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시보

국제통화기금(IMF)이라는 경제신탁통치가 시작됐던 금융위기 당시, 기업 내에서 인력감축이란 소용돌이가 몰아쳤다는 사실을 알 수 있는 조사가 나와 시선을 끈다. 일방적인 통보를 비롯해 퇴사권유, 지방발령, 과중한 업무를 맡기는 등 스스로 퇴직하도록 이끈 정리해고 바람.

국내 대기업과 중소기업 10곳 중 6곳이 지난 금융위기 당시 지출비용을 줄이기 위한 수단으로 정리해고를 실시했던 것으로 조사됐다. 정리해고 대상자 1순위는 경력 1년 미만 여성 직장인으로 나타났다.

취업포털 잡코리아(www.jobkorea.co.kr)가 대기업 75곳과 중소기업 152곳의 인사담당자를 대상으로 '정리해고 부작용 체감 유무'에 관해 조사한 결과, 67.8%의 기업들이 금융위기 당시 지출비용을 줄이기 위한 수단으로 정리해고를 실시했다고 답했다. 이는 대기업(66.7%)보다 중소기업(68.4%)이 약간 더 많았다.

정리해고를 실시한 154개 기업을 대상으로 그 대상자가 누구인지 조사해봤다. 그 결과 정규직만을 대상으로 정리해고를 실시했다고 답한 기업이 42.2%로 가장 많았고, 다음으로 계약직과 정규직 모두(33.1%), 계약직만(24.7%) 순이었다.

특히 정리해고 대상자에 포함된 정규직의 경우에는 경력 1년차 미만의 사원급 여성 직장인이 가장 많이 포함돼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규직을 정리해고 했다고 답한 116개 기업에게, 퇴사자가 가장 많이 포함된 그룹을 직급과 경력년차, 성별로 구분해 우선순위를 선택하게 한 결과, 직급항목에서는 1순위 사원급(50.0%), 2순위 대리급(55.2%), 3순위 과장급(58.6%) 순으로 대상자가 많이 포함돼 있다고 답했다.

경력 년차에서는 1순위 1년 미만(44.8%), 2순위 1∼3년차(44.0%), 3순위 3∼5년차(63.8%)로 조사됐으며 성별에서는 1순위가 여성(63.8%)인 것으로 조사됐다.

한편 경기 회복기에 접어든 요즘 정리해고에 따른 부작용을 겪고 있는지 조사에서는 52.6%의 응답자가 그렇다고 답했다. 인사담당자가 생각하는 부작용(*복수응답)으로는 △남아 있는 직원들의 동요(애사심 및 충성심 저하 55.86%) △경기 회복 뒤 내부 직원들의 이탈(이직 및 퇴사자 다량 발생 28.4%) △경기 회복 뒤 인력부족에 따른 사업확장의 어려움(11.1%) △외부 이미지 손실(3.7%) 등이 있었다.

또 금융위기 당시 정리해고를 하지 않은 기업 중에는 '임금동결 및 삭감'을 통해 지출비용을 줄일 수 있었다고 답한 응답률이 53.4%로 가장 많았다.

이밖에 △채용동결(41.1%) △회식 및 워크숍 비용 동결 및 삭감(24.7%) △야근비와 식대비 등 부대비용 동결 및 삭감(23.3%) △직원 교육비용 동결 및 삭감(11.0%) △무급휴가 지원(9.6%) 등이라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