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시보

 풀어쓰는 생활경제

애그플레이션

요즘 애그플레이션이라는 새로운 용어가 자주 등장하고 있다. 농업이란 의미의 애그리컬츄어와 지속적인 물가상승을 뜻하는 인플레이션을 합성해 만든 애그플레이션은 농산물 가격상승이 전 세계적인 인플레이션으로 이어지는 현상을 의미한다.

전 세계 인구 절반이 주식으로 먹는 쌀, 또 다른 절반이 주식으로 먹는 밀, 대표적인 사료곡물인 옥수수 등 모든 주요 곡물가격이 동시에 급등하고 있다.

2007년 봄부터 시작한 지난 1년 간의 주요 곡물의 상승폭은 밀 130%, 쌀 75%, 옥수수 73% 등이다. 곡물가격이 동시에 상승하고 있지만 원인은 조금씩 차이가 있다. 밀은 최대 수출국인 미국과 오스트레일리아의 지난해 생산량이 크게 하락한 것이 주원인이다. 쌀 생산은 세계 총 생산량이 매년 최고치를 기록할 정도로 상승할 것으로 예측되지만 쌀 수요가 더 빠르게 늘어나는 것이 주원인이다. 옥수수 생산도 역대 최대치를 기록하고 있으나 유가급등에 따른 바이오에탄올 원료 수요와 중국의 축산물 소비 증가에 따른 공급이 수요를 충족시키지 못하는 실정이다.

농산물 가격폭등이 실제로 전반적인 물가상승으로 이어지기까지에는 6개월에서 1년 정도의 시차가 있다. 식료품 가격 상승은 공공요금과 임금에 영향을 미치고, 이것은 다시 다른 제품의 가격을 인상시킨다. 여기에 유가인상은 운송비 상승으로 이어져 국제 곡물가격 상승이 애그플레이션으로 진행하는 촉매 역할을 할 것이다. 국제 곡물가격이 지속적으로 상승하면 곡물 수출국들은 자국의 식품가격 상승을 막기 위해 수출제한 조치를 취하고, 반대로 수입국들은 곡물확보를 위해 수입을 촉진하고 있다.

우리가 취할 수 있는 방안은 국내 생산 기반의 유지, 국제시장에서 곡물조달 능력의 향상, 해외 식량자원 개발 등이 있다. 〈강준규 동의대 교수 / 경제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