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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내믹 부산 제1075호 칼럼

수평선 /부산다운 건축

내용
 지난 개발시대에서 철거란 말은 개선이나 개혁과 같은 뜻이었다. 오래된 것은 낡았다는 고정관념에서 맘에 안드면 일단 망치질부터 해댔다. 정겹던 우리 초가는 슬레이트나 콘크리트로 대체되고 동네는 온통 원색 페인트로 물들었다. 한솥밥 식구들의 정이 밴 안방과 툇마루도 일순간 허물어지고 덩그라니 신식 건물이 들어서곤 했다. ▶부산에서도 고색창연한 근대 건축물들은 많이 사라졌다. 중앙동 옛 세관건물이나 영주동의 조흥은행 건물은 러시아 양식의 아름다운 건축물이었으나 철거되고 말았다. 지금까지 철거되지 않았다면 당연히 보존 방안이 마련되었을 것이다. 이미 옛 아메리칸센터와 부산기상청, 옛 경남도청사, 임시수도기념관, 옛 일신여학교 건물 등을 시가 보존키로 결정했는데 이들 건물보다 미려했던 두 건축물은 마땅히 보전될 수 있었을 것이다. ▶부산대 옛 본관 건물도 철거여부를 놓고 논란을 빚었다. 건축가 김중업씨가 설계하여 1959년 완공된 이 건물은 유리 외관에 회전식 계단, 높은 천정 등으로 당시로서는 파격적이라는 평을 받았다. 이 건물이 안전문제로 철거 논의가 일었지만 지난해 보전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그러나 일부에서는 아직도 이 건물의 재건축에 대해 미련을 버리지 못하고 있어 아직은 두부 썰듯 완전히 결론이 난 것은 아니라 안타깝다. ▶오페라 하우스는 호주 시드니의 랜드마크다. 건축물 하나가 도시를 대표하는 경우다. 일류 도시일수록 건축물에 신경을 쓴다. 상하이는 건물의 설계는 물론 야간 조명에 대해서까지 심의를 한다. 싱가포르에는 꼭 같은 건물은 하나도 없다. 부산시가 부산다운 건축상을 올해 공모한다. 세월이 흘러도 철거시비에 휘말리지 않을만큼 아름다운 건축물은 언제쯤 탄생할 수 있을까.
작성자
부산이야기
작성일자
2003-08-07
자료출처
부산이라좋다
제호

부산이라좋다 제1075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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