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경제 풀어쓰기 - 부모재산과 봉양
- 내용
부모의 재산정도가 자식 및 손주와의 만남 횟수에 영향을 미친다는 조사결과가 나와 주목을 끈다.
노부모의 소득이 1% 높아질수록 자식을 주 1회 만날 가능성이 2배 높아진다는 것이다. 재산이 적은 부모일수록 자녀와 만나는 횟수도 적었다.
2011년 보건복지부가 실시한 노인실태조사에 의하면, 부유한 계층인 소득 상위 20%의 노인들은 10명 중 4명(38.0%)이 따로 사는 자녀 중 가장 친한 자식과 일주일에 한 번 이상 얼굴을 봤다. 반면, 가난한 하위 20%의 노인들은 그만큼 자식을 자주 본다는 응답이 훨씬 적었다(28.0%).
또 상위 20%의 노인들은 5명 중 1명(19.5%)이 따로 사는 손주들과 일주일에 한 번 이상 만났다. 반면 하위 20%의 노인 중에는 손주를 일주일에 한 번 만난다는 응답이 그 절반도 안 됐다(8.5%).
즉 가진 게 적은 노인들은 자식 얼굴 보는 횟수도 적어진다는 것이다. 한국·미국·영국·일본 등 OECD 15개국 3만4천544명에 대한 설문조사 결과를 비교해보면, 부모 재산에 따라 자식과 만나는 횟수가 늘어나고 줄어드는 나라는 한국밖에 없었다. 나머지 14개국은 부모의 소득과 만나는 횟수가 상관없었다.
또 노인들이 아플 때 누가 병간호를 하는가도 재산의 많고 적음이 영향을 끼치는 것으로 조사됐다. 2011년 노인실태조사에 따르면, 가진 게 많을수록 아플 때 며느리가 병시중을 드는 비율이 높았다.
소득 상위 20%에 드는 노인은 "어르신의 시중을 주로 누가 드느냐"는 질문에 배우자(32.3%), 맏며느리(25.2%), 딸(10.8%) 순으로 답했다. 반면 하위 20% 노인은 같은 질문에 배우자(49.7%)라는 응답이 압도적으로 많았다. 다음이 딸(13.2%), 차남 이하 아들(11.7%), 장남(8.6%) 등의 순이었다. 맏며느리건, 둘째 며느리건 며느리는 자식들보다 순위가 한참 뒤였다. 나이가 들어서 자식들과 자주 만나고, 아플 때 며느리 시중을 받기 위해서는 재산이 많아야 가능할 모양이다.
- 작성자
- 강준규 동의대 교수·경제학
- 작성일자
- 2013-11-13
- 자료출처
- 부산이라좋다
- 제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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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이라좋다 제1603호
- 첨부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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