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평선/고용평등
- 내용
- 우리말 중에는 남성 위주의 부권사회가 뿌리 깊게 배워있는 단어들이 많다. `女’(여)라는 한자부터 성차별을 드러낸다. 연약한 모습으로 무릎을 꿇고 있는 상형으로 고대 한자어에서는 약하다는 약과 똑같이 발음된 동계어였다고 한다. 또 `夫婦’(부부)의 `夫’는 관을 쓰고 있는 상형이고 `婦’는 빗자루를 들고 있는 형상이다. 夫妻(부처)도 마찬가지다. ▶영어도 마찬가지다. `wife’는 길쌈하는 여자, `female’은 젖먹이는 여자, `lady’는 빵반죽하는 사람이라는 뜻에서 비롯됐다고 한다. 남자만 하는 것이 아닌데도 정치가는 `stateman’이고 역사는 남자만의 것이 아닌데도 `history’다. 동서양이 언어 속에서 여성을 허드렛일이나 하는 존재로 취급하기는 매한가지였다. ▶그러나 유럽의 많은 국가에서는 20세기 들어 각 분야에 걸쳐 여성들의 진출이 활발히 이뤄졌다. 몇해전 스웨덴의 경우 각료의 절반을 여성이 차지하고 여성국회의원도 전체의 40%를 넘어선 것이 단적인 예다. 경제분야에서도 고급관리직과 전문직에 상당수가 진출해 있다. 이에 비해 우리의 경우 여성의 취학률이 선진국 보다 높으면서도 남녀평등지수가 후진국 수준을 못벗어나는 상태이다. ▶최근 `남녀고용평등주간’을 맞아 열린 세미나에서 부산이 타도시에 비해 여성의 경제활동 참가율이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성차별이 적은 곳을 찾아 부산을 떠난다는 것이다. 반면 서비스업 및 판매직의 비율은 부산만 늘고 있다. 비전문직 분야를 여성이 맡고 있는 것이다. 부산은 대졸자의 여성비율이 높은 곳이다. 여성에게 유리한 관광, 컨벤션산업 분야에서라도 서둘러 여성인력을 양성해야 할 때다.
- 작성자
- 부산이야기
- 작성일자
- 2002-04-04
- 자료출처
- 부산이라좋다
- 제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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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이라좋다 제1005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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