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산책/ 친구와 영화산업
- 내용
- 미국의 영화를 상징하는 캘리포니아주 `헐리우드'는 더 이상 예술의 도시가 아니라 거대한 산업도시로 변모하고 있다. 헐리우드에서 만든 영화가 미국 내에서만 올린 영화 흥행수입은 연간 75억달러 수준이다. 해외에서 영화 등으로 벌어들인 저작권 수입은 연간 무려 660억달러에 이른다. 이는 미국의 농업, 자동차, 항공업이 벌어들인 돈보다 많은 액수다. 경제학자들은 “앞으로 10년 후면 캘리포니아 주민들 중 헐리우드에서 일하는 사람들이 전자와 항공우주 산업종사자보다 많아 질 것”이라고 예언한다. 영화산업의 위력이 얼마나 대단한지를 보여주는 사례다. 부산이 한국의 헐리우드로 성장하기 위해 힘찬 날개 짓을 하고 있다. 연일 신기록행진으로 영화사를 다시 쓰고 있는 `친구'는 기폭제가 되기에 충분하다. `친구'는 헐리우드 영화처럼 첨단 기계, 전자장비 등 엄청난 물량공세 없이도 성공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작품이다. 독특한 지역문화가 경제산업으로 연결되고 가장 지역적인 것이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는 다는 사실이 입증된 것이다. 부산정서와 사투리, 심지어 욕까지도 잘 상품화하면 엄청난 돈이 될 수 있다. 최근 곽경택감독이 부산시의 촬영협조에 감사인사를 하기 위해 방문했을 때 안상영시장이 몇 번씩 강조한 것도 바로 이 부분이었다. 이 영화의 열풍으로 화제거리가 속출하고 있다. 한 시민은 “이 영화를 꼭 보기 위해 21년만에 극장에 처음 가게 됐다”고 말했다. 서울과 광주의 고교에서는 부산사투리가 유행하고 각 백화점에서는 복고풍의 티셔츠 등이 불티나게 팔리고 있다. 그러나 이같은 성공 뒤에는 촬영을 위해 버스노선을 바꾸고 영도다리를 3시간이나 통제하는 등 부산시와 시민들의 노력이 숨겨져 있다. 영업적 피해를 감수한 노점상들의 보이지 않은 도움도 많았다. 이런 분위기 속에 부산국제영화제의 성공, 부산영상위원회의 활동, 영화 세터장 건립 등으로 부산은 영상산업의 메카로 급성장하고 있다. 먼 훗날의 헐리우드를 향해.
- 작성자
- 부산이야기
- 작성일자
- 2001-04-26
- 자료출처
- 부산이라좋다
- 제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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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이라좋다 제958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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