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즈/ 수평선>초심과 약속
- 내용
- 우리는 흔히 `초심(初心)'이란 낱말을 자주 듣고 사용한다. 우선 대통령이나 국회의원 지자체장 등이 선거유세 때면 빈번히 사용한다. 주로 당선이후 세월이 흘러도 초심에는 변함없이 맡은바 소임을 다하겠다는 내용으로 이야기를 한다. 시민 역시 이들을 비판할 때 초심으로 돌아가 제대로 된 정치를 해달라고 요구한다. ▶김대중 대통령도 지난해 `초심'을 언급한 적이 있다. IMF 구제금융을 선언했지만 지난해 겨울 다시 경제한파가 몰아치자 대통령은 “초심으로 돌아가자”라고 국민들에게 호소한 것이다. 이후 `초심'은 한때 언론의 단골메뉴가 됐다. IMF체제 진입 초기에 `금모으기 운동'까지 펼치며 보여주었던 우리 국민들의 마음가짐이 불과 2년도 채 안돼 사라지고 있는 것을 경계하자는 보도였다. ▶`초심'은 `약속'과도 밀접한 관계를 지닌다. 정치인과 정부가 초심을 견지하는지 여부는 약속을 제대로 이행하는지 아닌지를 보면 쉽게 알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공약사항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을 경우 사람들은 `초심'을 요구한다. 최근 부산시민이라면 정부를 상대로 `초심으로 돌아가라'는 식의 요구를 자주 하게된다. 각종 정책이 용두사미가 되거나 아예 없어지고 마는 탓이다. ▶부산항만공사가 대표적이다. 지난해 11월 정부와 부산시가 설립키로 약속했지만 최근 정부의 결정 번복으로 설립자체가 무산될 위기다. 정부조직의 개혁이라는 취지에서 세계주요항만이 시행하고 있는 항만공사제를 도입키로 했던 정부였다. 이제는 항만공사의 운영을 지자체에 내줄 수 없다는 것이다. 정부조직 개혁이라는 최초의 취지를 돌아보길 기대해 본다.
- 작성자
- 부산이야기
- 작성일자
- 2001-06-28
- 자료출처
- 부산이라좋다
- 제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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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이라좋다 제967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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