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경제 풀어쓰기 / 초인플레이션
- 내용
- 모든 국민이 ‘백만장자’이면서도 빵 한 조각조차 사 먹기 힘든 나라, 한때 아프리카의 부국이었던 짐바브웨의 국민들이 살인적인 인플레로 고통을 겪고 있다. 올해 짐바브웨의 공식적인 물가상승률은 1천%에 달하는데 전쟁을 겪지 않은 나라로는 사상 최고치를 기록 중이다. 수도 하라레의 공항에 도착하는 외국인은 10달러를 현지 화폐로 교환하는 순간 백만장자가 된다. 미국 돈 1달러는 짐바브웨 화폐로 10만1천 달러이다. 두루마리 화장지 한 롤은 15만 짐바브웨달러(이하 동일), 빵 한 조각에 9만 달러, 닭고기 2㎏에 180만 달러이다. 물가는 날로 치솟아 1주일에 80%가 오른다. 슈퍼마켓 계산대 앞에는 지폐가 가득 든 가방과 한 주먹의 식품을 손에 든 주민들이 줄 서 있다. 식당에서는 2인분 식사비 1천400만 달러를 테이블에 산처럼 쌓아놓고 계산이 끝나기를 수십 분간 기다려야 한다. 초인플레이션이란 아주 급속하게 진행되는 높은 인플레이션을 말한다. 위의 짐바브웨의 예를 비롯해, 1980년대에 이스라엘과 남미 여러 나라들은 연 200%가 넘는 인플레이션을 경험하였는데 이것이 초인플레이션의 예이다. 초인플레이션은 대개 높은 통화증가와 사람들의 인플레이션 기대심리가 가세하여 일어난다. 초인플레이션이 일어날 것으로 예상되면 근로자들은 임금을 화폐로 받으려하지 않고 현물로 받으려 하고 사람들은 돈이 들어오는 대로 즉시 물건으로 사려고 하기 때문에 통화의 유통속도가 급속히 높아진다. 기업과 기업 간에, 채권자와 채무자간에 장기계약이 체결되지 않고 그때그때 물물교환의 형태로 거래가 이루어진다. 사람들이 세금부담의 실질적인 경감을 노려 세금납부를 가능한 연기하기 때문에 정부재정은 파탄을 이르기 쉽다. 한 마디로 화폐를 교환의 매개수단으로 이용하는 교환경제의 효율성이 파괴된다. 근로자들은 끊임없이 임금인상을 요구하고 기업은 생산 보다 투기활동에 매달리게 된다. (강준규 동의대 교수·경제학)
- 작성자
- 부산이야기
- 작성일자
- 2006-05-24
- 자료출처
- 부산이라좋다
- 제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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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이라좋다 제1218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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