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평선/ 오~필승 북한
- 내용
- 2002 한일월드컵에서 한국이 이탈리아를 무찌르고 8강에 진출한 며칠 뒤 북한은 이례적으로 한국 대 이탈리아전을 녹화방송했다. 이에 앞서 상암경기장에서 열린 개막식 경기도 편집한 것이지만 녹화방송을 했다. 아무리 폐쇄사회라고 해도 지구촌 축제를 주민들이 모를리 없고 주민들의 뜨거운 축구 열기도 의식하지 않을 수 없기 때문이었을 것이다. ▶1966년 영국월드컵 때 북한은 우승후보 이탈리아를 1대 0으로 꺾었다. 이탈리아가 몇 점 차이로 이기느냐에 관심이 쏠린 경기였다. 월드컵 2차례 우승의 전력을 지닌 이탈리아에 평균신장 165㎝의 작고 이름 없는 북한팀은 상대가 되지 않을 것이라고 사람들은 생각했다. 그러나 결과는 반대였다. 외출도 없이 3년간 계속된 강도 높은 훈련을 통해 `사다리 전법'과 같은 새로운 전술을 익힌 땀의 결실이었다. ▶전 세계인들이 한일월드컵에 열광하는 동안 북한은 아리랑축전을 열어 분위기를 돋우었다. 그러나 그리 신통치는 않았다. 오히려 한국이 이탈리아를 극적으로 이기는 경기를 보면서 북한주민들은 좋았던 과거를 회상하며 잠시나마 시름을 잊을 수 있는 시간을 가졌을 것이다. 동족의 승리를 기뻐하며. ▶월드컵에 이어 부산아시안게임이 또 한번 세계의 눈을 한국으로 집중시킬 계기를 마련했다. 아니 벌써부터 세계의 이목이 한반도에 집중돼 있다. 북한의 아시안게임 참가 때문이다. 국민 모두는 한일월드컵의 세계의 축제로 승화시킨 `붉은 악마'처럼 이번에는 북한팀을 지원·응원할 서포터즈의 활약을 기대하는 분위기다. `오~필승 북한'이 될지 아니면 `오~필승 조선'이 될지 모를 일이지만.
- 작성자
- 부산이야기
- 작성일자
- 2002-08-08
- 자료출처
- 부산이라좋다
- 제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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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이라좋다 제1023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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