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 이런 일이! 여친 만나러 지구 3.5바퀴를?
부산 기네스시민공모
- 내용
세상만사라는 말이 있죠. '세상에 이런 일이!'라는 감탄을 자아내는 일과 그 일을 해내는 대단한 사람들이 매일매일 나타납니다만, 우리는 보통 '그런갑다' 여기고 말지요. 나의 일 혹은 내 주위의 일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지금부터는 주위를 잘 살펴보세요. 여러분이 매일 만나는 사람들이 어쩌면 상상도 하기 힘든 일을 묵묵히 해내고 있는, 숨어 있는 위인일지도 모릅니다.
실제 그런 사람들이 부산에서 대거 등장했습니다. 어떤 사람들이냐고요? 55년 동안 하루도 빠지지 않고 일기를 쓴 사람, 정치인부터 스포츠스타까지 유명인사들의 사인을 1만여 장이나 받은 사람, 마라톤 풀코스 42.195km를 사흘에 한 번씩 달린 사람, 여자친구 만나기 위해 서울~부산을 닷새에 한 번씩 꼬박꼬박 325차례나 다닌 사람…등등입니다. 보통사람들은 상상하기도 힘든, 그야말로 진기한 기록을 가진 사람들인데요. 모두 평범한 부산 사람들입니다.
'부산 기네스' 시민공모…진기한 기록들 쏟아져
이 사람들 찾기, 정말이지 어렵지 않았습니다. ㅋㅋ 부산시가 지금은 광역시이지만 그전에는 직할시였잖아요. 직할시 이전에는 경상남도 부산시였고요. 내년이 바로 경상남도 부산시에서 부산직할시로 승격한 지 딱 50년이 되는 해입니다. 부산시는 내년 직할시 승격 50주년을 앞두고 시민과 함께 부산의 지나온 발자취를 돌아보고, 새로운 가치를 발굴하기 위한 이벤트를 몇 가지 준비하고 있는데요. 그 가운데 하나로 '부산 기네스'를 공모했습니다. 지난 8월 15일부터 9월 30일까지 부산시민을 대상으로요. '별거 없으면 어떡하지?'하는 우려도 있었지만, 웬걸? 한 건 한 건 입이 벌어지게 하는 진기한 기록들이 287건이나 접수됐습니다. 그중에서 한국민족문화연구소 연구원을 비롯한 전문가들의 엄격한 심사를 거쳐 최종 69건이 '부산 기네스'에 이름을 올렸습니다.
55년간 일기 하루도 안 빠져…국가 중대사도 빼곡히
'부산 기네스' 공모를 통해 숨겨졌던 부산의 진기한 기록, 재밌는 이야기들이 세상 밖으로 쏟아져 나왔는데요. 최고점을 받은 1위는 '일기 쓰기 달인' 권정학 어르신이 차지했습니다. 올해 70세인 권 어르신은 1957년부터 일기 쓰기를 시작, 55년간 놀랍게도 단 하루도 빠진 적이 없습니다. 손때 묻은 일기장은 무려 40권이 넘고요. 일기에는 본인의 일상 이야기뿐만 아니라 국가의 중대사, 천재지변 같은 사건 사고도 빼곡히 적었다네요. 권 어르신이 쓰신 일기장만 있으면 대하드라마 한 편 만들기 충분할 것 같습니다. 권 어르신은 아무리 늦게 집에 들어와도 일기는 꼭 쓰고 주무셨다니, 습관이 정말 무섭구나 싶습니다. 방학 때마다 일기 쓰기 숙제를 개학이 가까워져서야 몰아서 했던 저로서는 정말이지 존경스럽습니다.
유명인 사인 1만 장 보유…부산 사인맨
'부산 사인맨'으로 불리는 김치화 씨는 유명인의 사인 1만 장을 보유해 '부산 기네스' 2위에 이름을 올렸습니다. 어린 시절 프로레슬러 천규덕의 사인을 받고 너무 기뻤다는 김 씨는 그 뒤로 유명인사들이 나타나는 곳마다 찾아가 사인을 받았다고 하네요. 정치인부터 스포츠스타까지 사인을 받은 유명인사들의 면면이 화려한데요. 노무현 전 대통령과 이명박 대통령, 히딩크 감독, 박세리 선수 등은 물론이고 중국 농구선수 야오밍, 북한 마라톤 김택 감독 등 국내외를 막론하고 유명인사들의 사인을 받아 간직하고 있습니다. 얼마 전 부산에서 열린 아시아시리즈에 참가한 일본 요미우리 자이언츠의 하라 감독 사인도 발 빠르게 받았다고 하네요.
56년간 이발사 한 길…"젊은이들 맡은 일 꾸준히 했으면"
외길 인생을 걸어온 장인도 빠지지 않았습니다. 56년 동안 이발가위를 손에서 놓지 않은 70세 강봉원 어르신이 그 주인공인데요. 강 어르신은 1971년에 받은 부산직할시장상을 아직도 소중하게 간직하고 있었습니다. 강 어르신은 "나 같은 사람도 56년 동안 한길로 가는데 젊은 분들도 꾸준하게 자기 일을 해줬으면 좋겠다"고 충고해 주시네요.
'부산 기네스'지만 부산 밖, 서울에 사는 30대 김학준 씨도 이름을 올렸습니다. 2007년부터 2012년 9월 10일까지 부산에 사는 여자친구를 만나기 위해 325회나 서울, 부산을 오간 기록을 갖고 있는데요. 이동거리를 환산하면 무려 지구 3.4바퀴나 된다네요. 이분들 뜨거운 사랑, 결과는 어떻게 됐냐구요? 내년 결혼에 골인한답니다. 짝짝 추카추카.^^
이 밖에 수령 1천300년이 넘은 느티나무와 제작된 지 100년이 넘은 풍금, 67년 동안 3대가 운영해온 유도장 등 이른바 부산의 보물로 꼽힌 부산 기네스는 모두 69건에 달합니다.
부산시는 이번 기네스 공모를 통해 시민의 일상적인 삶의 이야기가 부산의 이름을 빛내는 소중한 자산이라는 점을 다시 한번 깨달았다는군요. 앞으로 이 같은 시민 참여형 발굴 사업을 지속할 방침이라니 기대해 봐야겠네요.
■부산 기네스 톱 10
1위 55년간 매일 일기를 쓴 사람 2위 유명인사 사인 1만여장 보유 3위 1년간 마라톤 풀코스 106회 완주 4위 영광도서 대표, 최다 독서토론회 개최 5위 5년간 부산-서울 325회 다닌 사람 6위 영도구에 67년 된 유도장 운영 7위 50년간 외길 이발사 8위 제작 100년 지난 풍금 9위 기장읍 수령 1천300년 된 나무 10위 다대1동 부산 최다 통수(52개 통) 보유
- 작성자
- 구동우
- 작성일자
- 2012-11-19
- 자료출처
- 부산이라좋다
- 제호
- 첨부파일
-
- 부산이라좋다의 모든 콘텐츠(기사)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