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보는 부산자랑 10가지/ 낙동강하구
청춘찬가 흐르던 갈숲 가족공원 변신
- 내용
- 민족의 영산 태백산 황지에서 발원해 국토를 종단하며 굽이굽이 1천3백리 물길을 유유히 흘러온 낙동강. 영남의 젖줄이자 한민족의 젖줄인 위대한 어머니의 강. 그러한 낙동강 끝자락에 부산의 자랑 낙동강 하구가 둥지를 틀고 있다. 이곳에는 천연기념물 제179호낙동강 하류 철새도래지 등 각종 볼거리가 풍부하다. 철새도래지는 70년대까지만 해도 우리나라 최대이자 동양 최대 규모의 철새 서식지로 명성이 드높았다. 사하구 하단동 을숙도를 중심으로 광활하게 펼쳐진 삼각주에는 줄풀과 갈대숲이 어우러져 있고 바닷물과 강물이 교차하고 수심이 얕은 갯벌이 넓게 형성되어 철새들의 먹이인 플랑크톤과 어패류, 수서곤충이 풍부해 철새 서식지로는 안성맞춤. 낙동강 하구의 명성을 더욱 높여준 것은 을숙도의 갈대숲이다. 핏빛으로 타들어가는 늦가을 석양 무렵, 하얗게 피운 갈대 무리가 바람결에 쓰러지는 모습은 자연이 선사하는 숨이 막힐 것 같은 아름다움의 극치가 아닐 수 없다. 갈꽃이 피고 철새가 날오는 늦가을부터 겨울까지 이곳은 생태계의 보고이자 살아있는 자연학습장으로 부산시민은 물론이고 관광객들의 아낌없는 사랑을 받았다. 낙동강 하구둑이 준공된 87년을 기점으로 낙동강 하구는 크고 작은 변화를 겪는다. 우리나라 최대 규모의 하구둑 준공에 이어 인근에 △명지주거단지 △명지대교 건설 △신호지방공단 조성 △녹산공단 조성 △가덕신항만 건설 등 각종 매립사업과 개발이 진행돼 이 일원은 부산의 21세기를 걸머질 신흥 공업지역으로의 변신을 모색하게 된다. 관광 낙동강 하구에 오면 빼놓지 않고 가보아야 할 곳이 있다. 다대포해수욕장과 몰운대다. 다대포는 앞으로는 넓은 바다, 옆으로는 아름다운 낙동강 하구를 안고 있는 빼어난 절경속에 있다. 한동안 해수욕장으로 유명했지만 모래의 침식으로 해수욕장으로의 기능은 잃었다. 최근에는 관광객과 강태공의 요람으로 변신했다. 주말이면 이곳에 나와 조개나 게를 잡는 가족단위 나들이객을 쉽게 볼 수 있다. 을숙도 일원은 저녁노을이 아름답기로 유명한 곳. 다대포 바닷가에서 멀리 보이는 철새도래지 위의 저녁노을은 청춘남녀라면 한번쯤 가 보아야 할 전국 제일의 낭만이 출렁거리는 쉼터이다. 몰운대는 예로부터 천하 제일의 절경이라는 명성이 자자했던 곳. 군사작전지역으로 출입이 통제되어 오다 최근 풀려서 단체관광도 할 수 있다. 그동안 사람들의 발길이 끊긴 상태에 있었기 때문에 천연적인 풍광이 눈이 시릴 지경이다. 이 지역은 최근 들어 서부산 주민의 가족 나들이 장소로 각광받고 있다. 하구둑에 조성된 대형 광장, 삼락동 간이운동장과 고수부지, 유채꽃밭 등이 조성되어 있어서 시원한 강바람과 함께 휴일을 즐기는 나들이객으로 항상 활기에 넘친다. 예술기행 낙동강 하구와 을숙도, 철새도래지 등 이 일원의 절경을 소재로 삼은 예술작품도 꽤 있는 편. 조금의 여유를 내어 예술기행을 해보는 것도 여행의 색다른 재미를 선사한다. 요산 김정한의 단편 「모래톱 이야기」가 대표적이다. 시집으로는 황동규의 「몰운대행」이 있다. 「노인, 새되어 날다」는 「을숙도」를 기초로 연극으로 공연됐던 작품. 이 겨울, 예술의 향기를 가슴에 하나씩 품고 낙동강 하구를 찾는다면 예술적 감흥을 더해줄 철새들의 군무에 심취하고 삶의 의미를 새롭게 음미하게 될 것이다. <끝>
- 작성자
- 부산이야기
- 작성일자
- 2000-06-09
- 자료출처
- 부산이라좋다
- 제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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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이라좋다 제840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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