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평선/ 질서
- 내용
- 독일인은 자기나라 국민의 특성에 자부심을 느끼는 사람들이다. 그 특성 가운데 타 국가에서도 알아주는 것이 `질서'다. 독일인에게 질서는 정확성과 정돈을 의미하기도 한다. 독일인의 일상생활 속에는 질서 즉 정확성과 정돈에 대한 사랑과 의식이 깊이 자리잡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실제 질서에 대한 독일인의 해석은 우리의 차이가 있어 보인다. 자동차나 세탁기를 구입한지 얼마되지 않아 고장이 났을 경우 독일인이 화를 내는 정도는 우리가 볼 때 수위를 넘는다. `사회질서를 위반한 행위'라고까지 생각하는 것이다. 결국 독일이 만들어내는 기계가 세계적인 명성을 얻고 있는 것도 이같은 질서의식과 정확성과도 무관하지 않다고 볼 수 있다. ▶반면 우리의 질서의식은 과거에 비해 나아졌다고는 하지만 미흡하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해마다 피서객이 몰리는 부산의 각 해수욕장의 화장실은 쓰레기장으로 변하기 일쑤다. 부산시가 `화장실 가꾸기 운동'을 벌이며 예쁘게 꾸민 화장실은 파손과 훼손으로 볼썽 사나운 곳이 되어버린 곳도 상당수다. 출퇴근 시간 시내버스와 택시가 뒤엉키고 시민들은 도로 안쪽으로 들어와 버스에 타는 것은 아주 자연스러운 일이 되어버렸다. ▶사실상 공동생황의 필수인 기초질서가 무너진 것이라고 볼 수 밖에 없다. 잘못을 보고도 누구하나 지적하는 사람이 없을 뿐 더러, 지적 자체가 의미없는 일이 되어버린 것 같은 느낌이다. 질서의식을 가지고 질서를 지키려해도 지킬 수 없는 환경탓일까. 공공질서를 지키려는 시민의식은 무뎌지고 있다. `질서의식'을 제품생산까지 확대시킨 독일인 이야기를 타산지석으로 삼아야 한다.
- 작성자
- 부산이야기
- 작성일자
- 2003-05-29
- 자료출처
- 부산이라좋다
- 제호
-
부산이라좋다 제1065호
- 부산이라좋다의 모든 콘텐츠(기사)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