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즈>경제산책- 기업인의 성실성
김기현(문화일보기자)
- 내용
- 월스트리트저널지에 청년재벌의 선두주자로 소개된 존 피셔의 사무실은 찾기가 어렵기로 유명하다. 피셔의 샌프란시스코 사무실은 허름한 창고 건물의 한 구석에 있기 때문이다. 두 평 남짓한 피셔의 사무실에는 작은 컴퓨터 책상 하나만 달랑 놓여 있을 뿐이다. 피셔는 지난해 여름 부동산 및 건설중개업자들의 온라인 거래를 접속시키는 ‘네트클릭 닷컴’을 설립해 불과 1년여만에 시장가치가 1억5000여만달러(1700억원)인 회사로 키워냈다. 아이디어를 하루 16시간씩 일에 매달려 현실로 만들고 인터넷시대에 또 하나의 신화를 창조한 것이다. 피셔는 회사 규모가 커지자 스스로 사장 자리를 내놓고 개발에만 몰두하고 있다. 사장은 전문경영인을 영입했다. 또 하나 언론에 소개된 사례. 컴퓨터 벤처기업을 하다 IMF경제위기 때 부도의 시련을 겪은 K씨는 무일푼에서 출발해 회사제품의 폭발적인 신장세와 주식폭등으로 1년여 만에 100억원대의 재산가가 됐다. 그러나 이후 1년 만에 K씨는 부인과 이혼했고 회사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 갑자기 늘어난 재산을 감당하지 못한 K씨는 밤이면 고급술집에서 전전했고 부인도 밖으로 나돌기 시작했다. 재산이 오히려 독이 돼 수천원짜리 장난감을 사줘도 고마워하던 애들이 수백만원짜리 첨단 게임기를 사줘도 요구조건은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이 두가지 사례는 단순비교가 어렵겠지만 우리 벤처기업인들의 방향을 제시해 준다. 지금 벤처기업들은 IMF위기 이후 급성장했다가 다시 위기를 맞고 있다. 성실한 자세로 끊임없이 연구개발에 나서는 기업인이 많아져야 개인의 성공과 함께 국가경쟁력도 높아진다. 창업과 함께 고급집기를 들여 놓고 조금만 성공하면 부인 형제 등 일가의 명의까지 동원해 자신들의 지분을 늘이는 데 급급하다는 일부 기업인들의 소식은 우리를 안타깝게 한다.
- 작성자
- 부산이야기
- 작성일자
- 2000-10-19
- 자료출처
- 부산이라좋다
- 제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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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이라좋다 제932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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