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행료 인상 요구, 절대 용납할 수 없었다”
거가대로 MRG 폐지 이끈 협상주역 부산시 TF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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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가대로 MRG(최소운영수입보장) 폐지 잠정타결로 5조원 이상의 혈세를 아끼게 됐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협상주역에 대한 관심이 높다. 누구도 어쩌지 못했던 '혈세 먹는 하마' 민자시설 MRG 폐지를 이끈 주인공이 과연 누구냐는 것.
거가대로 MRG 폐지 협상을 이끈 주역은 부산시·경남도의 '거가대로 재정부담구조 개선 실무 태스크포스(TF)팀'. 이 팀은 지난 1월 허남식 부산시장과 홍준표 경남도지사가 두 시·도의 상생발전과 공동번영을 위해 정례적으로 열기로 한 '현안조정회의' 첫 회의에서 논의를 거쳐 구성했다. 부산시 건설정책과 유료도로담당 공무원 3명과 부산발전연구원 연구위원 1명, 경남도 재정점검단 민자지원담당 공무원 3명 등이 팀원으로 참여하고 있다.
거가대로 MRG 폐지 협상을 이끈 부산시 TF팀은 "무엇보다 시민들의 막대한 혈세를 아끼게 돼 뿌듯함을 느낀다"고 말했다. 사진은 부산시 건설정책과 유료도로담당 김진태(가운데) 사무관과 박용진(왼쪽)·곽재환 주무관 등 TF팀이 사무실에서 파이팅을 외치는 모습."거가대로 사업시행자인 대우건설과 예비매수자인 KB자산운용은 물론 정부(기획재정부)까지 강력하게 반대했죠. 법에도 없는 것을 부산시가 요구한다면서요."
거가대로 '재정부담 재구조화'를 처음 제시한 건 부산시. 적극 동참에 나선 경남도와 함께 협상을 시도했지만, 강력한 반대에 부딪혀 가능성이 없어 보였다. TF팀은 '포기는 없다'는 일념으로 한 달에 4~5차례 서울 출장을 다니며 사업시행자(대우건설), 예비매수자(KB 자산운용), 정부(기획재정부)를 대상으로 설득에 나섰다.
협상은 40차례나 이어졌고, 매번 아침부터 밤늦게까지 '끝장토론'을 벌였다. 그 과정에서 사업시행자 등은 "거가대로 통행료를 매년 올리면 부산시와 경남도의 재정부담을 줄일 수 있다"는 논리를 폈지만, TF팀은 "시·도민 부담을 가중시키는 통행료 인상은 절대 받아들일 수 없다"는 원칙을 내세웠다.
TF팀은 매번 협상 때마다 치밀한 준비를 통해 '결정적 카드'를 내밀었다. 우선 거가대로 재정부담 재구조화 없이는 대우건설과 KB자산운용 사이에 진행되고 있는 운영권 매매를 허용할 수 없다고 강력하게 경고했다. 그리고 운영사에 보장된 경상수익률을 낮추기 위해 국내 4개 대형 은행에 직접 인수 제안서를 만들어 돌리기까지 했다. 저금리 추세에 맞춘 전략이었다. 그 결과 KB자산운용으로부터 사업수익률(금리)을 12.5%→9.1%→5.4%→4.77%로 낮추는 양보를 이끌어 낼 수 있었다.
부산시 TF팀 김진태 유료도로담당 사무관은 "협상이 어렵고 장기화되면서 직원들이 회의감을 느끼기도 했지만, 그 때마다 '시민을 위해 큰 일 한번 해보자'는 의지로 뭉쳤다"며 "시장님과 부시장님을 비롯한 간부들과 동료들이 각별한 관심을 갖고 격려해주신 것도 큰 힘이 됐다"고 협상과정의 어려움을 전했다.
부산시 TF팀은 어려운 협상이었던 만큼 성공적인 성과를 낸 후 남다른 자부심을 느끼고 있다. 무엇보다 막대한'혈세'를 아낀데 대한 시민들의 호응이 그간의 어려움을 잊게 해준다고 밝혔다.
김 사무관은 "며칠 전 택시를 탔는데 기사님이 거가대로 MRG 협상 보도를 봤다며 '부산시에 이렇게 열심히 일하는 공무원들이 있는지 몰랐다'고 말해 뿌듯했다"며 "복도에서 만나는 동료들이나 시의회 해양도시소방위 김영욱 위원장님과 의원님들께서도 칭찬과 격려를 해줘 자부심을 느낀다"고 말했다.
- 작성자
- 구동우
- 작성일자
- 2013-08-26
- 자료출처
- 부산이라좋다
- 제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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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이라좋다 제1592호
- 첨부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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