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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내믹 부산 제809호 시정

말뚝이

모유먹이기 전국최고

내용
 부산은 걸핏하면 「최악」이라는 관형사를 얻어 걸리는 경우가 흔하다. 어음부도율·식수등급·도로율·기업도산율 등 어느 경우 하나 전국최악이 아닌 것이 없다시피한 도시가 부산이다. 이렇게 부끄럽기 짝이 없는 부산이 듣다 반갑게도 좋다는 뜻의 「전국최고」로 꼽히는 일이 생겼다. 모유수유율에서 전국최고라는 명예를 차지한 것. 부산시가 최근 실시한 조사에서 그렇다는 사실이 밝혀진 것이다. 그나마도 전국 평균 모유수유율 14.1%의 갑절도 훨씬 웃도는 33.2%로 나타났다니 놀라운 일. 「자갈치아지매」로 통칭되는 맹렬여성 기질이 어쩌면 그것으로 드러났는지도 모를 일이다. ▶한때 앞가슴을 헤쳐 아기에게 젖먹이는 어머니를 시골뜨기로 치부하던 눈총을 생각하면, 세상이 달라져도 크게 달라진 것이다. 이건 달라진 게 아니라 옛날로 되돌아간 것일 따름이다. 모유를 먹고 자라는 갓난아기는 면역력이 우수하다는 사실에 신세대여성들도 눈뜨게 된 것. 깜찍하다 못해 영악하도록 몸을 사린다는 신세대여성들에게서 그런 지각이 싹트고 있다는 데는 찬사를 아끼지 못한다. 그건 자연으로 돌아갈 줄 아는 지혜이기 때문이다. ▶모유먹이기로 말하면 문명국에서는 프랑스 여성이 선두주자. 프랑스 계몽사상가인 장 자끄 루소가 그네들을 일깨워 준 은인이다. 루소는 교육소설 「에밀」(1762년), 「사회계약론」(1772년) 등을 짓고 자유주의 사상을 부르짖어 프랑스 인민대혁명(1789년)을 이끌어내는 데에 크게 이바지했다. 특히 「에밀」은 프랑스 여성들의 생활관을 완전히 변혁시켰다. 젖먹이에게 우유병을 재갈처럼 물려놓고 사교계로 나돌며 우아함을 뽐내고만 다니던 프랑스 여성들은 「에밀」을 읽고 대오각성한 것. 젖먹이에게서 우유병을 빼내 던져버리고 제 가슴을 풀어 헤쳐 모유를 먹이는 어머니로서 가정을 지켰던 것이다. 「자연으로 돌아가라」는 루소의 절절한 호소를 받아들인 결과이다. ▶그로부터 2백여년이 지난 오늘에야 우리 여성들은 사교계의 화려한 꽃이기를 거부하고 아기에게 모유를 먹인 옛 프랑스 여성을 본받고 있다. 그건 만각(晩覺)도 이만저만이 아니다. 그와 같이 서구에서는 벌써부터 내버린 것을 무턱대고 좋아라 따르다가 뒤늦게 그 해악을 깨닫고 우리 옛것을 되찾는 것이 한두가지가 아니다. 모유먹이기는 그중 하나에 지나지 않는 것일 따름이다.
작성자
부산이야기
작성일자
2000-06-09
자료출처
부산이라좋다
제호

부산이라좋다 제809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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