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시민·공무원 `기름범벅' 태안 긴급복구 구슬땀 "부산에는 절대 이런 일 없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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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없음 부산 시민·공무원 `기름범벅' 태안 긴급복구 구슬땀
"부산에는 절대 이런 일 없기를…"
지난 12일 충남 태안군 만리포해수욕장. 부산 송정해수욕장과 닮은 그곳은 전쟁터를 방불케 했다.
`기름범벅'이 된 태안반도를 살리기 위해 급하게 찾아온 자원봉사자들과 공무원, 군인, 경찰들이 말 그대로 기름과 전쟁을 치르고 있었다.
사진설명: 부산시민과 공무원들이 유조선 기름유출 사고로 기름범벅이 된 태안반도를 되살리기 위해 나서고 있다(사진은 지난 11∼13일 충남 태안군 천리포해수욕장에서 기름제거 작업을 벌이고 있는 부산시 공무원).
부산에서도 시 직원 320여명이 지난 11∼13일 긴급복구지원에 나선데 이어, 부산환경운동연합 회원을 비롯한 시민, 학생 2천여명이 12∼15일 자원봉사 대열에 합류했다.이들은 만리포해수욕장과 인근 천리포해수욕장에서 삽으로 기름을 떠내고 흡착포로 백사장과 바위의 기름을 일일이 닦아내는 일에 동참했다.
부산시 공무원 노치운 씨는 "처음 도착해 버스에서 내리는 순간 역한 기름 냄새 때문에 두통이 났다"며 "자원봉사자들은 잠깐 있다 가지만 주민들이 너무 큰 고통을 받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자원봉사자들은 썰물이 시작되는 오전 9시부터 밀물로 바닷물이 차오로는 오후 4시께까지 불편한 우의와 장갑, 마스크를 끼고 힘든 작업을 벌였지만, 주민들 앞에서 감히 힘든 표정을 짓지 못했다.
자원봉사자들에게 식사를 제공하기 위해 문을 연 한 횟집 주인은 "횟집과 민박집을 운영하는 주민들은 모두 문을 닫고 하루 종일 기름 제거에 매달려 있다"며 "기름을 다 닦아내더라도 영업을 할 수 없어 생계가 막막한 처지"라며 크게 한숨쉬었다.부산에서 올라온 자원봉사자 이광용 씨는 "배 사고를 낸 몇몇 사람의 실수로 자연환경 파괴는 물론 수많은 사람이 절망에 빠졌다"며 "바다가 생명인 부산에 사는 사람으로서 정말 남일 같지 않다"고 말했다.
만리포·천리포해수욕장에서 기름 제거를 도운 부산 자원봉사자들은 돌아오면서도 여전히 밀려드는 검은 파도가 걱정스러운 듯 아무 말이 없었다.
해수욕장 입구 곳곳에는 "태안군민들은 여러분들의 도움을 잊지 않겠습니다"는 현수막이 주민들이 흔드는 손처럼 나부꼈다.
- 작성자
- 부산이야기
- 작성일자
- 2007-12-20
- 자료출처
- 부산이라좋다
- 제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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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이라좋다 제1299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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