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즈/경제산책>`기생족'과 도전정신
- 내용
- 지금의 장년, 노년층들은 어린 시절부터 집에서 힘든 농사일을 도운 경험이 있다. 집안 형편이 좋아 대학까지 마친 사람도 있지만 고교나 대학 진학을 포기하고 10대 후반부터 취업전선에 뛰어든 사람들도 많았다. 그들은 낯선 대도시에서 지친 몸을 이끌고 열악한 환경에서 공장 일을 했다. 동생들의 학비를 대고 어려운 집안 살림을 돕기 위해서였다. 그러나 어느 순간 우리 사회에는 30대 나이에도 취직을 못하고 부모님의 돈을 타쓰는 `의존형 신세대'들이 엄청나게 많아졌다는 분석이 나와 우울하게 한다. `기생족'으로 불리는 이들은 전국에 450만명으로 추산된다고 한다. 한 대형 백화점의 지난해 총매출 8000억원 중 2000억원 이상이 소득이 없는 신세대가 물건을 산 것이라는 통계도 있다. 부모들은 온갖 학원비등 사교육비까지 쏟아 부어 자식들을 대학이나 대학원까지 졸업시키고도 취직이 되지 않아 계속 먹여 살리고 있는 셈이다. 의존형 신세대가 많아지는 것은 국가경제적으로도 손실이지만 다른 동료들의 취업의욕을 저하시키고 또 다른 사회문제를 일으키기도 한다. 온 나라가 취업난 때문에 난리다. 실업자를 줄이는 것은 정부나 지자체의 최우선 과제이기 때문에 부산시도 일자리 하나 더 만들기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그러나 실업자들이 눈높이를 낮추지 않는 한 이같은 실업대책이 얼마나 효과를 거둘지 의문이다. 중앙고용정보원의 분석에 따르면 전국에 12만여개의 일자리가 있으나 이중 무려 60%인 7만1000여개가 구직자와의 조건 불일치로 그냥 남아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기계기술자의 경우 구인업체는 실무기술을 가진 전문대졸을 선호한데 반해 구직자는 대졸학력이 많아 안되기도 한다. 힘든 3D업종은 쳐다보지도 않는다. 이 때문에 한편에서는 사람을 구하지 못해서 안달이다. 현대그룹 정주영 명예회장의 타계로 다시 부각되고 있는 그의 도전정신과 불굴의 의지를 젊은이들이 본받았으면 하는 마음이 절실하다.
- 작성자
- 부산이야기
- 작성일자
- 2001-03-29
- 자료출처
- 부산이라좋다
- 제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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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이라좋다 제954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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