연구를 자양분 삼아 피어났다. 1890년대 영국 도시계획가 에버니저 하워드가 구상한 '정원 도시(Garden City)'와 1920년대 미국 도시학자 클라렌스 페리가 제시한 '생활권(Neighborhood Unit)' 개념은 접근성과 보행성이 좋고 자급자족할 수 있는 지역 공동체 모델을 후대에 남겼다. 이 모델은 1930년대 모더니스트 어바니즘, 1980년대 포스트모던 어바니즘, 2000년대 에코-어바니즘, 2010년대 스마트시티에 이어 지금의 15분 도시 모델에까지 영향을 끼쳤다.
 프랑스 파리를 비롯해 스페인 바르셀로나, 미국 포틀랜드, 호주 멜버른, 대한민국 부산 등 세계 주요 도시는 각자의 환경과 문화에 맞춰 다양한 형태의 15분 도시 모델을 도입했다. 세계에서 살기 좋은 도시로 손꼽히는 멜버른은 과연 어떤 15분 도시를 보여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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멜버른 교외 지역의 상점 밀집 공간(왼쪽)이 '동네 활동 센터(오른쪽)'로 변화된 모습

■멜버른 20분 동네의 핵심 '동네 활동 센터'
 멜버른에서 만난 빅토리아 주 교통기획부 직원 마커스 데세피(Marcus Dessewffy) 씨는 멜버른의 15분 도시 모델 '20분 도시(20-minute neighbourhoods)'에 대해 알려줬다.
 "'20분 동네'는 '지역적인 삶(living locally)'에 초점이 맞춰 있습니다. 걸어서 20분 안에 학교·병원·상점·공원 등 삶에 필수적인 인프라에 접근할 수 있게 만드는 거죠."
 왜 하필 20분일까? 빅토리아 주의 연구에 따르면 20분은 사람들이 일상에서 필요한 일을 하기 위해 기꺼이 걸으려고 하는 시간이다. 가야할 곳이 도보로 왕복 20분 거리라면 고민 없이 걸어가지만, 그 이상이 되면 자동차를 타고 만다는 뜻이다. 이 20분 거리를 미터(m)로 환산하면 약 800m다. 즉, 20분 동네는 거주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800m 반경 안에서 일상생활에 필요한 모든 것을 누릴 수 있는 공간이다.
 20분 동네의 핵심은 지역 공동체의 중심지 역할을 하는 '동네 활동 센터(Neighbourhood Activity Centre)'다. 동네마다 하나씩 있는 상점 밀집 공간에 카페·병원·약국·도서관·어린이집 등이 들어서면서 조성되는데, 지역 인구 특성에 따라 조금씩 다르게 꾸며진다. 대학생이 많이 사는 동네라면 도서관이, 신혼부부가 많은 동네라면 어린이집이 더 크게 지어지는 식이다. 주민들은 동네 활동 센터에 들러 장을 보거나, 카페에 들린다. 아픈 곳이 있다면 병원이나 약국에 간다. 도서관을 방문해 책을 읽기도 하고 어린이집에 자녀를 맡기기도 한다. 

■거점 공간 촘촘하게, 가는 길 편리하게 '스마트'한 15분 도시 부산
 부산으로 돌아오는 동안 멜버른의 20분 동네와 부산의 15분 도시는 무엇이 같고 다른지 생각해봤다. 두 모델 모두 현대인의 사회적 고립감을 줄이고 지역 공동체를 건강하게 회복시키려고 하는 것이 공통점이다.
 목표는 같지만 환경이 다르다. 멜버른의 넓이는 9천900㎢, 인구는 약 532만 명이다. 멜버른의 20분 동네는 광활한 땅에 흩어진 주민들이 소외감을 느끼지 않도록 서로 간에 물리적인 거리감을 줄여준다. 동네 활동 센터에서 주민들은 이웃끼리 자연스럽게 서로 인사를 나누며 친해진다. 일종의 거대한 '동네 사랑방'인 셈이다.
 반면 부산은 768㎢ 넓이에 약 330만 명이 산다. 멜버른에 비하면 주민 간의 물리적 거리감은 매우 가깝다. 15분 도시 부산은 이런 도시의 특징을 '스마트'하게 장점으로 살렸다. 규모는 작지만 교육·창업·복지·건강·문화·체육 등에 특화된 거점 공간을 동네마다 촘촘하게 조성했다. 어린이복합문화공간 '들락날락'은 2024년 10월 기준 총 101곳이 들어섰다. 2026년까지 총 200곳을 개관할 계획이다. 청년을 위한 공간도 24곳이나 문을 열었다. 어르신이 건강하고 활기찬 노후생활을 즐길 수 있는 '하하센터'도 해운대구와 사하구에 설립, 동래구에도 내년에 들어설 예정이다. 가까이 살지만 서로 낯설던 이웃들은 거점 공간에서 어울리며 친해진다.
 디지털 기술을 활용해 거점 공간 접근성도 높였다. 스마트폰 동백전 앱을 통해 '15분 생활권 맵'에 접속하면 당장 걸어서 15분 안에 갈 수 있는 거점 공간을 한눈에 확인할 수 있다. 다른 도시의 15분 모델에서는 체감하기 어려운 15분 도시 부산만의 특징이다.

자료 제공:호주 빅토리아 주 교통기획부 등
작성자
지민겸
작성일자
2024-10-31
자료출처
부산이라좋다
제호

부산이라좋다 제202418호

첨부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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