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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내믹 부산 시정

‘검은 보석’ 연탄을 아시나요?

연탄 기부, 따뜻한 도움 손길 기다리며…

내용

우리 아이들에게 ‘겨울’에 떠오르는 것을 말해보라 하면 무엇을 말할까요? 김연아, 크리스마스, 스키, 스케이트 등을 떠올리지 않을까 싶은데요. 지금부터 20년 전만해도 겨울하면 ‘연탄’을 떠올렸답니다. 사실 저도 젊은 세대라 기억은 가물가물하지만, 아~주 어린시절(80년대 후반) 집에 연탄을 땠었답니다. 연탄집게로 무거운 연탄을 아궁이에 넣었던 기억이 나는데요. 연탄을 떨어뜨려 엄마를 속상하게 한 적도 있었습니다. 호되게 혼이 났었죠. 그도 그럴 것이 추운 겨울을 날 목숨 같은 연료를 부숴버렸기 때문이었습니다.

국민연료 연탄의 두 얼굴

1970~80년대엔 국민의 80%이상이 연탄을 연료로 사용했답니다. 그야말로 국민연료였던 거죠. 집집마다 겨울이 되면 부엌 구석에 연탄을 가득 쌓아두고 따뜻한 겨울을 났었죠. 주택가의 골목엔 다 타고 허옇게 굳은 연탄재 덩어리가 굴러 다녔고요. 눈이라도 오는 날이면 잘게 부숴 바닥에 깔아 미끄럼 방지용으로 요긴하게 썼답니다.

연탄도 연탄재도 지금은 구경하기조차 힘든데요. ‘연탄파동’을 겪던 1977년엔 연탄 때문에 웃지 못 할 일이 많았답니다. 연탄의 수요는 늘었지만 탄광의 생산이 날로 부진하자, 재고량 부족과 사재기로 연탄 품귀현상이 일어난 것인데요. 당시 부산에는 2천100여 연탄판매업소가 있었습니다. 연탄 1개당 가격은 49원이었고, 3륜차로 갈 수 있는 지점에서 30미터 이상 혹은 4층 이상 고층은 개당 1원씩 배달료를 추가했답니다. 금방 불씨가 꺼져버리는 ‘저질 연탄’에 대한 불만의 목소리도 터져 나왔습니다.

한때 연탄은 ‘검은 보석’으로 불리며 사람을 죽이는 공포의 대상이기도 했습니다. 살기 위해 태워야 했던 연탄은 때로는 재앙이었습니다. 연탄은 불타는 동안 일산화탄소, 즉 유동성 가스를 내뿜기 때문이죠. 매일 연탄가스 중독으로 사망한 소식이 뉴스에 나오던 시절도 있었답니다. 76년엔 연탄가스 중독으로 사망한 사람이 1천13명이었다고 하니, 지금은 상상도 못할 일이죠.

수시로 부엌을 드나들어야 했던 엄마. 연탄가스가 샐라 잠을 설쳤던 아빠. 연탄가스를 마시고 동치미 국물을 들이켰던 기억. 이 모든 이야기들은 추억 속으로 사라진 것이지만, 아직도 연탄을 사용하는 집은 남아있답니다.

지금도 계속되는 연탄이야기

부산에 연탄 대신 기름이나 가스보일러가 본격적으로 보급되기 시작한 것은 대개 90년대 중반부터입니다. 86년을 고비로 연탄 소비량은 급격히 감소하기 시작했습니다. 89년 347개에 이르던 탄광은 대부분 폐광되고, 현재 남아있는 탄광은 5개. 연탄 생산업체도 전국적으로 48개만 남아 있습니다. 연탄을 난방연료로 쓰는 곳은 전국적으로 25만여 가구. '2012년 연탄소비가구 현황'에 따르면 부산지역 총 138만2천24가구 가운데 연탄을 소비하는 가구 수는 2천151가구에 이릅니다. 올해는 3천여 가구. 대부분 독거노인이나 저소득층 가정인데요. 각 지역마다 연탄은행이 있지만, 불경기가 이어져 연탄 생산도 줄고, 어려운 이웃들을 위한 연탄 기부도 줄었답니다. 연탄을 때는 가정에 따뜻한 도움의 손길이 이어졌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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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는 일부러 구경을 하러 가기 전에는 볼 수 없게 된 연탄. 하지만 연탄에 얽힌 이야기만 모아 놓아도 한 권의 책을 만들 수 있을 만큼 우리 국민과는 오래 동안 애환을 함께 나누었던 국민연료였습니다. 오늘 부모님께 연탄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달라고 해보세요. 아마 한보따리의 이야기가 나올 겁니다. 연탄 이야기를 이쯤에서 접으며, 안도현 시인의 ‘너에게 묻는다’ 라는 시의 전문을 소개합니다.

작성자
김진아
작성일자
2013-12-12
자료출처
부산이라좋다
제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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