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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내믹 부산 제1447호 시정

“아~아 많이 낳으면 예비군훈련 면제?!”

내용

언제는 아기 많이 낳는다고 정관수술하면 예비군 훈련까지 빼 주더니, 아아~를 안 낳는다고 야단법석입니다. 까딱하다간 씨가 마를지도 모른다는 걱정이 태산입니다. 부산을 비롯해 전국 지자체들은 둘째, 셋째를 낳으면 출산장려금을 주고, 도로비 면제에 신차 구입 할인혜택까지 배려합니다. 대학 등록금도 대 주겠다 캅니다. 아기를 안 배고, 안 낳으니 문 닫는 산부인과, 소아과가 속출합니다. 아기 좀 낳아달라고 애걸복걸입니다.

이 와중에, 반가운 소식이 있습니다. 부산의 출산율이 높아지고 있다네요. 부산시의 적극적인 출산장려 정책이 결실을 거두고 있답니다. 부산시가 통계청 자료를 분석한 결과, 올 1~7월 현재 부산지역 출생아수는 1만5천300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보다 400명(2.7%) 늘었다고 합니다. 서울 대구 인천 광주 대전 울산 등 전국 7대 도시 가운데 광주에 이어 출산율 증가 2위 기록이라네요.


사실, 부산은 출산율 전국 최저라는 불명예를 안고 있습니다. 그만큼 출산장려정책도 가히 전국 최곱니다. ‘다자녀가정 우대카드’를 만들어 각종 혜택과 배려를 아끼지 않고 있지요. 올 1월1일부터 태어나는 두 번째 자녀부터 취학 전까지의 보육료를 지원합니다. 세 번째 자녀는 초·중·고 학비 및 급식비는 물론 대학입학 첫 등록금을 지원하고요. 또 올해부터 2019년까지 해마다 100억원씩 1천억원 규모의 출산장려기금을 조성해 다자녀 가구의 교육비 지원 등에 활용할 계획이라고 합니다.

에구, 다섯 살만 젊어도 하나 더 놔볼 객기 한번 부리겠는데, 육십 다 돼서 아아~ 초등학교 보낼 판이라 아쉽지만, 꿈을 접습니다. 제 밑으로, 오늘 밤에 다들 뭐할 겁니까? 힘 한번 써보입시다^^

이왕 말이 나온 김에, “낳자” “낳지 말자” 왔다 갔다 하는 우리나라 출산 정책 한번 되짚어 보십시다.

정부가 국민을 대상으로 제발 아이 좀 낳지 말자고 애원을 하던 때가 있었습니다. 오래 갈 것도 없습니다. 불과 십수 년 전의 일입니다. 집집마다 콘돔을 나눠주고, 피임을 하면 지원금을 줬습니다. 정관수술을 조건으로 예비군 훈련과 민방위 소집도 더러 빼 주었습니다.

정부는 1960년대 들어 본격적인 ‘가족계획 정책’을 펴기 시작합니다. 제발 아기 좀 낳지 말자는 겁니다. 당시 인구증가율은 2.9%에 달해 1년에 70여만명이 증가했답니다. 폭발적인 인구증가를 그대로 뒀다간 인구밀도가 높고, 먹을 것이 없어 경제발전이고 뭐고 다 허사가 된다는 절박감이 몰려 든거지요. 그래서 펼친 대국민 캠페인이 ‘3,3,35 운동’입니다. 무슨 뜻이냐고요? 3명의 자녀를 3년 터울로 낳아서 35세 이전에 아이 낳기를 그만두자는 말입니다.

70년대 들어서는 더 절박해졌습니다. ‘아들 딸 구별 말고 둘만 낳아 잘 기르자’는 표어가 등장했습니다. 가족계획 사업에 바짝 고삐를 죈 것이지요. 1973년엔 모자보건법을 만들어 정관과 난관수술을 하는 가정에 여러 혜택을 주기 시작합니다. 이후 등장한 표어는 은근히 사람을 위협할 정돕니다. ‘무턱대고 낳다보면 거지꼴 못 면한다’, ‘잘 키운 딸 하나 열 아들 안 부럽다’, ‘하나만 낳아도 삼천리는 초만원’ 등입니다. 공공장소나 길거리에서 콘돔을 나눠주고, 전국 공중화장실 벽에 피임기구 자판기를 설치했던 것도 이땝니다.

1984년에는 전국 주요 도시의 사람이 많이 모이는 장소에 ‘인구 시계탑’을 세웠습니다. 인구가 4천만명을 넘어서면서 가족계획 실천의 절박함을 시각적으로 홍보하기 위해서였지요. 부산엔 동래구 온천동 ‘고속버스터미널’과 ‘부산백화점’(지금의 ‘반도보라 스카이뷰’ 아파트 자리)이 있던 자리를 시작으로 부산역과 서부시외버스터미널 광장에 인구 시계탑을 세웠습니다. 컴퓨터 장치가 달린 인구 시계탑은 50.1초마다 1명씩 불어나는 인구수를 표시했습니다. ‘지금 부산인구는 000명, 지금 우리나라 인구는 000명’ 전광판에는 이런 식의 문구가 떴습니다. 가족계획운동은 1990년대 초반까지 계속됐습니다.

세상이 변해도 너무 빠르게 변합니다. 그에 따른 정책도 손바닥 뒤집듯 180도 달라지고 있습니다. 출산율이 ‘인구유지 수준’인 2.1명 아래로 떨어진 1983년께부터 일부 학자들이 급속한 인구감소를 걱정하기 시작합니다. 이미 서구에서 나타나고 있던 저출산 고령화 문제를 예상했던 것입니다.

급기야, 정부는 1996년 가족계획 중심의 인구 억제정책을 포기합니다. 유야무야 하던 이 정책을 공식적으로 폐기한 것은 2002년입니다. 2002년은 부산아시안게임이 열리던 햅니다. 님(?)들이 자라목을 하고, 국민 눈치를 살핀 세월이 너무 길었고, 판단은 그만큼 늦었습니다. 이때부터 산아제한정책은 출산장려정책으로 전환됩니다.

세월을 좀 더 거슬러 올라가보면, 출산장려를 오늘날에만 하고 있는 것은 아닙니다. 6.25전쟁 직후 몇 년간은 정부가 아이를 많이 낳은 어머니에게 상을 주었답니다. 전쟁으로 인구가 급격히 줄어들었던 까닭이지요. 육남매를 낳이 기른 제 어머니도 장한 어머닙니다. 이 시기가 바로 전쟁후 ‘베이비붐’ 세대가 탄생한 때입니다.

2007년 부산에서는 2만8천223명의 아기가 태어나 2년째 출생아 숫자가 증가했습니다. 합계 출산율도 2년 연속 높아져 ‘1명’선을 넘어섰습니다. 2005년 쌍춘년, 2006년 황금돼지해 등의 사회적 요인과 함께 부산시와 각계가 출산장려 정책을 펼치며 분위기 조성에 나선 효과라는 분석입니다.

실제 부산시는 전국 처음 출산장려조례를 제정했습니다. 전국 처음 다자녀가정의 날(11월1)을 제정, 공포했습니다. 출산시책을 법적으로 뒷받침하고, 저출산 문제해결에 힘을 쏟아 정부 평가에서 ‘우수기관’에 뽑히기도 했습니다.

부산시 여성정책담당관실 관계자는 출산율이 계속 높아지도록 다양한 출산장려 시책을 시민단체들과 지속적으로 추진해 나가겠다는 ‘결의’를 내비치고 있습니다. 요즘엔 미혼남녀 맞선도 주선하고 있습니다. 작게는 내 가정, 내 후대를 위해서, 좀 크게는 나라를 위해서, 인류를 위해서, 결혼을 하고 아기를 낳아달라는 읍솝니다. 제발 아~아 좀 낳읍시다요~~~.

작성자
박재관
작성일자
2010-10-28
자료출처
부산이라좋다
제호

부산이라좋다 제1447호

첨부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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