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자로 푸는 세상 / 訥辯(눌변)
떠듬거리는 서툰 말솜씨
- 내용
- 눌(訥)은 말씀 언(言)에 속이라는 뜻의 내(內)가 합쳐진 글자이다. 입 구(口)와 안 내(內)가 합쳐진 (눌)과 같은 글자이다. 여기서 `입안에 말이 박혀 들어가 나오지 않는다', 즉 `말주변이 없다'는 의미가 나왔다. 눌변(訥辯)이란 `떠듬거리는 서툰 말솜씨'를 말한다. `논어(論語)'에 "군자욕눌어언, 이민어행(君子欲訥於言, 而敏於行)"이라는 구절이 있다. 즉, "군자란 말은 떠듬거릴지라도 행동에는 민첩하다"라는 뜻이다. 줄여서 눌언민행(訥言敏行)이라 한다. 말보다는 행동이 백번 중요하다는 의미일 것이다. 다른 한편, 대변약눌(大辯若訥)이란 숙어가 있는데, `워낙 말 잘하는 사람은 함부로 지껄이지 않으므로 겉으로 보기엔 오히려 말더듬이처럼 보인다'는 말이다. 참된 내용은 참기름 바른 듯 번지르르한 수식으로 현혹하는 달변(達辯)이 아니라, 무덤덤한 듯 들리는 눌언(訥言) 속에 있는 경우가 많다. "침묵이 금이다"라는 서양 속담 역시 `때론 침묵(沈默)하는 경우가 아무렇게 지껄이는 말보다 낫다'라는 의미로 사용됐다. 말을 많이 하다보면, 그 어딘가에 반드시 하지 않아도 될 말이 들어가게 마련이다. 지위고하(地位高下)를 막론(莫論)하고, 세 치 혀로 뱉어내는 말이 무슨 소용 있으랴. 모든 것이 말보다 행동, 즉 실천이 중요함을 가르쳐 주는 교훈들이다.
- 작성자
- 부산이야기
- 작성일자
- 2005-06-24
- 자료출처
- 부산이라좋다
- 제호
-
부산이라좋다 제1169호
- 부산이라좋다의 모든 콘텐츠(기사)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