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책성 보험
생활경제 풀어쓰기
- 내용
요즈음 일기예보만큼 사람들의 관심사항인 미세먼지에 대한 보험은 아직 없다. 미세먼지 보험은 만들기도 까다로운데다 위험률도 산정하기 어려워 국내 보험사들은 상품 개발에 미온적이다. 즉 미세먼지 보험 가입자가 폐질환에 걸려 보험금을 청구할 경우 그 원인이 유전적인 요인이나 생활습관 때문인지, 미세먼지 때문인지 가려내기가 쉽지 않다는 것이다.
또한 전동휠체어 보험도 상품화 되려면 주의가 필요하다. 전동휠체어 보험은 장애인들이 전동휠체어를 타고 울퉁불퉁한 인도를 이용하다 사고를 당하면 피해보상을 받기 위한 것인데 정부가 일부 또는 전액의 보험금을 부담하려면 도덕적 해이가 불가피하기 때문에 세밀한 검토가 필요하다. 이처럼 앞날에 일어날 수 있는 모든 가능성을 사전에 예측하고 이에 대한 완벽한 보험을 준비하는 것은 도덕적 해이와 역선택 때문에 어렵다. 도덕적 해이는 일단 완벽한 보험에 가입한 사람은 나쁜 결과를 미연에 방지하려는 노력을 하지 않는다는 것을 뜻하고 역선택은 실제로 보험금을 탈 가능성이 큰 사람들이 주로 보험에 가입하게 되는 현상이다.
한편 대구·여수에서 일어난 전통시장 화재, 경주 지진 등 대규모 재해를 기존 보험 상품으로 보상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오면서, 정책성 보험으로 보험 사각지대를 보장해야 한다는 주장이 커지고 있다. 정책성 보험은 정부 주도 하에 개발된 보험 상품으로, 정부가 가입자의 보험료를 절반 이상 지원한다. 이와 같은 지원은 정부 정책을 실현하기 위해 해당 상품 가입률을 높이거나, 손해율이 커서 상품개발 및 인수를 꺼려하는 보험사의 참여를 독려하기 위해서다.
현재 정책성 보험으로는 풍수해보험을 비롯해 농작물재해보험, 자전거보험, 4대악보험, 메르스 안심보험 등 20여개가 있지만 지금까지의 실적은 매우 저조하다. 대규모 재해를 위해 새로 개발되는 정책성 보험은 정부 정책 홍보를 위한 졸속 상품이 아니라 실제로 요긴할 때 도움이 되어야 할 것이다.
- 작성자
- 강준규(동의대 경제학과 교수)
- 작성일자
- 2017-05-24
- 자료출처
- 부산이라좋다
- 제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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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이라좋다 제1779호
- 첨부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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