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난 공무원 별난 재주] 헌혈 100회 돌파한 진준근 수영구 남천1동장
"공무원이라면 국민과 피 나누는게 당연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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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난 공무원 별난 재주] 헌혈 100회 돌파한 진준근 수영구 남천1동장
"공무원이라면 국민과 피 나누는게 당연하죠"
수영구 남천1동 진준근 동장이 지난 17일 헌혈 100회를 돌파해 적십자 명예의 전당에 오른다(사진은 진 동장이 헌혈 감사패 앞에서 포즈를 취한 모습).
"팔뚝 핏줄에 굵은 주사바늘이 콱 꽂힌다. 백 번째이건만 왜 이렇게 익숙해지지 않는 걸까. 그런데 오늘은 용솟음치는 기쁨으로 아프지 않다. 이내 선혈이 호스 속으로 뻗쳐 들어간다. 복잡한 장치를 거친 혈액은 이내 한 봉지의 탱글탱글한 생명을 만든다."
부산 수영구 남천1동 진준근(58) 동장은 지난 17일 100번째 헌혈을 한 소감을 한 편의 시처럼 공무원 게시판에 남겼다. 그는 헌혈을 시작한지 13년6개월만에 이날 100회를 돌파해 내년 '적십자 명예의 전당'에 오른다.
진 동장은 수영구청이 문을 열던 지난 1995년 5월3일 헌혈을 시작했다. 가톨릭 신자인 그에게는 피를 나누는 것이야말로 남을 위해 봉사하는 일이자 생명을 살리는 숭고한 일이었다.
그렇지만 헌혈도 건강이 허락해야 가능한 일. 헌혈 60회를 했을 때부터 혈압이 높아지고 건강이 나빠지면서 헌혈을 거부당하는 일이 잦아졌다.
진 동장은 그때부터 피를 나눌 수 있는 건강한 몸을 만들기 위해 자전거와 마라톤을 시작했다. 그리고 기회가 있을 때마다 헌혈의 집을 찾았다.
진 동장은 "하느님께서 건강을 계속 허락해 주신다면 피를 아낌없이 남을 위해 바치겠다"며 "34년6개월 공직생활을 하면서 헌혈을 통해 국민을 위해 또 다른 봉사를 할 수 있어서 뿌듯하다"고 말했다.
그는 두 달 후인 내년 1월 101회 헌혈을 성공하기 위해 열심히 혈압 관리와 마라톤, 자전거로 몸을 다져나갈 생각이다.
"부산의 현재 혈액 보유량이 4일치도 안됩니다. 학생들이 방학에 들어가면 헌혈자가 거의 없어 발을 동동 굴리는 일이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닙니다. 공무원들이 누구보다 앞장서 헌혈을 해야 합니다. 헌혈을 할 수 있도록 3시간 정도는 외근으로 인정해주고, 헌혈을 많이 한 사람을 찾아 표창도 줘야합니다."
진 동장은 공무원들이 눈치 보지 않고 헌혈에 참여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가 꼭 필요하다고 몇 번이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