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복도로 카페·아트숍 북적…주민 일자리 창출·창업 활기
감천문화마을 감내카페“손님 4배 더 늘어”
외지 관광객 지역작가 작품 구입 ‘큰 손’
커피·만두·닭·씨앗호떡집 등 잇단 개업
■ 산복도로 골목경제 현장 취재
- 내용
30도를 웃도는 무더위가 푹푹 찐 지난 20일 오후. 사하구 감천문화마을의 감내카페는 빈 자리가 없을 정도로 손님들이 몰렸다. 대부분 시원한 옷차림에 선글라스를 낀 젊은 관광객들. 30여명이 앉을 수 있는 실내 테이블은 물론, 에어컨이 없는 실외 테이블까지 꽉 채운 이들은 대부분 2천500원짜리 아이스커피와 3천원짜리 팥빙수로 더위를 달래고 있었다. 빈 자리는 생기자마자 얼른 채워졌다.
감내카페에서 바리스타로 일하는 오정아 씨는 "어림잡아 평일에는 200명, 주말에는 600명이 찾는다"며 "지난해 7월 문을 열었는데 1년만에 손님이 4배 가량 늘어난 것 같다"고 말했다.
감내카페 맞은편에 자리 잡은 감천문화마을 아트숍도 북적였다. '감천풍경' 등 지역 작가의 그림을 비롯해 찻잔, 컵, 화병 같은 공예품과 액세서리를 파는 이곳을 찾는 고객은 주로 서울 등 외지인 관광객들. 이들은 전국에 두 명뿐인 화혜장 중 한 명인 안해표 씨가 만든 전통 우리신에도 큰 관심을 보였다. 부산시 무형문화재인 안 화혜장은 감천동 주민이다.
감천문화마을 아트숍 매니저 송미애 씨는 "너무 많은 사람이 들락거려 하루에 몇 명이 오는지 정확히 계산하기 힘들다"면서도 "서울사람들이 지역작가 작품을 많이 사는 편이어서 매출은 꾸준히 늘고 있다"고 말했다.
6·25전쟁 피란민들이 모여 형성한 부산 산복도로가 독특한'문화'와 '스토리'가 있는 관광명소로 떠오르면서, 침체했던 마을경제도 활기를 찾고 있다. 부산광역시가 지난 2010년 국내 처음 창조도시본부를 만들어 3년째 주민들과 함께 도시재생사업인 '산복도로 르네상스'사업을 야심 차게 추진한 결과다. 낙후지역 대명사였던 산복도로가 알록달록 문화의 옷으로 갈아입고, 편의시설을 보강하며, 이야깃거리를 더한 결과 국내외 관광객이 몰려들면서 골목경제가 살아나고 있는 것. 카페, 음식점 등이 잇따라 문을 열고, 주민들의 창업 열기도 뜨겁다.
도시재생의 세계적 성공 모델로 꼽히는 사하구 감천문화마을에는 올 들어 지난달까지 18만명의 관광객이 다녀가며 골목경제에 불을 지피고 있다. 최근 골목마다 창업 열풍이 불어 음식점, 카페, 건축수리업 등 점포 17곳이 개업을 했거나 준비 중이다. 그 가운데 마을경제를 이끌고 있는 곳은 감내카페 같은 마을기업. 마을주민협의회가 운영하는 마을기업은 지난해부터 문을 열어 입소문을 타며 관광객들의 발길을 이끌고 있다. 특히 주민을 직원으로 채용하고 수익금을 마을을 위해 사용, 일자리 창출과 마을발전에 효자 역할을 하고 있다. 마을기업 활성화는 주민들의 창업으로 이어져 '어묵과 씨앗호떡' '스몰 하우스' '동네가게' '우인 커피숍' '와풀' '하늘 찻집' '불닭이랑 닭강정' '울타리 없는 만두집'등이 잇따라 개업했다.
감천문화마을 커뮤니티센터인 감내어울터에서는 주민들의 창업을 돕기 위한 컨설팅과 교육 프로그램도 운영하고 있다. 현재 이곳에서는 마을주민 20명이 창업 절차와 자금조달 방안, 점포운영 노하우를 배우며 창업을 준비하고 있다.
감천문화마을뿐만 아니라 다른 산복도로 역시 마을기업을 비롯한 각종 경제공동체가 생겨나 마을경제 활성화를 위해 힘쓰고 있다. 서구 대신동의 꽃마을 문화전시관, 동구 초량이바구길의 까꼬막·골목점빵 등이 대표적. 산복도로에는 지난 2011년부터 이달까지 마을기업 10곳, 협동조합 등 법인 9개, 공동작업장 등 마을거점시설 14곳 등 33곳의 경제공동체가 왕성한 활동을 하고 있다.
김영환 부산시 창조도시본부장은 "주민 참여형 도시재생사업인 산복도로 르네상스를 통해 마을환경이 크게 나아지고 있어 주민들도 경제적 자립의지도 상당히 높다"며 "산복도로 르네상스 사업을 더욱 힘차게 추진함으로써 마을경제 자립기반이 더욱 알차게 자리 잡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 작성자
- 구동우
- 작성일자
- 2013-07-23
- 자료출처
- 부산이라좋다
- 제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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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이라좋다 제1587호
- 첨부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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