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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내믹 부산 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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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테크 / 편견

내용

"나의 연인이여, 당신을 미치도록 사랑하오. 부디 당신의 모습을 매일 볼 수 있도록 허락해 주오."

'생각하는 사람'이라는 조각으로 유명한 오귀스트 로댕이 카미유 클로델에게 보낸 연서(戀書)다. 미술사에서 가장 불행한 삶을 살다간 남자 화가를 고흐라고 말한다면, 가장 비참한 삶을 산 여성 화가는 카미유 클로델이라 말할 수 있을 것이다. 천재적인 재능, 뛰어난 미모, 예술에 대한 열정을 지녔지만 카미유의 삶은 비극 그 자체였다. 자신이 가장 사랑한 사람으로부터 버림을 받았고, 그로 인해 극심한 우울증과 피해망상에 시달렸다. 결국 30년 동안이나 정신병원에 갇혀 살다 비참하게 삶을 마쳤다. 마지막 숨을 거둘 때 그에게 동정을 베풀어 준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심지어 로댕조차도.

천재 여성 작가… 로댕과 실연 후 정신병원 수감

카미유 클로델(Camille Claudel)은 어린 시절부터 조각에 흥미를 나타냈는데 5살 무렵에는 진흙으로 여러 가지 물체를 빚곤 했다. 이러한 재능을 눈여겨 본 주변 사람들의 권유에 의해 그는 17살이 되자 파리로 이주해 본격적인 조각수업을 시작한다. 2년 후, 로댕은 클로델을 '지옥의 문' 제작팀의 조수로 고용했고, 얼마 후 두 사람은 스승과 제자 사이를 넘어 연인 관계로 발전한다. 이때 클로델의 나이는 19살, 로댕은 43살이었다. 24살이라는 나이 차이를 뛰어넘은 두 사람의 사랑은 자신들의 작품에 그대로 반영됐다. 클로델은 '사쿤탈라'라는 조각을 통해, 로댕은 '입맞춤', '영원한 우상', '사색' 등의 조각을 통해 서로에 대한 뜨거운 사랑을 표현했다.

그러나 두 사람의 사랑은 얼마 지나지 않아 파국으로 치달았다. 로댕의 작품 '키스'는 클로델의 작품과 유사점이 많아 표절 의혹을 불러 일으켰다. 로댕은 당황했고, 클로델의 천부적 재능이 위협적으로 다가왔다. 게다가 로댕에게는 20년 동안 동거생활을 이어온 로즈뵈레라는 여인이 있었다. 로댕을 향한 로즈뵈레의 헌신은 절대적이었다. 반면에 클로델은 자유로운 열정과 독립심, 스스로에 대한 높은 자긍심을 지닌 여인이었다. 결국 로댕은 로즈뵈레의 곁으로 돌아가 버린다.  

클로델 작품 오랜 시간 지나 재조명 받아

로댕으로부터 버림받은 클로델은 실연의 고통에서 벗어나기 위해 조각 활동에만 전념했다. '중년', '페르세우스', '깊은 생각', '울부짖는 사람', '왈츠' 등이 이 시기에 그가 완성한 조각들이다. 그렇지만 그의 작품은 로댕의 아류에 불과하다며 혹평을 받았다. 그는 로댕에 대한 분노, 우울증과 피해망상에 사로잡혔고, 병적인 말과 행동을 보이기 시작했다. 자신의 작품들을 망치로 부수고, 자신의 방을 쓰레기로 가득 채웠다. 이따금 로댕의 집을 향해 돌팔매질을 하는 모습이 눈에 띄었다. 1913년 결국 클로델은 정신병원에 수감되고, 분노와 광기 속에 30년을 갇혀 지내다 불운했던 삶을 마감하고 세상을 떠난다.

2000년, 프랑스 우정국에서 '왈츠'를 소재로 카미유 클로델을 기념하는 우표 제작을 시작으로 클로델의 작품들은 새로운 각도에서 조명 받고 있다. 로댕의 연인, 비운의 여인으로만 불리던 클로델이 천재적인 조각가로서의 명성을 되찾고 있는 것이다. 일찍이 클로델의 후원자이자 그림 수집상이던 외젠 블로가 그에게 보낸 편지에서 말했듯이.

"당신은 결국 당신 자신이었습니다. 당신은 로댕의 영향에서 벗어나 기교와 상상력의 영역에서 위대한 일가를 이루었습니다. 당신에게는 천재성이 있습니다. 이것은 과장된 말이 아닙니다. 시간이 모든 것을 제자리로 돌려놓을 것입니다."

작성자
양광모/시인·칼럼니스트
작성일자
2015-05-14
자료출처
부산이라좋다
제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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