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즈>수평선/수돗물
- 내용
- 로마제국의 가장 위대한 업적으로 법전(法典)과 수도(水道)를 꼽는다. 19세기까지 이 두 분야 만큼은 로마인을 능가하는 성과가 나오지 않았다고 법학자와 기술사가들은 말한다. 기원전 3백여년전부터 기원후 3백여년까지 조성된 수도의 길이는 약 5백80㎞였다. 1백만명의 인구에 1인당 2백ℓ의 물이 매일 공급됐다. 현재 부산의 경우 1인당 3백70ℓ인 것을 감안할 때 위대한 업적이 아닐 수 없다. ▶19세기 들어 수도망의 설치는 대도시의 필수 조건이었다. 금속기술의 발달과 함께 돌로 수도를 만들던 로마시대보다는 집집마다 수도를 설치하는 것이 용이해 졌다. 그러나 문제는 수질오염이었다. 결국 유럽의 경우도 1897년 염소소독법이 개발된 이후에야 대규모의 수도망이 구축되기 시작했다. ▶부산도 수도와 관련한 역사가 짧지는 않다. 1886년에 대나무관으로 된 수도관이 첫선을 보였다. 1894년에는 국내 처음으로 상수도시설이라고 할 수 있는 배수지가 대청동에 조성됐다. 1910년에는 성지곡 수원지가 조성돼 하루 7천톤의 물이 생산됐다. 1990년대 들어서는 고도정수처리시설을 갖추고 시민들에게 물을 공급하고 있다. 어쨌든 동서양을 막론하고 수도의 역사는 한마디로 질좋은 물을 어떻게 많이 공급하느냐 하는 것이었다. ▶부산시가 질 좋은 수돗물을 생산하기 위해 올부터 원수와 정수한 물의 수질 검사를 대폭 강화할 방침이다. 각 가정의 수도꼭지에서 나오는 물도 정기적으로 검사하기로 했다. 또 시민들의 불신을 해소하기 위해 민간차원의 ‘수돗물수질평가위원회’를 운영키로 했다. 이제 수도꼭지에 입을 대고 물을 마셔도 아무 걱정없는 날을 기대해도 좋을까.
- 작성자
- 부산이야기
- 작성일자
- 2001-01-12
- 자료출처
- 부산이라좋다
- 제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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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이라좋다 제944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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