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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내믹 부산 제924호 칼럼

<시리즈>수평선/상봉

내용
온 겨레가 함께 울었다. 한많은 세월, 국토는 갈라지고 혈육이 원수처럼 총부리를 겨눈지 반세기, 지구상에서 마지막까지 이념의 제물로 남아있는 한반도, 50년만의 상봉, 부둥켜 안은 혈육, 이들에게 무슨 말이 필요하랴. 이 순간 이들에게 이념도 체제도 더 이상 아무런 장애가 아니었다. ▶광복 55돌인 15일. 역사적 이산상봉이 이뤄졌다. 남과 북의 이산가족 200명이 서울과 평양에서 혈육을 만났다. 이 순간 50년간 속절없이 흐르던 시간은 멈추는 듯했다. 상봉의 감격에 체제도 이념도 모두 녹아내렸다. 이들은 지난 세월을 보상이라도 하듯 서로를 뜨겁게 부둥켜 안고 몸부림을 쳤다. 아무도 서로를 탓하지 못했다. 그저 세월이 한스럽고 분단이 원망스러웠다. ▶109세 노모가 생존한 것으로 알려졌다 뒤늦게 사망소식을 접하고 실신했던 부산의 장이윤씨. 장씨는 평양에 갈 때까지 “눈으로 확인하기 전까지는 믿을 수 없다”며 실날 같은 희망을 놓지 않았다. 평양 고려호텔에서 조카들로부터 38년 전 이미 어머니가 사망했다는 소식을 듣고는 또 한번 오열하고 말았다. 북한의 최고 국어학자로 꼽히는 유열씨와 딸 인자씨, 김일성대 교수가 된 조주경씨와 어머니 신재순씨, 이들 역시 서로를 부둥켜 안고 한없는 눈물을 흘렸다. ▶남북 이산가족 상봉은 85년에도 있었다. 방북·방남단의 수는 각각 50명이었고 이산가족 중 35명만이 짧은 만남을 가질 수 있었다. 반면 이번 8.15상봉을 필두로 상봉이 계속된다고 한다. 그러나 한번에 100여명씩 상봉한다면 수많은 이산가족은 상봉을 포기해야 한다. 남쪽의 이산 1세대만도 120여만명. 대부분 고령이기 때문이다. 한꺼번에 많은 이산가족이 만날 수 있는 방안이 마련돼야 한다.
작성자
부산이야기
작성일자
2000-09-15
자료출처
부산이라좋다
제호

부산이라좋다 제924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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