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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내믹 부산 제1049호 칼럼

수평선/ 입춘

내용
지난 1일은 `설’이었다. 흔히 `설’을 `설날’이라고 말하지만 이는 `역전앞’과 같이 겹친말로 잘못된 표현이다. 우리의 설이 언제부터 시작됐는지는 명확치는 않다. 기록상으로는 중국의 역사서인 `수서’에서 설을 `신라의 국경일’라고 적고 있다. 이것만 봐도 설이 얼마나 오래된 우리의 명절인지 알 수 있다. 설의 뜻 또한 명확하지는 않다. 학계에서는 `서럽다’ 또는 `몸을 사린다’로 해석하고 있다. ▶지난 4일은 입춘(立春)이었다. 음력상으로 입춘은 설 무렵이다. 원래 고대에는 동지무렵에 새해가 시작되는 역법을 만들었다고 한다. 낮의 길이가 짧아졌다 길어졌다하는 음양과정에서 낮의 길이가 길어지기 시작하는 동지를 양의 출발점으로 보아 1년의 시작으로 의미를 둔 것이다. 달과 지구의 공전주기가 같지 않기에 제일 가까운 초하루에서 며칠 떨어져 있는 것이 보통이다. ▶입춘은 봄이 서는 날, 봄이 시작하는 날이다. 우리의 세시풍속은 이날 입춘대길(立春大吉)을 대문에 써붙이고 한 해의 행운을 축원하는 덕담을 나눴다. 떠오르는 달을 향해 소원을 빌었으며 달집을 태워 액을 털어버렸다. 그러나 이런 풍습은 사라지다시피 했고 먹고 살기에 바빠 망월의 여유나 인정의 나눔마저 메말라 버린 것이 현실이다. ▶최근 부산시청 부근 한 식당에서 설과 입춘을 전후해 격식을 갖춘 차(茶)를 선보이고 있다. 바쁜 일상 속에서 차의 향기와 함께 잠시나마 속세를 충분히 잊게 한다. 차를 우리고 다과와 함께 담소를 즐기는 사람들의 모습에서 여유가 느껴지도 한다. 귀성전쟁 속에서 설에 `새해 설계’란 뒷전으로 밀려버린 현실이다. 전통의 넉넉함을 빌려 다시 한번 새 출발을 다지는 것도 늦지 않은 듯 하다.
작성자
부산이야기
작성일자
2003-02-06
자료출처
부산이라좋다
제호

부산이라좋다 제1049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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