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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내믹 부산 칼럼

뱀은 부와 지혜의 상징

민속에 담긴 뱀 이야기

내용

금년은 계사년(癸巳年)으로 십이지지(十二地支)로 따져 뱀의 해다. 보통 사람들은 뱀의 해를 맞이하여 찜찜한 느낌을 가지기 쉽다. 왜냐하면 일반적으로 뱀이라는 말만 들어도 무섭고 징그러운 것이라는 거부반응을 나타내기 때문이다.

그러나 뱀의 입장에서 보면 다를 것이다. 우선 뱀은 산 것만 먹고 사는 청결함을 지녔다. 그리고 일년에 한 번씩 허물을 벗고 새롭게 갱신한다. 자연의 순리에 따라 겨울에는 동면을 했다가 봄에 소생한다. 독을 지닌 악물이라고 하지만 건드리지 않으면 물지 않는다. 발이 없어 느린 동작하며 살아남고자 가진 방어수단에 지나지 않는다. 그러면서 사람에게 해를 끼치는 쥐나 삵괭이를 퇴치해 준다. 죽어서도 사람들에게 최고의 보신용 식품이 되고 껍질까지 벗겨져 지갑과 혁대의 재료가 된다. 그리고 상상의 공간에서 뱀이 조금 신령스럽게 움직이인간은 상상동물을 만들어서 용의 짓이라고 하고 뱀에게는 애매한 누명만 씌워서 미워하니 뱀의 처지에서 보면 무척 억울할 것이다.

뱀에 대하여 공포심과 증오심을 가지는 이유는 보다 근원적인 데 있다. 인류는 공룡 같은 거대한 파충류의 전성시대인 중생대(中生代)에 이들에게 생명의 위협을 느끼며 쫓기고 당하기만 하였다. 이때에 인간이 파충류에 당한 수모의 복수심이 우리의 마음속에 전해져서 집단무의식 속에 앙금으로 남아 있기 때문에 사람이 뱀을 징그럽게 생각하게 된 것이다. 그렇다고 우리는 뱀을 나쁜 것으로만 여기고 멀리 하지 않았다.
 

집안 지켜주는 업신

60년 전까지 우리나라 사람은 마루와 구들 위에서 살고 그 아래 대청마루 밑에 뱀이 살았으니 뱀과 동거생활을 하였다고 할 수 있다. 묵은 구렁이를 집을 지키는 영물로 생각하여 ‘지킴이’라고 하고 재물(財物)의 신으로 여겨서 ‘업’이라고도 하였다. 업신이 나가면 집이 망한다 한다. 그래서 할머니들은 집안의 구렁이가 움직이면 따라다니면서 빌었다. 뱀은 지혜로워 재물을 모을 수 있다는 뜻에서 옛 로마에서도 뱀을 재부(財富)와 상업의 상징으로 삼았다.

제주도 대정읍의 광정당(廣靜堂), 고산리 차귀당(遮歸堂) 같은 마을 제당에서 사신숭배(蛇神崇拜)를 한다. 그래서 애들이 뱀을 보고 손가락질을 하면 손이 썩는다고 못하게 한다. 그러나 역시 뱀은 두려운 존재로 금녕굴(金寧窟)의 구렁이처럼 열다섯살 예쁜 처녀를 즐기다가 서린(徐隣) 같은 위대한 인물의 출현으로 퇴치 당하는 괴물로 등장하기 일쑤다.

바빌론에서도 뱀을 악령의 표상으로 여겼다. 이것이 이스라엘 민족에게 전하여져서 이브를 유혹하여 금단(禁斷)의 과일을 따 먹게 한 사탄의 상징이 되었다.
 

민간에 전하는 뱀이야기

우리나라의 가장 오래된 뱀 이야기는 삼국유사(三國遺事)에 기록되어 있다. 박혁거세(朴赫居世)가 죽어 승천한 지 이레만에 그의 시체가 하늘에서 흩어져 땅에 떨어진 것을 나라 사람들이 합장하고자 하였으나 큰 뱀이 나타나 방해하여 오체(五體)를 따로 매장하여 그 이름을 오릉(五陵) 혹은 사능(蛇陵)이라 이름하였다고 한다.

민담의 세계에서는 뱀이 사람과 한결 가까이 지낸다. 뒷집 과부가 낳은 뱀아들이 앞집 정승의 딸과 혼인하고자 하였으나 첫째 딸과 둘째 딸이 외모만 보고 거절하였고 셋째 딸이 허혼하여 첫날밤에 뱀이 허물을 벗고 멋진 선비가 되었다는 ‘구렁덩덩 신선비’ 이야기는 사람을 겉만 보지 말라는 가르침을 준다.

아이들이 죽이려는 뱀을 살려준 사람이 애매한 누명을 쓰고 관가에 잡히자 뱀이 그 사람의 몸을 살짝 물어 몸을 퉁퉁 붓게 하여 출옥하게 한 다음 신기한 나뭇잎을 물어 와 발라 주어서 씻은 듯이 낫게 했다는 ‘뱀의 은혜갚기’ 이야기는 사람들에게 보은의 교훈을 되새기게 한다.

이처럼 민담에서는 뱀은 인간과 가까운 위치에서 인간처럼 되어 변화무쌍한 설화의 소재가 된다. 그러나 민담에서도 이런 착하고 좋은 뱀보다 나쁜 뱀의 이야기가 더 많이 전한다.
 

자신의 삶 되돌아보는 지혜 배워야

좋은 뱀이든 나쁜 뱀이든 재물의 신이든 악령이든 우리 인간이 인식한 뱀의 여러가지 속성은 바로 ‘구멍에 든 뱀 길이 모르듯’한 다양한 인간 심리와 소망의 투영된 것이라 할 수 있다. 뱀의 해를 맞이하여 뱀을 경외하거나 증오하기에 앞서 인간 자신이 뱀의 상징을 통하여 배우고 반성하는 자세가 필요할 것이다.
 

뱀띠해 외교와 교역 활발

그러나 새해를 맞이하여 기대를 걸고 역사상 신사년에 어떠한 일이 있었는가 살펴보지 않을 수 없다. 1401년 조선 태종 원년 1월에 명나라 사신이 와서 금인(金印)을 주고 9월에 명나라 사신이 말 1000 필의 교역을 요청하였고 1521년 중종 16년 4월에 일본에서 왕사가 오는 등 외교와 교역에 관한 일이 많이 보였다.

이 신사년에도 우리가 부의 표상인 뱀처럼 지혜롭고 집요하게 경제 발전을 도모하고 원활한 외교관계를 구축할 것이라는 희망에 가슴이 시원해진다.

끝으로 뱀띠 해에 태어난 분들에게 덕담을 해야겠다. 점술서에 뱀 사(巳)자는 뱀이 또아리를 틀고 앉아 있는 모습으로 뱀띠를 지닌 사람은 자기에게 어울리는 자리에 편안하게 앉아 있을 줄 안다고 한다. 뱀의 동작처럼 유유자적하고 우아함을 항상 지니고 있어 나서지 않으나 스스로 애교가 있어 사람을 잘 사귀고 지혜롭고 집요해서 타인의 도움을 바라지 않고 모든 일을 스스로 이루어 내지만 지나친 욕심은 해가 될 수 있으니 자족하는 마음이 필요하다고 한다.

 

작성자
부산이야기
작성일자
2013-01-15
자료출처
부산이라좋다
제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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