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최대 크루즈, 보이저호, 부산과 처음 만나는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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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우! 거대한 도시 같네~”
19일 부산에 처음 입항한 크루즈 ‘보이저(Voyager of the Seas)호’에 오른 순간 터져 나온 말입니다. ‘꿈의 궁전’ ‘바다 위 호텔’이라고 불렀던 기존 조그마한(?) 크루즈와는 차원이 달랐습니다. 한 마디로 어마어마했습니다.
아시아 지역을 운항하는 크루즈 중 최대 규모라는 이 크루즈에 오르는 것은 ‘배를 타는 것’이 아니라 ‘딴 세상으로 들어가는 것’이었습니다. 누구나 타보고 싶어 하는 꿈의 크루즈라는 찬사가 헛말이 아니었습니다.
미국 국적 로열캐리비언크루즈사의 보이저호는 14만t, 길이는 311m, 높이 14층에 달하는 위용을 자랑합니다. 승객은 모두 5천 명 이상을 태울 수 있고요.
보이저호는 이날 부산 첫 입항을 기념해 언론인과 시민 50여 명을 초청, 식사를 대접하고 내부를 일부 공개했는데요. 모두들 입을 떡 벌리는 모습이었습니다.
보이저호에 들어서자 거대한 로비가 나타나고 안이 훤히 보이는 엘리베이터가 초고속으로 오르내리고 있었습니다. 수영복에 가운을 걸친 여인이 엘리베이터를 타고 쏜살같이 올라가는 모습이 보이더군요. 어리둥절했습니다.
명품숍들과 바, 커피숍 등이 즐비한 중심 거리(?)는 유럽의 도심 한복판 쇼핑거리를 그대로 재현한 것 같았습니다. 3층 규모의 대극장, 슬롯머신과 게임테이블이 가득 들어선 카지노, 넓은 바다를 보며 러닝머신을 달릴 수 있는 헬스장…. 부산 시내 관광을 위해 승객들이 대부분 빠져나가 텅 빈 배였지만, 호화로운 시설은 영화 속 그대로였습니다. 이 밖에도 아이스링크와 나이트클럽, 사우나, 도서관, 어린이 놀이시설까지 없는 게 없더군요. 3D 영화관에서는 지금 한창 흥행몰이를 하는 애니메이션 ‘마다카스타3’가 상영 중이었습니다.
보이저호 야외 데크에는 다양한 레포츠시설이 있었는데요. 수영·농구·배구장, 조깅트랙은 물론 9홀 미니 골프장까지 보이더군요. 크루즈 최초로 갖췄다는 암벽등반시설은 이 배가 특히 자랑하는 레포츠시설입니다. 전문강사가 있어서 초보자도 이용할 수 있다네요.
호화 크루즈에 야외 수영장이 빠질 순 없겠죠. 데크에는 길이 25m가량 크기의 풀장 2개와 둥근 모양의 자쿠지(물에서 기포가 생기게 만든 욕조) 2개가 있었는데요. 물속에서 한가롭게 공놀이를 하는 승객들의 모습이 참 여유로워 보였습니다. 야외 수영장은 뱃머리뿐만 아니라 뒤쪽에도 있다고 하네요.
정신없이 “와! 와! 와!” 하다 보니 선상투어 30분이 후딱 지나가더군요. 제일 궁금했던 객실을 비롯해 둘러보고 싶은 곳이 한두 곳이 아니었지만, 워낙 까다로운(?) 승무원들 때문에 “더 보자”는 말을 할 수 없었습니다. 또 한 가지 이 호화로운 크루즈를 타기 위해서는 얼마의 돈이 드는지도 궁금했지만, 차마 물어보지 못했습니다. 혹시 궁금하신 분은 스스로 알아보시길…ㅋㅋ.
말씀드렸다시피 보이저호가 부산을 찾은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중국 상하이에서 출발해 일본 오키나와와 후쿠오카를 거쳐 부산 영도 동삼동 국제크루즈터미널에 입항했는데요. 중국인과 일본인을 비롯한 승객 3천840명과 승무원 1천176명 등 5천16명을 태우고 왔습니다.
사실 보이저호는 그동안 지중해에서 명성을 얻었던 크루즈입니다. 하지만 최근 아시아, 특히 중국의 크루즈 여행객들이 크게 늘어나면서, 로열캐리비언크루즈사가 전격적으로 아시아 운항을 결정한 거죠. 이번 부산을 찾은 보어저호 승객들 역시 대부분이 중국사람들이더라고요. 날이 갈수록 커지는 중국의 파워, 대단합니다.
부산 역시 대단한데요. 일찌감치 영도에 크루즈 전용 터미널을 만들고 크루즈 유치에 힘을 쏟은 결과, 전 세계 크고 작은 크루즈들이 잇따라 부산을 찾고 있습니다. 19일 보이저호와 함께 7만t급 레전드호도 중국인 여행객 2천여 명을 태우고 부산을 찾았는데요. 올해 상반기에만 46척의 크루즈가 4만 600여 명을 태우고 부산에 왔습니다.
올해 부산에는 대형 크루즈와 승객이 사상 최대로 몰려들 전망인데요. 보이저호가 오는 10월까지 다섯 차례 입항하고, 12만t급 다이아몬드프린세스호도 입항 예정입니다. 올해 크루즈가 총 66차례 16만 8천 명의 관광객을 싣고 부산을 방문할 예정이라니, 완전 대박.^^ 바야흐로 부산이 아시아 크루즈 중심 항으로 우뚝 서고 있는 것 같습니다.
보이저호가 한번 입항할 때 항만 세입과 관광수입 등 14억 원 가량의 수입이 발생한다니, 크루즈 유치에 적극 노력해야 하는 건 당연하겠죠.
부산시가 얼마나 노력하느냐면요. 부산시장이 직접 크루즈 환영행사에 나서 앞으로 자주 부산을 찾아달라는 당부를 할 정돕니다. 부산시는 19일 보이저호의 첫 부산항 입항을 기념하는 대대적인 환영행사를 했는데요. 허남식 부산시장이 직접 크루즈에 올라 환영의 뜻을 전하고 찰스 타이게 선장에게 기념패와 꽃다발을 증정했습니다. 부산지역 관광산업 관련 기관·단체, 여행사 대표 등 150여 명이 환영행사에 참석했고요.
허 시장은 이날 보이저호를 찾아 “누구나 타보고 싶어 하는 꿈의 크루즈선이 부산을 찾아준 것을 환영한다. 부산은 해운대를 비롯한 아름다운 관광자원과 부산국제영화제, 부산 세계불꽃축제, 세계 최대 백화점 등 풍성한 볼거리와 즐길 거리를 갖췄다. 크루즈 여행객들을 위한 고품격 서비스를 제공하는데도 각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보이저호가 자주 우리 부산을 찾아주길 기대한다.”며 마케팅(?)을 펼쳤습니다.
부산지역 남녀 대학생들도 이날 한복을 곱게 있고, 보이저호에서 내리는 승객들에게 부산 관광지도를 일일이 나눠주며 외국어로 친절하게 안내했는데요. ‘크루즈 버디’라는 이름의 자원봉사자들입니다. 점심때 관광객들을 피해 한쪽에서 햄버거로 허기를 채우는 학생들을 보니 참 대견스럽기도 하고, 왠지 찡하더라고요.
부산시 공무원들은 이날 크루즈 관광객과 함께 입항한 중국 기자단 35명을 따로 초청해 부산관광 팸 투어도 실시했습니다.
아무튼, 부산시장부터 대학생들까지 크루즈 중심 항 부산, 관광도시 부산의 위상을 높이기 위해 열심히 뛰고 있는 모든 분, 파이팅입니다. 파이팅!
- 작성자
- 구동우
- 작성일자
- 2012-07-20
- 자료출처
- 부산이라좋다
- 제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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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이라좋다 제1535호
- 첨부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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