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즈> 수평선/윤달
- 내용
- 윤달은 어떻게 생기는 것일까. 달을 기준으로 하면 한해의 길이가 12달보다는 길고 13달보다는 짧기 때문인 줄 알고 있다. 맞는 생각이다. 그러나 과학적 규칙에 따라 넣어진다는 사실을 아는 이는 드물다. 윤달을 넣는 이치가 시대에 따라 바뀌기는 했지만 오늘날의 규칙은 소위 무중치윤법(無中置閏法)을 따른다. 중기(中氣)가 들어있지 않은 달을 전달의 윤달로 삼는 것이다. ▶중기는 무엇인가. 24절기는 12절기와 12중기로 되어있다. 절기와 중기가 번갈아 오는 것으로, 입춘 경칩 청명 입하는 절기이고 우수 춘분 곡우 소만 등은 중기다. 절기는 달과 달을 구분하는 `마디'의 의미이고, 중기는 그 달을 결정짓는 중심을 뜻한다. 결국 절기와 절기, 중기와 중기의 간격은 30일이 조금 넘는다. ▶자연히 절기와 중기는 한달에 한번씩 들게 마련인데 어떤 때는 중기 또는 절기만이 한번 들어갈 때가 생긴다. 이중 중기가 빠진 달을 윤달이라고 부른다. 이같은 무중치윤법을 사용하다보면 겨울에는 윤달이 있을 수 없게 된다. `입춘정월'이란 말처럼 설날은 입춘의 전후 15일 사이에 들어있게 되기 때문이다. 오죽하면 `빚은 윤동지에 갚아라' 라는 선인들의 농담도 있었을까. ▶윤4월이 되면서 민간속설에 따라 각종 업체마다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최근 부산지역의 장의업계는 `윤달 특수'를 누린다고 한다. 윤달에 수의를 장만하면 부모가 만수무강 한다는 속설 탓이다. 그러나 결혼식장과 이사업체 등은 울상이다. 윤달에는 저승문이 열리고 액이 낀다는 이유다. 21세기를 살면서 대·소사를 속설에 따라 결정하는 이들이 많다는 사실은 아쉽기 짝이 없다. 이같은 풍속은 바로잡아야 할 때 인 듯 싶다.
- 작성자
- 부산이야기
- 작성일자
- 2001-05-24
- 자료출처
- 부산이라좋다
- 제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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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이라좋다 제962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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