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녀 존중하는 대화… 자존감 높은 아이 만든다
육아의 달인 / 존중하는 대화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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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에게나 인간으로서 누려야 할 권리가 있다. 인간의 권리란 출생과 동시에 주어지는 것으로, 성인에게 주어지는 권리가 있듯이 아동에게도 그대로 적용된다. 아동의 발달적 특성을 고려해 본다면 아동 스스로가 권리보호에 나설 수 없기 때문에 누군가의 도움이 필요하며 보호와 양육을 받아야 하는데, 이때 보호와 양육은 성인이 주체라기보다는 아동의 입장에서 주체적으로 받을 권리가 있는 것이다. 만 2세 아이의 '내가 할 거야'라는 말은 '난 지금 자아를 배워가고 있어요'라는 표현이다. '바닥에 흘리면 안 돼', '바쁜데 그만해'와 같은 말로 아이의 권리를 빼앗고 있는 건 아닌지 생각해 봐야 한다.
명령하듯 말하진 않았는지 돌아볼 것
아동권리 존중을 쉽게 이해하기 위해 평범한 일상생활 속으로 들어가 보자. 첫째는 아이에게 하는 말을 다른 성인에게 했을 때도 괜찮은 말인지 생각해보는 것이다. 같은 말과 행동이라도 아이에게 했을 때는 용납되는데 다른 성인에게는 용납되지 않거나 인간관계를 더 이상 지속할 수 없게 만드는 것들이 있다. 예를 들면 '몇 번 말해야 아니?' '한 번만 더 그러면 화낼 거야' 하는 말들이다. 만약 그런 대화방식을 고집하고도 인간관계가 제대로 지속될 수 있다면 그건 어느 한쪽의 무한한 희생과 인내가 존재하는 것으로 인격적인 관계라고 할 수 없다. 이처럼 성인에게 했을 때 오해와 분쟁의 소지가 있는 대화방식은 아이에게도 해서는 안된다. 왜냐면 아이 또한 인격체로서 존중받아야 할 존재이기 때문이다.
둘째는 우린 상대방이 나와 같은 생각을 하고 있다고 믿는 경향이 있다는 것이다. 그건 부모가 자녀들에게 그들의 의견을 물어보았는지 아닌지 생각해보면 된다. 의견을 물어본다고 생각하는 많은 말들이 사실은 명령과 지시의 언어라는 사실을 한 번 더 새겨볼 필요가 있다. 대표적으로 '그렇게 하라고 했어? 안했어?' '셋 셀 때까지 안하면 ~한다' 와 같은 말들이다. 이런 말들은 '우리 이렇게 해볼까?' '이렇게 하는 것이 더 낫지 않을까?'로 간단하게 바꿀 수 있다.
아이 의견 존중하며 대화 이끌어야
그렇다면 아동의 권리를 지켜주는 대화법은 무엇일까? 상황을 설정해 옷가게에 갔을 때 해볼 수 있는 방법이다. 아동복을 고를 때, 물론 값을 지불해야 할 사람은 부모이지만 그 옷을 입을 사람은 자녀이기 때문에 그들에게 제한된 선택의 권한을 주는 것은 아동의 의견을 존중하는 출발선이 된다. 자녀에게 부모가 나름 적절하다고 보이는 3~5벌의 옷을 말해주며 그중에서 고르는 권한을 주는 것이다. 자녀가 옷을 고르면 '참 잘 어울린다. 아주 멋지네!'로 자녀의 의견을 지지해주면 부모와 자녀가 함께 만드는 언어의 하모니가 완성되는 것이다.
이처럼 언어의 모양을 조금만 바꾸면 통제가 아닌 자율적으로 선택하는 것이 되고, 자율적으로 선택한 결과는 책임이라는 가치를 낳게 된다. 이로서 책임감 있는 아이로 자라도록 돕게 되는 것이다.
자녀를 바라볼 때 한 인격체로서 나와 동등한 생각과 의견이 있는 존재로 받아들인다면 이미 그건 대화방식이 달라진 것이라 할 수 있다. 조금만 시선을 돌려서 생각해보면, 일상생활 속에서 자녀의 의견을 묻고 협의해가는 과정은 그 자체가 긍정적인 양육 기술이 되는 것은 물론, 결과적으로 자존감 높은 아이로 키울 수 있는 최고의 양육 전략인지도 모르겠다.
- 작성자
- 고은미 부산육아종합지원센터장
- 작성일자
- 2015-10-08
- 자료출처
- 부산이라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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